年매출 14조원 글로벌기업
PHMG 제품 개발 중이던
2001년 옥시 인수 한국진출
신현우 전 옥시레켓벤키저 대표가 가습기 살균제 사망사건의 피의자 신분으로 조사를 받기 위해 서울 서초동 서울중앙지검에 출석해 취재진의 질문을 받고 있다. 피해자 가족과 환경운동연합 회원들이 신 전 대표 뒤편에서 옥시 처벌을 촉구하는 시위를 벌이고 있다. 고영권 기자youngkoh@hankookilbo.com

영국의 생활용품기업 레킷벤키저는 190여년의 오랜 역사를 갖고 있다. 현재 200여개 나라에서 14조원이 넘는 매출을 올리는 글로벌 기업이다. 지난해 세계경제포럼이 선정한 글로벌 지속 가능 경영 100대 기업 중 7위에 선정됐고, 영국에서는 가장 존경받는 기업 10위 안에 꼽혔다.

레킷벤키저는 2001년 옛 동양제철화학(OCI)의 계열사 옥시를 인수하면서 ‘옥시레킷벤키저(옥시)’로 한국에 첫 발을 내딛었다. 레킷벤키저는 당시 OCI의 생활용품사업부인 옥시를 1,625억원에 사들였다. 현재 생활용품 분야에서는 국내 제품이 자리를 잡았지만 2000년대 초만 해도 글로벌업체들이 잘 나가던 시기였다. 기술력을 높인 국내 업체들이 글로벌업체들과 막 제품 경쟁에 나서기 시작하던 당시 레킷벤키저가 옥시를 인수했다는 게 업계 관계자 얘기다. OCI 관계자는 “2000년대 전후로 입수ㆍ합병(M&A)을 많이 했고 옥시 매각도 그런 차원에서 이뤄진 것”이라며 “당시 커나가던 생활용품 분야에서 사업을 잘하고 있던 옥시를 레킷벤키저에서 사겠다고 해 넘어가게 됐다”고 말했다.

옥시는 레킷벤키저에 인수되기 전부터 가습기 살균제 제품을 판매했다. 하지만 문제의 독성 물질 폴리헥사메틸렌구아니딘(PHMG)으로 주성분을 바꾼 ‘옥시싹싹 가습기당번’은 레킷벤키저가 인수하던 시점에서 개발 중이었다. 흡입 독성 시험 등 제품의 안전성 확보 책임을 다했는지 규명하기 위해 영국 본사에 대한 수사가 필요하다는 지적이 나오는 이유다.

옥시는 사후에도 책임을 회피하려는 모습으로 일관해 국민의 공분을 사고 불매 운동이 확산되고 있다. 2011년 8월 정부가 가습기 살균제의 유독성을 인정하자 같은 해 12월 옥시는 법적 책임을 피할 수 있는 유한회사로 전환했다. 2014년에는 아예 사명에서 옥시를 빼고 레킷벤키저의 영문 이니셜을 딴 ‘RB코리아’로 바꿨다.

권영은 기자 you@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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