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한체육회와 국민생활체육회가 하나로 합친 통합체육회가 지난 21일 법적 절차를 완료하고 효력을 갖게 됐다. 통합 대한체육회는 법인 등기 절차를 마치고 19일 발표된 인사 발령에 따라 이날부터 기존 대한체육회와 국민생활체육회 임직원들이 함께 같은 단체에서 근무를 시작했다. 대한체육회와 국민생활체육회는 지난해 3월 양 단체를 통합하는 국민체육진흥법 개정안이 국회를 통과하면서 본격적인 통합 과정을 시작, 약 1년간 체육단체 통합준비위원회 등을 거쳐 통합 절차를 밟은 끝에 1991년 국민생활체육회 창립 이후 분리됐던 엘리트와 생활 체육이 25년 만에 한 지붕 아래 모이게 됐다.

그러나 지붕 아래 새 단장할 ‘방’들이 너무 지저분하다. 일부 경기 단체의 충격적인 비리와 민 낯이 고스란히 드러나 이 참에 ‘깨끗이 방 청소를 해야 한다’는 체육계 안팎의 목소리가 높다. 수영계는 공금 횡령과 뒷돈 상납에서부터 국가대표 선발을 둘러싼 금품수수까지 온갖 비리에 얼룩진 사실이 검찰 수사에서 드러났다. 선수들의 훈련비ㆍ급여 등을 빼돌려 도박 자금에 쓴 임원이 있는가 하면, 수영장 공사를 놓고 뒷돈을 챙긴 임원도 있다. 이렇게 조직을 10여년간 장악하며 전횡을 일삼은 연맹 간부의 비리 때문에 ‘제2의 박태환’을 꿈꾸던 수영 선수들은 물 밖으로 내몰렸다.

대한야구협회도 최근 협회장의 기금 전용, 업무 추진비 과다 사용 등으로 도마에 올랐다. 잇단 추문이 폭로되자 상급단체인 대한체육회는 야구협회에 대해 특별 감사를 진행했고, 결국 협회장은 쫓기듯 자리를 내놓아야 했다. 사실 그동안 야구협회는 협회장의‘사조직’으로 꾸려 왔다는 소문이 파다했다. 회장을 추대하다시피 해 자리를 보존한 이들의 사리사욕과 거기서 비롯된 이전투구에 야구 꿈나무들과 학부모들의 눈에서는 피눈물이 났다. 우여곡절 끝에 김종업(71) 부회장이 회장 직무대행을 맡기로 하면서 문체부와 한국야구위원회(KBO)로부터 지원을 받아 고교야구 주말리그를 개최해 한 고비는 넘겼지만 수장의 교체만이 능사는 아니다.

수영연맹과 야구협회의 공통점은 대부분 학연과 지연, 선ㆍ후배 관계 등으로 맺어진 폐쇄적 조직에서 특정 인맥이 조직을 장악해 전횡한 결과다. 통합체육회에 따르면, 지난달 말까지 통합을 이룬 경기단체는 모두 22개로 전체의 절반 정도다. 27일까지 통합을 하지 못하는 체육단체는 통합체육회 정 가맹단체에서 빠져 임의단체로 전락하게 돼 정부 지원 등에서 불이익을 받을 수도 있다. 야구협회와 수영연맹은 이사회와 대의원 총회를 열어 문제가 된 집행부의 퇴진 등 재정비 작업을 진행할 예정이다. 기한 내 통합도 시급하지만 비리의 온상으로 전락한 이들 단체의 인적 쇄신이 무엇보다 우선시돼야 할 것이다. ‘새 술은 새 부대에 담아야 한다’는 목소리가 높다. 성환희기자 hhsung@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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