리비아 페이스북에 올려놓은 무기 판매 게시물. 페이스북 캡쳐

“미군에서 공급한 대전차용 신형 토우 미사일 팝니다. 메신저로 연락주세요.”

사회관계망서비스(SNS)인 페이스북이 테러리스트에게 무기를 공급하는 암시장으로 변질돼 비상이 걸렸다. 페이스북은 계정을 열기가 손쉽고 금융결제 시스템까지 지원하고 있는 만큼 온라인 무기 암거래 시장으로 테러리스트들이 악용하기에 최적의 조건을 갖췄다는 지적이다.

뉴욕타임스는 6일(현지시간) 컨설턴트 회사인 무기연구서비스(ARES)의 보고서를 인용해 페이스북이 리비아와 시리아, 이라크 등 아프리카와 중동에서 온라인 상 최대규모의 무기 암거래 시장으로 활용되고 있다고 전했다. 특히 해당 국가들은 이슬람 무장조직인 이슬람국가(IS)의 거점이어서 페이스북을 통해 유출된 무기들이 테러에 이용될 가능성이 높다는 분석이다.

ARES에 따르면 리비아 페이스북에 올라오는 무기 거래 관련 게시물들만 매일 250~300건에 달한다. 2014년 9월 이후 리비아에서 페이스북을 활용한 무기 거래 시도도 97차례나 있었던 것으로 확인됐다. 리비아는 2011년 무아마르 카다피 정권이 무너진 뒤 IS가 활개치면서 사실상 무정부 상태에 빠졌다. 이에 따라 리비아 군에서 통제를 상실한 무기들이 페이스북을 통해 은밀히 팔리고 있는 것이다. ARES의 책임연구원인 젠젠 존스는 “무기들은 페이스북을 통해 주로 IS 조직원이나 군벌세력에 팔려나간다”며 “2,200달러부터 7,000달러 정도 선에서 무기가 거래된다”고 설명했다.

이라크와 시리아 등에서는 미군이 공급한 무기들이 페이스북을 통해 적진으로 흘러 들어가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이라크 페이스북에 판매용으로 올라온 무기 대부분은 미군이 과거 이라크 정부군에 제공한 것들로 확인됐다. 시리아에서도 아사드 정권에 대항하고 있는 반군에 지원한 무기들이 페이스북을 통해 IS에 팔린 정황들이 포착됐다.

ARES는 페이스북을 통해 거래되는 무기들은 소형화기부터 중화기까지 방대하다고 지적했다. 수류탄과 권총은 물론 기관총, 대전차 유도미사일, 휴대용 열추적 대공미사일(맨패드) 등까지 거래되고 있다. 맨패드의 경우 IS가 시리아에서 작전 중인 미군의 헬리콥터를 격추하기 위해 가장 애용하는 무기로 알려져 있다. 최근에는 리비아와 터키 등에서 유럽 행을 위해 그리스로 넘어가려는 난민들에게 불법 이민선을 제공하겠다는 게시물까지 올라오고 있다.

페이스북은 자사 서비스가 무기 암시장으로 변질되자 집중적인 감시에 나섰다. 페이스북은 올 1월부터 무기나 화기의 사적 거래를 금하도록 서비스 규정을 강화했고, 최근에는 무기 거래와 관련된 계정 6개를 차단했다. 하지만 페이스북에 매일 올라오는 게시물의 숫자가 워낙 방대해서 전체를 감시하기는 불가능한 실정이다. 이에 따라 페이스북은 이용자들의 신고를 독려하고 있다. 페이스북에서 콘텐츠 심의를 담당하는 모니카 비커트는 “규정 위반으로 의심되는 사항을 이용자들이 신고하는 것은 페이스북 활동에서 중요한 역할을 한다”고 말했다.

김현우기자 777hyunwoo@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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