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루 일하거나 동원된 대가로 받는 돈을 뜻한다. 전경련이 뒷돈을 댔다고 하는 어버이연합의 일당은 공개된 장부에 의하면 2만원이라고 한다. 반면에, 대한건설협회가 공시한 2016년 상반기 ‘보통 인부’(잡부)의 일당은 9만4,338원이며, 대한민국의 법정 최저 임금은 현재 시급 6,030원(하루 8시간으로 환산해서 4만8,240원)이다. 어버이연합의 일당은 소위 노가다 잡부 일당의 대략 20%, 법정 최저 임금 일당의 대략 40%에 해당한다.

칼 마르크스가 저서 ‘자본’에서 자기의 이론적 주장을 전개하기 위해서 산술적 사례들을 거론할 때에, 대개 잉여가치율을 100%로 놓고 계산한 경우가 많았다. 대한건설협회 잡부 일당의 잉여가치율을 100%이라고 놓는다면, 어버이연합의 경우는 500%이 된다. 잉여가치율이란, 다른 말로 쉽게 풀어서, 착취율이니까, 어버이연합은 노가다판보다 5배 더 착취를 하고 있는 셈이다.

어버이연합이 노가다판보다 5배 더 착취를 한다는 주장에 대해서 다음과 같은 반론이 있을 수 있다. 즉, 노가다판이 대개 노동 시간이 더 길고, 노동 강도도 세기 때문에 착취율을 일률적으로 5배라고 산정하는 것은 무리라는 것이다. 하지만, 어버이연합 쪽 일은 아무나 할 수가 없는 일종의 전문직인데다가(연세가 많으시고 목청이 높으시며 욕을 잘 하시는 어르신 내지는 탈북자 분들만이 가능하다) 때로는 가스통과 같이 극히 위험한 물건을 옆에 끼고 일해야 한다는 점에서, 노동 숙련도 및 작업 위험도는 어버이연합 쪽이 아주 높고 크다. 결국 크게 봐서 서로 ‘똔똔’이라고 볼 수 있으므로, 어버이연합 쪽이 5배 더 착취한다고 하는 게 아주 틀린 얘기는 아니다.

일부 언론의 보도에 의하면, 어버이연합 쪽 일은 다단계 하청 구조를 갖고 있다고 한다. 명령과 돈이 오고 간 것을 도식적으로 정리하면, ‘청와대/전경련 → 어버이연합 → 일당 받는 분’이라는 것이다. 물론, 현재 청와대는 이 구조를 부인하고 있고 전경련은 이에 대해 침묵하고 있다고 보도되고 있다. 하지만, 전경련 소속사들인 재벌이 다단계 하청구조를 이용해서 떼돈을 벌어 왔다는 것을 염두에 둔다면, 어버이연합 쪽의 하청 구조는 충분한 현실적 개연성을 갖는다고 말할 수 있다. 현재 한국 사회의 가장 큰 문제인 비정규직 노동을 양산하는 구조적 원인이 바로 그렇게 지저분한 하청 구조라는 점에서, 어버이연합 쪽의 정치적 하청 구조는 재벌들 자체의 산업 하청 구조와 마찬가지로 크게 비난 받아야 마땅하다.

이 점과 관련하여 우리보다 먼저 ‘잃어버린 20년’을 경험한 이웃 일본을 참조할 필요가 있다. 며칠 전 보도에 의하면, 아베 신조(安倍晋三) 정권은 57% 수준인 비정규직 노동자 임금을 유럽처럼 정규직의 70∼80% 수준(프랑스가 89%, 독일이 79%)까지 대폭 끌어올리기로 했다는 것이다. 또 아베 정권은 비정규직 비율을 2020년도까지 10% 이하로 낮추기로 했다고 한다. 한국은 현재 비정규직 노동자가 전체 고용의 대략 40%를 차지하고 있으며, 그 상대 임금은 정규직 노동자의 대략 40%에 해당한다.

내가 특히 분노하는 점은, 소위 ‘열정 페이’가 이제는 젊은이들뿐만이 아니라 노년 세대 및 탈북자들까지도 대상으로 해서 자행되고 있다는 것이다. 나이 많으신 어르신이나 탈북자 분들에게는 기껏해야 하루 2,000, 3,000원이 고작인 폐지 줍는 일밖에는 없다는 점을 악용해서, ‘청와대...’ 이하의 하청 구조는 법정 최저 임금의 반절도 안되는 일당으로 사람들을 착취하고 있는 것이다.

일당은 결국 돈 문제, 경제 문제니까 이런 것은 정치권에 맡겨서는 결코 해결될 수 없다. 나는 전경련 회장단이 이번에 직접 전면에 나서서 어버이연합 쪽 일당을 적어도 법정 최저임금 수준으로 높일 것을 촉구한다. 반면, 세월호 진상 규명 반대, 역사책 국정화 찬성, 위안부 문제 졸속 합의 지지 등을 외쳐온 어버이연합 쪽에 전경련이 돈을 댄 것 자체는 그다지 심각한 문제가 결코 아니다. 왜냐면 전경련은 원래 그런 정치 성향이었으니까 말이다. 재벌에게도 정치적 자유는 있으며, 또 누구든 자기의 정치적 입장을 위해서 돈을 쓰는 것도 자유다.

문화평론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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