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산 사직구장의 변신에 팬들 탄성 환호 쏟아져

롯데자이언츠가 조명 시설에 22억원을 투자, 국내 프로야구단 최초로 LED조명을 설치했다. 롯데자이언츠 제공

롯데 손아섭이 지난 6일 사직 SK전에서 올해 첫 홈구장 홈런을 치자 어둠 속에 조명탑이 번쩍거렸다. 5회말 종료 후 클리닝 타임 때 관중석 곳곳에 휴대전화 손전등 불빛이 가득했고, 조명은 신나는 음악과 함께 껐다 켰다를 반복했다. 사직구장은 마치 나이트 클럽을 연상시켰다.

프로야구 롯데가 KBO리그 최초로 최첨단 LED 조명을 설치해 사직구장을 ‘지상 최대의 클럽’으로 만들었다. 조명탑 6개를 바꾸는 데 쏟아 부은 금액은 22억원에 달한다. 미국 메이저리그 뉴욕 양키스의 양키스타디움과 시애틀의 세이프코필드에서만 볼 수 있던 광경을 사직구장에서도 즐길 수 있다.

롯데는 지난해 노후화된 조명 시설을 전면 교체하기로 결정했다. 2년 전인 2014년 8월5일 롯데는 사직 NC전 도중 3루측 내야에 설치된 조명탑이 꺼져 서스펜디드(일시 정지) 경기로 처리됐다. 중단된 경기는 이튿날 오후 4시에 재개했다. ‘불 꺼진 사직구장’이 연출한 볼썽사나운 장면이었다.

롯데는 지난해 6월 ‘선진화된 조명’ 시설을 벤치마킹하기 위해 구단 관계자를 미국 시애틀로 보냈다. 세이프코필드를 다녀온 구단 관계자는 “시애틀 구단이 조명 시설을 이벤트 기능으로 활용하는 모습이 좋았고, 선수들의 반응도 괜찮았다”며 “우리도 이를 접목시킨다면 국내 팬들에게도 색다른 볼거리를 제공할 수 있을 것이라고 생각했다”고 LED 조명 설치 배경을 밝혔다.

지난해 12월 말 공사에 들어간 조명 시설은 3개월에 걸쳐 완성했다. 그리고 5일 SK와의 시즌 홈 개막전부터 조명등을 정식 가동했다. 결과는 대만족이었다. 확실히 사직구장이 예전보다 더욱 밝아졌고, 종전 조명등에서 보였던 눈부심과 플리커(빛 떨림)도 사라졌다. 원정 팀 감독으로 찾은 롯데 레전드 김용희 SK 감독도 “조명 시설을 바꾸니까 경기장 전체가 업그레이드 된 느낌”이라며 “야구를 보기 정말 좋은 환경”이라고 엄지손가락을 치켜들었다.

팬들의 니즈(요구)도 충족했다. 특히 클리닝 타임 때 ‘라이팅 쇼(Lighting Show)’가 진행되자 관중석 곳곳에서 탄성과 환호가 터져 나왔다. 전광판을 활용한 영상과 음악을 곁들여 야구를 사랑하는 ‘부산 갈매기’ 팬들의 열정을 표현하는 것은 물론 조명등으로 하트 모양까지 그렸다. 롯데 구단 관계자는 “예전에는 경기장 전체를 밝게 하려면 조명등 가동 후 5분 정도 걸렸는데 지금은 버튼 하나로 곧바로 작동이 가능하다”며 “순간점등기능과 통신기능을 활용한 조명 이벤트를 펼칠 수 있다”고 말했다.

롯데가 새 조명 시설 설치로 기대하는 효과는 팬들로 넘쳐났던 2008년부터 2012년까지의 ‘분위기’를 다시 만드는 것이다. 이 관계자는 “2014년 전광판 공사와 음향 설비 교체로 지상 최대의 ‘노래방’을 만들었다면 지금은 야구장을 클럽 분위기가 날 수 있도록 했다”며 “새 조명 시설을 활용한 퍼포먼스로 팬들이 사직구장을 가득 채울 그 날이 오기를 기대하고 있다”고 바람을 나타냈다.

이 밖에 롯데는 야구장 정문 기둥에 부산의 상징인 갈매기 모양 조명을 만들어 팬들에게 볼거리를 제공하고 야구장 외벽에는 상황별 9가지 색상 연출이 가능한 경관 조명을 설치했다. 이 조명은 홈경기 시 주황색(팀 컬러), 홈런이나 결승타 및 승리 시에는 파란색으로 연출돼 더 많은 부산 시민들에게 승리의 기쁨을 느낄 수 있도록 했다. 또한 홈ㆍ원정 팀 실내연습장과 구장 내 복도 및 통행로 조명 500여 개도 LED 조명으로 교체했다.

부산=김지섭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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