검찰, 용산개발 비리 강제수사 착수

일감 몰아주기 특혜 비자금 의혹
최측근 손씨 집과 사무실 압수수색
許, 친박계 김경재 후보와 내일 일전
검찰 관계자들이 23일 용산 국제업무지구 개발 비리 의혹과 관련해 허준영 전 코레일 사장 측근으로 알려진 손모씨의 서울 광화문 사무실 압수수색을 마친 뒤 자료를 차에 싣고 있다. 뉴스1

‘단군 이래 최대 개발사업’으로 불렸으나 빚잔치만 남기고 파산한 용산 국제업무지구 개발 비리 의혹에 대해 검찰이 23일 관련자 압수수색에 나서는 등 강제수사에 착수, 그 배경과 파장에 관심이 쏠리고 있다. 검찰은 보수단체가 허준영(64) 전 코레일 사장을 배임 혐의 등으로 고발한 사건을 살펴보다가 비자금 조성 정황을 새롭게 포착한 것으로 알려졌다. 무려 31조원짜리 프로젝트였던 이 사업을 둘러싸고 그 동안 불거진 각종 의혹이 사실로 드러날지 주목된다.

서울중앙지검 형사1부(부장 심우정)는 이날 오전 허 전 사장의 최측근인 손모씨의 자택과 사무실 등을 압수수색했다. 검찰은 서울 여의도에 있는 손씨 사무실 등에 검사와 수사관을 보내 용산개발사업 관련 계약서와 회계장부, 컴퓨터 하드디스크 등을 확보했다. 개발사업의 실무 회사였던 용산역세권개발(AMC)에서도 관련 자료들을 임의제출 형식으로 이날 넘겨받았다.

앞서 보수단체 관계자들은 지난해 말 “코레일과 용산AMC, 롯데관광개발 등의 경영진이 용산개발 사업을 하는 과정에서 회사에 큰 손실을 끼쳤다”며 고발장을 냈다. 검찰은 지난달 11일 고발인 조사를 한 데 이어 같은 달 21일 코레일에서 관련 자료들을 임의제출받았다.

검찰은 사건을 수사하던 중, 고발장에는 없던 내용인 손씨의 비리 연루 단서를 새로 파악한 것으로 전해졌다. 허 전 사장이 재직 시절(2009~2011년), 측근인 손씨에게 일감을 몰아줬고 손씨는 사업을 수행하며 비자금을 조성한 흔적이 있다는 것이다. 애초 이 사업 주관사였던 삼성물산은 120억여원 규모의 폐기물처리 용역을 손씨가 운영하는 W사에 수의계약으로 맡겼다. W사가 규모가 영세한 데다 폐기물처리 경험이 없었는데도 용역을 맡은 데에는 허 전 사장의 입김이 작용했다고 검찰은 의심하고 있다. 검찰은 특히 2012년 19대 총선에 출마하는 등 정계 진출을 시도해 온 허 전 청장에게 손씨의 비자금이 전달됐을 가능성도 배제하지 않고 있다.

허 전 사장이 받고 있는 주된 의혹은 삼성물산이 사업에서 손을 뗀 뒤 롯데관광의 참여를 이끌어내기 위해 각종 특혜를 제공했다는 것이다. 롯데관광은 2010년 9월 삼성물산에서 용산AMC 지분 45.1%를 인수, 이 회사 최대 주주(지분율 70%)가 됐고 사업 시행사인 드림허브에서도 코레일에 이어 2대 주주(지분율 15%)가 됐다. 이후 코레일은 ▦4,000억원 유상증자 조건으로 드림허브가 개발할 빌딩을 완공 이전에 4조원대에 매입 ▦드림허브의 토지대금 2조2,000억원의 지급 시기 연기 등을 통해 결과적으로 롯데관광에 혜택을 안겨줬다. 그러나 이 사업은 부동산 경기침체와 무리한 사업 확장, 주요 주주들 간 갈등 등으로 표류하다 결국 2013년 4월 파산 선고를 받았다.

검찰이 강공에 나선 배경에 의구심도 제기되고 있다. ‘친이’(친이명박)계로 분류되는 허 전 사장은 ‘친박’(친박근혜)계인 김경재 후보와 2파전으로 치러질 한국자유총연맹 회장 선거(25일)를 불과 이틀 앞두고 있다. 경찰청장 출신의 허 전 사장은 지난해 2월 박정희정권 시절 중앙정보부 국장 출신인 이동복 전 의원을 꺾고 제15대 자유총연맹 회장에 올랐다. 연임에 도전하는 이번 선거에서도 현 정부에서 청와대 홍보특별보좌관을 지낸 김경재 후보와 맞붙는 등 친박계와 경쟁을 이어가고 있다. 대표적 보수단체인 자유총연맹은 총선에도 영향을 미칠 수 있는 단체로 꼽힌다.

김정우기자 wookim@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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