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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이오닉과 프리우스 국내에서 ‘정면충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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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이오닉과 프리우스 국내에서 ‘정면충돌’

입력
2016.03.28 04: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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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이오닉 하이브리드(왼쪽)와 4세대 프리우스가 도로를 질주하고 있다. 현대자동차ㆍ한국토요타 제공
아이오닉 하이브리드(왼쪽)와 4세대 프리우스가 도로를 질주하고 있다. 현대자동차ㆍ한국토요타 제공

한일 하이브리드차의 대표 선수인 현대자동차 ‘아이오닉 하이브리드’와 토요타의 ‘4세대 프리우스’가 국내 시장에서 제대로 맞붙었다. 최대 관심사였던 복합연비는 15인치 타이어를 끼운 같은 조건에서 아이오닉(22.4㎞/ℓ)이 프리우스(21.9㎞/ℓ)에 근소한 차이로 앞섰다. 그러나 운전 습관에 따라 연비가 얼마든지 달라지는 실제 주행에서는 무의미한 차이다. 결국 주행성능과 실용성, 가격 등 연비 이외의 요소가 국내 시장에서 두 차의 승패를 결정할 것으로 보인다.

아이오닉 하이브리드(왼쪽)와 4세대 프리우스 운전석. 현대자동차ㆍ한국토요타 제공
아이오닉 하이브리드(왼쪽)와 4세대 프리우스 운전석. 현대자동차ㆍ한국토요타 제공

제원과 내장은 아이오닉

제원표상 성능은 아이오닉이 앞선다. 전체 길이는 프리우스가 70㎜ 길어도 실내 공간을 결정하는 축간거리(휠베이스)는 똑같다. 차폭은 아이오닉이 1,820㎜로, 프리우스(1,760㎜)보다 60㎜ 길다. 공간적인 여유가 더 있다는 의미지만 뒷좌석 승차는 차 높이가 20㎜ 높은 프리우스가 조금 낫다.

아이오닉의 가솔린 엔진은 1,580㏄, 프리우스는 1,798㏄인데도 엔진과 모터의 출력을 합친 최고 출력은 아이오닉(141마력)이 프리우스(122마력)보다 오히려 높다. 최대 토크도 아이오닉(27㎏fㆍm)이 프리우스(14.5㎏fㆍm)를 압도한다.

두 차의 실내 느낌은 판이하다. 아이오닉은 현대차의 기존 내부 디자인을 이어받았지만 프리우스는 3세대 모델이 그랬던 것처럼 보편적 구조가 아니다. 일단 계기판이 운전석이 아닌 중앙 상단에 붙어 있고, 변속레버는 전자게임기를 연상시킬 정도로 작다. 도자기를 형상화한 흰색 마감재는 세련된 분위기를 풍기긴 하지만 국내 소비자에게는 아무래도 익숙하지 않은 구성이다.

차 구매 시 중요한 기준인 외관 디자인은 무난함과 파격의 대결로 압축된다. 아이오닉이 어디선가 본 듯한 디자인을 택했다면 프리우스는 개성이 넘친다. 눈을 날카롭게 치켜 뜬 듯한 프리우스의 전조등(헤드램프)과 빨간색 곡선이 살아있는 후미등(리어램프)의 인상은 특히 강렬하다.

두 차가 사진으로만 공개된 시점에는 아이오닉 디자인에 대한 호평이 우세했지만 출시 이후에는 두 차의 디자인에 대한 호불호가 갈리는 분위기다.

아이오닉 하이브리드 후면(위)과 4세대 프리우스 후면. 현대자동차ㆍ한국토요타 제공
아이오닉 하이브리드 후면(위)과 4세대 프리우스 후면. 현대자동차ㆍ한국토요타 제공

하이브리드 시스템은 프리우스

하이브리드차가 친환경차로 인정받는 것은 배터리로 모터를 가동, 엔진이 내뿜는 배출가스를 줄였기 때문이다. 이런 측면에서 주행 중 엔진의 개입 정도는 하이브리드차의 성능을 결정한다.

동일한 조건은 아니었지만 아이오닉과 프리우스로 서울과 경기도의 도로를 약 50㎞씩 주행해 체감한 엔진 개입 정도는 프리우스가 상대적으로 적었다.

아이오닉은 전기차(EV) 모드로 주행 시 가속 페달에 조금만 힘을 줘도 즉각 엔진이 가동했다. 언덕길에서도 그랬고, 회전 구간처럼 좌우의 높이가 다른 도로에서도 EV 모드가 해제됐다. 직선 도로에서는 시속 80㎞를 넘어가면 엔진이 개입했다. 반면 프리우스는 시속 100㎞에 다가서도 EV 모드가 유지됐다. 토요타 관계자는 “3세대 모델은 EV모드로 시속 75㎞까지 달릴 수 있었지만 4세대 프리우스는 110㎞까지 가능하다”고 설명했다.

이는 두 차의 배터리 용량과 무관하지 않다. 아이오닉의 리튬-이온 배터리 용량은 1.56㎾h, 프리우스 E그레이드의 리튬-이온 배터리는 2.16㎾h다. 시승한 프리우스는 S그레이드라 새로 개발한 니켈-수소 배터리가 들어갔다. 용량은 3.9㎾h나 된다. 여기에 아이오닉은 모터 한 개로 구동과 배터리 충전을 하지만 프리우스에는 구동 모터와 배터리 충전용 모터가 따로 있어 충전효율이 높을 수밖에 없다.

하이브리드 시스템을 떠나 주행성능만 따지면 출력과 토크가 우월한 아이오닉 쪽으로 쏠린다. 6단 더블클러치변속기(DCT)가 장착된 아이오닉의 주행감은 내연기관 차량 못지 않게 민첩하고 경쾌했다.

아이오닉(왼쪽)과 프리우스의 하이브리드 시스템 구조. 현대자동차ㆍ한국토요타 제공
아이오닉(왼쪽)과 프리우스의 하이브리드 시스템 구조. 현대자동차ㆍ한국토요타 제공

상대의 강점은 곧 나의 약점

2만여 개의 크고 작은 부품이 결합돼야 하나의 자동차가 탄생한다. 신차의 완성도가 좋아졌다고는 하지만 초기에는 수많은 부품들 중 예상치 못한 오작동이 생길 수 있고, 차량 시스템 운용상의 시행착오도 발생한다. 현대차가 30일부터 아이오닉 하이브리드의 언덕 밀림 현상을 무상 수리하기로 한 것도 마찬가지다.

현대차가 국내 최초 친환경 전용차로 개발한 아이오닉 하이브리드는 시장에 나온 지 이제 두 달 밖에 안 됐다. 반면 1997년 양산형 하이브리드차로 처음 출시된 프리우스는 약 20년 동안 4세대까지 진화했다. 350만대 이상인 세계 시장 누적 판매량은 프리우스의 완성도를 입증한다.

부가가치세를 포함한 기본 가격은 2,393만~2,845만원인 아이오닉이 프리우스보다 싸다. 환경부의 하이브리드차 구매보조금(100만원), 2018년 말까지 적용되는 개별소비세(100만원) 교육세(30만원) 취득세(140만원) 감면 혜택을 더하면 낮은 사양의 경우 2,000만원 정도면 구입할 수 있다.

4세대 프리우스는 E그레이드 기본 가격이 3,260만원, S그레이드는 3,890만원이다. 똑같이 구매보조금과 세금 면제 혜택을 적용해도 1,000만원 가까이 비싸다. 전량 일본 공장에서 생산돼 생산비와 물류비용이 높고, 한일 간에는 자유무역협정(FTA)이 체결되지 않아 관세도 8% 붙기 때문이다. 하이브리드차를 선택하는 이들이 경제성을 첫손에 꼽는 것을 감안하면 시장에서 느낄 가격 격차는 작지 않아 보인다.

김창훈기자 chkim@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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