페이스북 2016년 1분기 실적 발표일 마크 저커버그가 올린 포스팅. 페이스북 서비스의 사용자수 등을 담고 있다. /페이스북 캡쳐

이 시간, 전세계에서 가장 뜨거운 인터넷 서비스는 페이스북이다. 전세계 70억 인구 중 16억5,000만명이 페이스북을 사용한다. 스마트폰이 보급되는 국가마다 페이스북은 상륙해 사람들의 출퇴근 시간, 자투리 시간을 빼앗아간다.

세계 최다 사용자가 보고 있는 플랫폼이자 광고주가 원하는 정교한 타게팅 광고가 가능한 페이스북에 돈이 몰리는 것은 당연하다. 올해 1분기 부진했던 애플, 구글 등 다른 유수의 정보기술(IT)업체와 달리 페이스북 매출은 전년 대비 52% ‘폭풍성장’했다.

하지만 이 순이익이 오로지 페이스북에게 돌아가는 것이 과연 옳은 일일까?

페이스북은 사람들이 심심할 때 켜는 앱이다. 지인들의 소식은 물론 재미있는 이야기, 유용한 정보가 있어야 사람들은 페이스북을 열 것이다. 그런데 페이스북은 스스로 콘텐츠를 생산하지 않는다. 일상에 대한 글이나 사진, 재미있거나 감동적인 영상, 언론사 기자들이 쓴 뉴스 등 16억5,000만명이 올리는 포스팅이 바로 페이스북의 6조원 매출을 가능케 하는 바탕이 된다. 하지만 이들은 페이스북으로부터 한 푼도 받지 못한다.

콘텐츠 창작자들에게 더 큰 불만은 원저작자의 허락을 받지 않은 채 콘텐츠를 가져다 무단으로 올리는 행위, 이른바 ‘펌질’을 페이스북이 사실상 묵인하거나 암묵적으로 장려하고 있다는 혐의다. 페이스북은 클릭해서 다른 사이트로 가는 링크보다 직접 올린 콘텐츠를 더 많은 사람의 타임라인에 노출해 준다. 그러니 창작자가 고생해서 콘텐츠를 만들고 블로그나 유튜브에 올려 놓은 후 페이스북에 링크를 걸면, 원작자보다 콘텐츠를 무단으로 다운 받아 자기 페이스북 계정에 올린 사람의 포스팅이 훨씬 많이 노출된다. 심지어 퍼온 영상에 자기 페이지 워터마크까지 박아 올리는 뻔뻔한 사람도 있다.

이런 방식으로 많은 팬(페이지의 ‘좋아요’ 수를 뜻한다)을 모은 페이지는 광고를 붙여 돈을 벌기도 하고, 급격하게 팬을 늘리고 싶은 기업에 팔리기도 한다. 같은 방식으로 시작해 ‘급성장하는 뉴미디어 기업’으로 떠오른 곳도 있는데, 피키캐스트와 ‘세상에서 가장 웃긴 동영상’으로 유명한 몬캐스트(메이크어스, 딩고)가 대표적이다.

두 업체 모두 2년 전부터 저작권을 침해하고 마음대로 갖다 올리거나 쓴 콘텐츠들이 문제로 지적됐으나 덕분에 많은 팬과 사용자를 모으자 성공한 벤처기업으로 변신했다. 이중 한 업체는 몇 달 전 “저작권에 대해 이야기하겠다”며 저작권을 존중한다는 발표를 내놓았으나, 과거에 이미 저지른 수많은 침해 사례에 대한 사과는 일절 하지 않았다. 게다가 이 회사가 최근 대만에 설립한 지사는 다른 뉴미디어 기업 쉐어하우스가 만든 영상을 페이스북에 무단 게시해 비판을 받았다.

봉이 김선달 식 콘텐츠 해적질이 페이스북에서 판치는 것은 이렇게 ‘불펌’을 저지르는 페이스북 페이지들이 벌칙은 고사하고 높은 도달률과 많은 팬을 얻는 알고리즘 때문이다. 페이스북이 콘텐츠 창작자들에게 보상을 하기는커녕 뒤통수를 치고 있는 셈이다.

아주 최근에 들어서야 페이스북은 동영상 콘텐츠에 대해 저작권 신고를 좀더 편리하게 하는 툴을 개발해 선보였다. 원작자가 동영상 콘텐츠를 이 도구를 통해서 올리면, 누군가 불펌을 했을 때 ‘비슷한 영상’을 자동으로 찾아줘 신고를 빠르게 할 수 있도록 돕는다. 저작권 침해 방조자나 다름없었던 그동안의 행보에 비하면 큰 진전이지만, 이 정도로는 부족하다. 10회 이상 침해 사실이 확인됐을 경우 아예 페이지를 삭제한다든가 페이지 랭킹을 낮춰 도달률을 크게 줄인다든지 하는 확실한 벌칙이 필요하다.

마크 저커버그가 이 글을 읽을 리는 없겠지만, 분기 실적을 자랑스럽게 포스팅하기 전에 그 순이익을 과연 누구 덕분에 얻은 것인지 한번 생각해 보길 바란다.

최진주 디지털뉴스부 기자 pariscom@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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