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러시아, 돌연 시리아 철군 결정… 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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러시아, 돌연 시리아 철군 결정… 왜?

입력
2016.03.15 2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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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왼쪽)이 14일 크렘린 궁에서 세르게이 쇼이구 국방장관과 시리아 내 러시아 철군에 대해 의견을 나누고 있다. 모스크바=로이터 연합뉴스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왼쪽)이 14일 크렘린 궁에서 세르게이 쇼이구 국방장관과 시리아 내 러시아 철군에 대해 의견을 나누고 있다. 모스크바=로이터 연합뉴스

유럽 난민 사태의 핵심 원인인 시리아 내전을 끝내기 위한 평화 회담이 계속되는 가운데 러시아가 시리아 파견병력을 전격 철수하기 시작했다. 시리아 평화회담 재개 직전 나온 깜짝 움직임에 서방 국가들은 러시아의 진의를 파악하기 위해 분주하다.

크렘린궁 드미트리 페스코프 대변인은 14일(현지시간) “시리아에 투입한 러시아군이 목표를 달성했다”며 “15일부터 시리아 내 주요 병력을 철수할 것”이라고 밝혔다. 다만 “시리아 내 공군 기지는 휴전 진행 상황을 지켜보기 위해 그대로 유지하기로 했다”고 덧붙였다. 이어 일부 전투기 편대가 이날 오전 시리아 흐메이밈 공군기지를 떠나 러시아로 향했다.

철군 결정 직후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은 버락 오바마 미국 대통령과 전화 통화를 하고 철수 이후 상황에 대해 논의했다. 미국 백악관도 “양국 정상이 러시아군 철수 이후의 조치에 대해 논의했다”고 확인했다. 크렘린궁은 또 “이번 결정을 시리아 바샤르 알 아사드 대통령에게 통보했고 서로 합의했다”고 밝혔다.

크렘린궁은 그러나 이번 철군 이후 시리아에 남을 잔여 병력의 규모와 철수 일정에 대해서는 언급하지 않았다. 현재 시리아 내 러시아군의 정확한 규모는 알려지지 않고 있다. 러시아는 지난해 9월부터 알 아사드 독재 정권에 대한 군사 지원을 시작, 서방 국가들과 대립각을 세워왔다.

이에 대해 미국은 러시아의 속내를 살피며 신중한 반응을 내놨다. 조시 어니스트 백악관 대변인은 “러시아 철군 결정이 평화 회담에 어떤 의미가 있을지, 변화의 동력이 될지 평가하기 어렵다”며 “러시아의 의도가 무엇인지 정확히 따져봐야 한다”고 말을 아꼈다. 시리아 반정부대표단 관계자도 “철군 결정은 긍정적이지만, 단순히 전투기 숫자만 줄이는 것인지 꼼꼼히 따져봐야 한다”고 말했다.

러시아의 갑작스러운 철군 결정에 대한 해석도 분분하다. 미국 일간 워싱턴포스트는 “6년째로 접어든 내전을 끝내기 위해 러시아가 아사드 정권을 압박하는 것”이라고 분석했다. 프랑크 발터 슈타인마이어 독일 외무장관도 성명을 내고 “가장 큰 배경이었던 러시아 군이 철수함으로써 아사드 정권은 이번 협상에서 ‘어떤 식으로든 정권 이양에 합의해야 한다’는 압박을 받게 됐다”며 “아사드 정권은 결국 과도 정부 구성에 합의하게 될 것”이라고 내다봤다. 뉴욕타임스는 “러시아는 유가 하락으로 인한 경제 침체를 겪고 있다”며 “시리아에서 들어가는 막대한 전쟁 비용을 줄이려는 푸틴 대통령의 의도가 반영된 것 같다”고 분석했다.

일각에서는 시리아 정부가 평화회담의 주도권을 잡았기 때문에 러시아군이 철수했다는 의견도 나온다. 실제로 시리아 정부 대표단은 이날 스위스 제네바 회담장에 도착한 뒤, 가장 첨예하게 대립하는 안건 중 하나인 아사드 대통령의 거취에 대해 “논의하지 않겠다”며 단호한 모습을 보인 것으로 알려졌다.

강주형기자 cubie@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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