<32-2> 자전거 출근에 도전해 보자 - 자출 필수 확인 사항

무턱대고 자전거를 타고 출근길에 나섰다간 낭패 보기 쉽다. 자전거가 다니기 힘든 길이 많고 안전하게 자전거를 보관할 수 있는 공간도 흔치 않기 때문이다. 자전거 출근 전 반드시 알아둬야 할 사항을 정리했다.

1. 안전하게 이동할 수 있는 코스 짜기

먼저 자전거가 안전하게 이동할 수 있는 경로를 파악해야 한다. 돌아가더라도 자전거 전용도로를 최대한 많이 이용할 수 있는 경로가 좋다. 신호등과 차량 정체로 인해 가다 서다를 반복해야 하는 일반도로 보다 꾸준히 달릴 수 있는 천변이나 강변 자전거 도로를 이용하는 것이 자전거 타는 즐거움을 느끼며 더 안전하게 달릴 수 있다.

이동 경로상 자동차 통행 방식과 교통신호 체계를 미리 파악하는 것도 중요하다. 버스 정류장이나 택시승강장의 위치도 기억해 두는 것이 좋다. 버스, 택시, 자전거는 일반 도로 우측차선에서 동선이 빈번하게 겹쳐 사고 위험이 높기 때문(▲ 관련기사 : 자전거가 특별히 조심해야 할 ‘네 바퀴’)이다. 조금 더 빠르게 가겠다고 역주행하거나 지정차로를 위반해선 안 된다. 인도에 설치된 자전거 도로를 이용하게 될 경우에는 보행자의 인도 이용방식을 통행량을 고려해 피해를 주지 않도록 해야 한다((▲ 관련기사 : 정글 같은 도로에서 자전거가 살아 남는 법).

여러가지 코스를 마련해 두는 것이 좋다. 가장 빨리 이동할 수 있는 코스부터 운동 효과를 높일 수 있는 코스까지 짜두면 지루할 틈이 없다. 이미지는 기자의 출퇴근 코스. (왼쪽 위부터) 10km, 13km, 24km, 33km, 34km, 45km를 상황에 따라 골라 탄다. 스트라바 캡처

코스는 한 가지만 고집할 것이 아니라 여러 개를 만들어 두는 것이 좋다. 가장 안전하고 편안하게 이동할 수 있는 코스를 이용하되 평소보다 빨리 출근해야 할 경우, 펑크나 고장으로 인해 지체될 경우를 대비한 코스도 미리 마련해 두는 것이 좋다.

▲ 팁 하나 더! 실제 자전거를 이용한 출근에 앞서 미리 예행 연습해 보는 것이 좋다. 자전거를 탔을 때 닥치는 상황은 구상과 다를 때가 많다.

2. 자전거 보관 장소 확보

성능 좋은 고가의 자전거가 취미용, 레저용도에만 그치는 경우가 많다. 출퇴근, 통학 등 교통수단으로 활용하기에는 보관장소가 마땅치 않기 때문이다. 업무 시간 동안 마음 놓고 자전거를 보관할 수 있는 곳이 많지 않아 많은 이들이 자전거 출근을 망설인다.

지난 3월 네이버카페 ‘자전거로 출퇴근하는 사람들(자출사)’의 온라인 설문조사 결과 응답자 6,973명 중 14%인 989명이 자전거 출근을 하지 않는 이유로 ‘자전거 보관시설이 부족해서(도난우려)’를 꼽았다.

지하철역 출구나 버스정류장 주변, 관공서 외부에 설치된 자전거보관소는 도난 위험이 높다. 고가의 자전거는 절도범의 표적이 되기 쉽다. 부득이하게 이곳에 자전거를 보관해야 한다면 도난을 막기 위한 장치가 필요하다. 하지만 웬만한 절단기에도 끄덕 없는 강력한 잠금장치는 무게가 많이 나간다. 이동할 때마다 이 장치를 갖고 다니는 일은 여간 번거로운 일이 아니다.

서울 중구 한 대형빌딩에 지하주차장에 설치된 자전거 보관소. 출입이 관리되기 때문에 도난우려가 적다.

자전거 보관은 외부인의 출입이 관리되는 실내가 안전하다. 출입을 승인 받아야 하는 곳에 자전거를 보관할 수 있다면 이상적이다. CCTV가 설치돼 있고 차량 출입이 실시간으로 관리되는 지하주차장의 자전거 보관소를 활용하는 것도 좋다. 문제는 이런 곳이 많지 않다는 것.

사무실 자투리 공간을 활용해 자전거를 보관한 예. 동료들에게 피해를 끼치지 않도록 하는 것이 중요하다.

분실의 우려를 떨치기 위해서는 동료들의 양해를 구하고 자투리 공간을 활용하거나 탕비실, 창고 등의 장소를 물색하는 수고를 해야 한다. 건물 관리 주체의 허락을 받고 공용구역에 보관하는 방법도 있다. 이마저도 불가능하다면 잠금장치를 휴대하며 일반 거치대를 이용하거나 도난 우려가 상대적으로 덜한 저가 자전거를 선택해야 한다.

▲팁 하나 더! 근무지 근처 피트니트센터나 사우나에 등록하고 관리자와 협상하는 방법도 있다.

3. 샤워 가능 여부

샤워 가능여부가 자전거 출근에 미치는 영향은 크다. 샤워가 가능하다면 경로와 라이딩 방식을 다양하게 선택할 수 있다. 땀을 쏟는 격렬한 라이딩도 가능해 진다. 출근길에 강도 높은 운동을 병행할 수 있게 된다. 자전거를 이용해 높은 운동효과를 거두기 위해선 심장 박동 수를 높이고 땀이 흐를 정도로 힘을 가해야 하는데 샤워가 불가능한 조건에선 제약이 따를 수 밖에 없다. 땀을 흘리지 않고 이동할 수 있는 평지나 내리막 구간으로 경로를 한정해야 한다. 운동효과도 떨어진다. 또 헤어스타일이 망가지는 헬멧 착용도 어려워진다는 단점이 있다.

▲팁 하나 더! 회사에 샤워 시설이 없다면 인근 피트니스센터나 사우나를 이용할 것을 추천한다. 협상력을 발휘하면 합리적인 가격에 이용할 수도 있다.

4. 펑크, 고장 등 돌발상황 발생시 대응 방안 모색

타이어가 펑크 나거나 자전거가 고장이 났을 경우도 항상 대비해야 한다. 특히 출근길에서 자전거의 기능적 문제가 발생하면 지각 가능성이 높아진다. 자전거를 이용한 통근 비율이 매우 낮기 때문에 ‘자전거가 갑자기 고장 나 늦을 것 같다’는 변명이 받아들여질 가능성도 극히 낮다.

예상치 못한 순간 펑크가 나거나 고장이 날 수 있다. 곧바로 수리할 수 있도록 정비기술을 익혀두면 이상적이지만 출근길에선 시간적인 여유가 없는 경우가 많다.

따라서 자전거 출근을 결정했다면 돌발상황에도 만반의 대비가 되어야 한다. 펑크나 고장을 곧바로 수리할 수 있도록 정비방법을 습득하면 이상적이다. 하지만 그런 능력을 갖추기 위해선 많은 경험과 노력이 필요하다. 펑크 대처나 고장 수리에 능숙하지 않다면 재빨리 다른 교통수단을 이용하는 것이 좋다. 접이식 미니벨로는 접을 경우 대중교통 적재가 가능하기 때문에 선택의 폭이 비교적 넓다. 버스 정류장이나 가까운 지하철역을 미리 알아뒀다가 이용하면 된다. 문제는 평일 출퇴근 시간대 대중교통 적재가 불가능한 일반 자전거다. 이 경우 택시를 이용할 수 밖에 없다. 택시 통행량이 많지 않은 곳이라면 콜택시 이용방법도 미리 알아두는 것이 좋다. 자전거 앞바퀴를 몸체와 분리하면 택시 뒷좌석에 적재가 가능하다. 브레이크, 크랭크, 스프라켓 등 자전거의 날카로운 부속이 택시 의자를 상하지 않도록 주의를 기울여야 한다. 체인 오일이 내부를 더럽히지 않도록 주의해야 기사와의 분쟁을 피할 수 있다.

퇴근길에 문제가 발생할 경우에 대비해 경로 주변에 자전거 정비가 가능한 장소를 알아두는 것도 좋다.

▲팁 하나 더! 갑작스러운 생리현상을 해결할 수 있는 장소도 구간별로 파악해 둬야 고통을 줄일 수 있다.

5. 각종 안전장비는 필수

머리를 보호하는 헬멧은 필수다. 도로에서 다른 운전자들이 자전거의 존재를 인식할 수 있도록 전조등과 후미등도 반드시 장착해야 한다. 전조등과 후미등은 상황에 따라 밝기를 조절할 수 있어야 한다. 일반 도로에 비해 상대적으로 어두운 강변 자전거 도로에서 지나치게 밝은 장치는 다른 자전거 이용자에 피해를 끼칠 수 있다.

자전거 출근을 하고 싶은데 어떤 자전거를 선택해야 할지 모르겠다면 나의 출근 스타일에 맞는 자전거가 무엇인지 먼저 알아봐야 한다. 이 내용은 아래 기사에서 확인할 수 있다.

나에게 맞는 출근용 자전거는?

아직도 자전거 출근이 망설여 진다면 자전거로 출근해야 할 이유를 다시 확인할 필요가 있다. 자세한 내용은 아래 기사에서 확인할 수 있다.

당신이 자전거로 출근해야 하는 7가지 이유

김주영기자 will@hankookilbo.com

한국일보는 올바른 자전거 문화를 형성하고 자전거를 안전하고 편리하게 이용할 수 있는 환경을 조성하고자 지난해 8월부터 ‘두바퀴찬가’를 통해 관련 내용을 연재하고 있습니다. 더 많은 내용은 한국일보 홈페이지에서 확인하실 수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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