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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림 같은 수목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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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림 같은 수목원

입력
2016.05.09 13:4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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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녹음 짙어 가는 포천국립수목원의 봄날이 싱그럽다. 나무 그늘이 안내하는 숲길을 따라 쉬엄쉬엄 걸음을 옮기면 작고 예쁜 호수 '육림호'가 나타난다. '계절의 여왕'이 지금 이 천연한 숲에 머물고 있다. 김성환기자

신록 눈부신 5월은 '계절의 여왕'. 마치 여왕이 솜씨를 부린 듯 그림처럼 화사하고 예쁜 수목원이 있다. 봄볕 받아 반짝이는 이파리에 눈이 맑아지고 꽃향기, 나무향기에 온몸이 또 상쾌해지니 퍽퍽한 일상이 참 고단하다 싶다면 5월 가기 전에 사랑하는 사람과 얼른 가서 걸어본다.

▲ 국립수목원 육림호. 김성환기자

■ 경기 포천국립수목원

경기도 포천에 위치한 포천국립수목원은 워낙 익숙한 덕에 '수목원의 대명사'처럼 느껴진다. 예전에는 광릉수목원으로 불리다가 1999년 국립수목원으로 승격됐다. 나라에서 관리하는 덕에 숲이 울창하고 식생도 풍부하다. 2010년에는 유네스코 생물권보전지역으로 지정되며 숲의 생태적 가치를 세계적으로 인정받았다. 900여종의 식물을 비롯해 곤충, 조류, 포유류, 양서파충류 등이 이 숲에 사는데, 한국에서 단위면적당 가장 많은 생물종이 서식하는 곳이란다.

숲이 잘 보존된 이유는 이렇다. 수목원과 가까운 곳에 광릉이 있다. 조선 7대 왕인 세조와 그의 왕비 정희왕후의 능이 광릉이고, 이 능에 속했던 부속림이 광릉수목원을 거쳐 현재의 국립수목원으로 이어진다. 왕릉에 딸린 숲이니 조선시대부터 관리가 엄격했다.

꼭 봐야 할 곳은 육림호다. 수목원 안에 있는 작은 호수다. 벚꽃 핀 풍경이 아름답지만 신록 화사한 지금의 풍경도 그림 같다. 특히 고요한 수면에 반영되는 풍경이 압권이다. 호수 주변으로 산책로 잘 만들어져 있으니 쉬엄쉬엄 걸으며 봄볕 즐긴다. 한 바퀴 도는데 10여분이면 충분하다.

하나 더 추가하면 산림동물원으로 가는 전나무 숲길도 수목원에서 가장 멋지다고 입소문 타는 장소니 기억한다. 단, 국립수목원은 입장 제한이 있다. 홈페이지를 통해 미리 예약해야 입장할 수 있다. 인기 많은 만큼 주말이나 공휴일에 가려면 부지런 떨어야 한다.

▲ 튤립이 화사한 제이드가든의 스카이가든. 한화호텔앤드리조트 제공

▲ 붉은벽돌 건물이 드라마 '그 겨울, 바람이 분다'의 무대가 됐던 방문자센터. 한화호텔앤드리조트 제공

■ 강원 춘천 제이드가든

한화호텔앤드리조트가 춘천에 야심차게 만든 유럽풍 수목원이다. '숲에서 만나는 작은 유럽'이 컨셉트. 수목원 들머리, 붉은 벽돌의 방문자센터부터가 예사롭지 않다.

이탈리아 투스카니 지방의 건물양식을 본떠 지었다는 이 곳은 보기에도 유럽의 고성을 연상시킨다. 이게 이국적이고 그림 같아서 TV드라마 등에 종종 등장했다. 2013년 방송됐던 조인성, 송혜교 주연의 TV 드라마 '그 겨울, 바람이 분다'에서 송혜교가 살던 집도 여기다.

방문자센터 말고도 수목원 전체가 그림 같다. 20여개의 테마정원은 프랑스, 이탈리아, 영국 등의 정원을 본떠 꾸며졌다. 흔들다리 건너면, 물소리 시원한 폭포가 나오고, 또 분수가 있는, 아주 작고 예쁜 호수 공원도 나타난다. 여느 수목원과 달리 산골짝을 따라 수목원이 들어선 덕에 산책로 양 옆으로 산등성이가 수목원을 감싸고 있다. 그래서 더 호젓하고 아늑한 느낌이다. 가장 꼭대기에 있는 스카이가든도 인기 있는 공간이다. 수목원 전체를 조망할 수 있는데다 그림처럼 예쁜 카페까지 있어 이국적이다.

많은 테마정원 가운데 로도덴드론가든은 꼭 찾아본다. 제이드가든이 내세우는 곳이다. '만병초원'이라고도 한다. 만병초는 1만가지 병을 고친다는 식물인데, 이곳이 국내 최대 군락지다. 만병초는 당뇨, 고혈압 예방에 특히 효과가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이끼 낀 계곡 따라 산책을 즐길 수 있도록 꾸민 이끼원도 흥미롭다. 중앙선 굴봉산역에서 제이드가든까지 하루 무료 셔틀버스가 다니니 찾아가기도 수월하다.

▲ 발 아래로 숲을 즐길 수 있는 곤지암 화담숲 모노레일. 곤지암리조트 제공

■ 경기 광주 곤지암 화담숲

곤지암 화담숲은 LG상록재단이 운영하는 생태수목원이다. 곤지암리조트 뒤쪽 산에 있는데, 리조트 방문객들 사이에 예쁘고 재미있는 장소로 입소문 탔다. 요즘은 투숙객 아니라도 이곳 보기 위해 일부러 찾는 이들 참 많다.

산등성이를 따라 조성된 약 41만평 규모의 수목원에는 17개의 아름다운 테마정원이 자리를 잡았다. 각각의 정원들을 잘 둘러볼 수 있는 산책길도 올해 새로 났다. 약 5km의 산책로는 전 구간이 편안한 나무데크로 만들어져 유모차, 휠체어를 타고도 편안하게 다닐 수 있다.

▲ 곤지암 화담숲 분재원 산책로. 곤지암리조트 제공

또 흥미로운 것은 모노레일이다. 정문부터 수목원 정상부까지 모노레일이 다닌다. 아이는 물론 어른도 이 모노레일 타는 것이 즐겁고, 발 아래로 수목원 내려다 보는 재미도 쏠쏠하다.

테마정원 중에서는 최근 오픈한 소나무 테마정원이 눈길을 끈다. 약 5,000평 규모의 국내 최대 소나무 테마정원이다. 하늘을 향해 곧게 뻗은 소나무뿐만 아니라, 둥근 소반 같은 노송, 연인의 모습 닮은 '연인 소나무' '인사하는 소나무' 등 다양하고 특이한 형태의 소나무들이 경쟁하듯 자태를 뽐낸다. 폭포도 있고, 계곡물도 흘러 정원이 우아하고 멋스럽다. 소나무 한 그루마다 프레임 안의 그림을 보는 것처럼 느껴지도록 조경을 한 '보는정원'도 이색적이다. 자연을 주제로 한 거대한 야외 미술관이 따로 없다.

아이들이 좋아할 만한 곳 하나 더 있다. 최근 수목원 안에 들어선 민물고기 생태관이다. 이곳 아쿠아리움은 천연기념물인 황쏘가리를 비롯해 1급수에서만 서식하는 쉬리, 버들치, 산천어 등 희귀 민물고기 40여종 8,000여마리를 전시한다. 특히 민물고기 생태환경실에는 청정계곡의 상류에서 하류까지 모습을 축소한 30m 길이의 대형수조가 있는 민물고기 생태환경실, 한계령 등 한국의 비경을 테마로 꾸민 갤러리 전시실 등이 눈길을 끈다.

김성환 기자 spam001@sporbiz.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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