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3일 넥센과 롯데의 경기가 열린 고척돔 바깥 풍경. 사진=임민환 기자

"밖에 비가 오나요?"

넥센의 홈 구장에서만 들을 수 있는 말이다. 작년만 해도 "오늘 우천 취소되나요"라고 했던 선수들이 이제는 바깥 날씨를 묻는다.

3일 고척스카이돔에서는 넥센과 롯데의 경기가 열렸다. 이날은 이른 아침부터 전국적으로 비가 내렸다. 마산(KIA-NC), 잠실(한화-LG), 대구(두산-삼성)에서 열릴 예정이던 경기들은 일찌감치 우천으로 연기됐다. 하지만 넥센이 올 시즌부터 홈으로 쓰는 고척돔은 평소의 풍경과 똑같았다. '지붕'이 생기면서 우천 취소가 될 확률이 0%가 된 만큼 날씨로 인한 경기의 변수가 없어졌기 때문이다.

염경엽 넥센 감독은 시범경기 때부터 일기예보 보는 것을 끊었다. 염 감독은 "요즘은 일기예보를 확인하지 않는다"며 "오늘 확실히 경기를 한다는 판단이 서면 팀 운영이 더 편안해진다"고 말했다. 비가 오는 날 경기를 강행할 경우 선수의 부상을 걱정하던 일도 더 이상 없다.

원정팀 역시 고척돔의 '효과'를 체험했다. 조원우 롯데 감독은 "고척돔은 선택의 여지가 없지 않느냐"는 "비가 추적추적 내리면 감독이고 선수고 '오늘 경기를 하나, 안 하나' 하면서 하늘만 보고 있게 된다. 하지만 돔 구장은 그런 게 없어 편할 것 같다"고 말했다.

우천 연기를 둘러싼 묘한 신경전도 고척돔에서는 볼 수 없다. 조원우 감독은 "우리 팀이 상승세이고, 홈 팀이 하락세일 때 비가 오면 경기를 할까 안 할까 정말 많이 신경이 쓰인다"며 "고척돔은 경기 감독관을 찾아가 경기를 하는지 확인을 할 필요도 없다"고 설명했다.

'기대' 혹은 '걱정'을 일찍이 접게 되면서 선수들도 경기에 더 신경 쓸 수 있다. 사실 비가 오는 날은 야구단에는 '휴식일'과도 같다. 이날도 한 선수는 "아침에 일어나 비가 오길래 '우와' 했는데, 곧 고척돔 경기라는 생각에 기대감이 사라졌다"고 말했다. 조원우 감독은 "무조건 경기가 확정된 것이기 때문에 선수들도 컨디션을 관리하는 데 더 좋을 것이다"고 말했다. 넥센 외야수 이택근은 "야구장에서 야구에만 집중할 수 있어서 좋다. 날씨에 영향을 받지 않는다는 것도 좋다"고 설명했다.

관중들도 경기 취소에 대한 불안감 없이 마음 놓고 경기장을 찾을 수 있다. 이날 고척돔에는 1만2,016명의 관중이 들었다. 지난 1일 고척돔 개장 후 최다 관중이다. 경기가 한창 진행 중이던 오후 3시쯤에는 고척돔 주변에 장대비가 쏟아졌지만, 돔구장을 찾은 관중들은 쾌적한 환경에서 경기를 지켜볼 수 있었다.

고척돔을 찾은 정자연(30)씨는 "밖에는 비가 오는데도 그에 상관 없이 야구를 볼 수 있어 좋다"며 "아이가 생후 20개월이기 때문에 야구장에 데리고 올 때는 미세먼지나 바람 등이 많이 신경 쓰이는데 고척돔은 그런 걱정을 하지 않아도 된다"고 만족감을 드러냈다. 이날 경기에선 넥센이 6-5로 승리해 개막 3연전을 2승1패로 마무리했다.

고척스카이돔=김주희 기자 juhee@sporbiz.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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