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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5를 넘어 2016으로' K-뷰티 전성시대는 계속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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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5를 넘어 2016으로' K-뷰티 전성시대는 계속된다

입력
2016.02.23 11:4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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새해에도 화장품 업계의 핵심 이슈는 ‘중국’

내수시장 확대의 축은 면세점 유통

‘넥스트차이나’ 발굴 현안으로 떠올라

미투·짝퉁 논란 극복할 ‘창조성’ 요구돼

과거와 현재는 맞닿아있다. 국내 화장품 산업에 있어 2015년과 2016년도 그렇다. 작년에 이어 올해도 핵심 변수는 중국이다. 국내 시장이 성장 정체에 놓인 상황에서 수출은 화장품 업계의 유일한 돌파구다. 그중에서도 중국은 우리나라 화장품 수출실적의 과반에 가까운 비중을 차지하는 국가다. 작년과 마찬가지로 올해도 중국발 이슈들이 대한민국 화장품 업계를 뒤흔들 것으로 보는 이유다.

지난해 국내 화장품 유통의 중추로 확고히 자리매김한 면세점이 그 기세를 이어갈지도 귀추가 주목된다. 이 또한 요우커(遊客, 중국 관광객)의 방한 규모에 달려있다는 점에서 사실상 중국 이슈에 해당한다.

이처럼 심화되는 중국 의존도를 국내 화장품 업계가 극복할 수 있을지 또한 이목이 쏠리는 대목이다. 올해는 그간 나름대로 ‘넥스트차이나’를 준비해온 화장품 기업들의 노력이 어떤 결실을 맺을지 판가름 나는 분수령이다.

지난해 화장품은 세계 전반의 경제 침체 속에서도 우리나라의 새로운 수출 동력으로 활약하며 집중 조명을 받았다. 이에 다각적인 지원을 선언한 정부가 어떤 정책을 내놓을지, 화장품법 개정을 통한 제도 개선이 이뤄질지도 초미의 관심사다.

최근 몇 년 간 화장품 시장에는 쿠션 제품 정도를 제외하면 메가 히트 아이템이 없는 상황이다. 와중에 미투 제품이 범람하고 관련한 소송이 빈번하게 벌어졌다. 새로운 해에는 이같은 폐단을 넘어 국내 화장품 업계가 특유의 참신함과 기발함을 다시 보여줘야 할 때다.

메르스 충격 딛고 수출 역군으로 우뚝

지난해 우리나라는 메르스(중동호흡기증후군)로 인해 큰 희생을 치렀다. 5월 20일 첫 확진자가 나온 이래 12월 23일 보건당국이 ‘메르스 종식’을 공식 선언하기까지 186명이 감염됐고 이 가운데 38명이 숨졌으며 격리자로 분류된 1만6천여 명은 일상생활이 불가능했다.

때 아닌 전염병 확산에 경제 또한 휘청거렸다. 화장품 산업 역시 대표적인 메르스 피해업종 가운데 하나로 몸살을 앓았다.

오랜 내수경기 침체를 방한 외국인 수요로 간신히 만회하고 있던 터였는데 갑작스런 메르스 사태에 이들의 발길이 끊긴 것이다. 한국관광공사 자료에 따르면 메르스가 급속히 확산되던 지난해 6월 한국을 찾은 외국인 관광객은 75만여 명 수준으로 전년 동월에 비해 41%나 감소했다. 그중에서도 통 큰 구매로 화장품 특수를 이끌던 중국인 방한객은 45%가 줄어들었다.

이로 인해 주요 면세점과 관광상권에 위치한 로드숍들의 매출이 격감하고 상장·등록 화장품사들의 주가는 연일 곤두박질쳤다. 메르스 확산은 7월 들어 소강 국면에 접어들었지만 일선 매장에서 시작된 화장품 업계의 충격파는 이후 판매사와 OEM·ODM, 원료, 부자재업계까지 관련 산업 전반에 두고두고 영향을 미쳤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화장품 업계는 전 세계적 ‘K-뷰티’ 열풍에서 활로를 찾았다. 불과 몇 년 전까지 화장품은 만성적인 무역역조 품목이었지만 2012년 처음으로 흑자를 기록했고 이후 지속적으로 흑자폭을 늘려왔다. 산업통상자원부 자료에 따르면 2015년 1월부터 11월까지 화장품 수출액은 22억600만 달러 규모로 전년 동기에 비해 57.4%가 늘었다. 휴대폰, 가전, 석유화학, 섬유 등 우리나라의 전통적인 수출 주력품목의 수출실적이 마이너스로 돌아선 상황에서 홀로 수출역군으로 활약한 것이다.

지난해 12월 열린 ‘52회 무역의 날’ 기념식에서 수출의 탑을 수상한 기업은 총 1,328개사로 전년의 1,481개보다 153곳이 줄었지만 화장품 기업은 사상 최대인 70여사가 수상 리스트에 이름을 올렸다.

모처럼의 활황세에 화장품 기업들은 상장 행렬을 이어갔다. 화장품 브랜드숍을 운영하는 토니모리와 잇츠스킨은 각각 지난해 7월과 12월 유가증권 시장에 상장했고 화장품 용기전문회사인 연우는 11월 코스닥 시장에 입성했다.

화장품 회사들의 성공 스토리에 고무된 이업종의 기업들은 앞다퉈 시장에 뛰어들었다. 미스터피자로 잘 알려진 MPK그룹, 배우 배용준이 최대주주로 있는 기획사 키이스트, 미국 OEM기업인 잉글우드랩의 지분 일부를 인수한 포인트아이, SPA 의류 브랜드 LAP, ‘마데카솔’로 유명한 동국제약 등 외식, 연예, IT, 패션, 제약에 이르기까지 업종의 구분 없이 숱한 기업들이 화장품 시장에 출사표를 던졌다.

이같은 화장품 열풍 덕에 식품의약품안전처에 등록된 화장품 제조·제조판매업체 수는 2012년 1,415개, 2013년 4,899개, 2014년 6,310개에서 지난해에는 8,500개 가까이까지 늘었다.

와중에 지난해 11월 국회에서는 한국산 화장품을 가장 많이 수입하는 중국과의 자유무역협정(FTA)이 비준됐다. 화장품에 있어 FTA 효과는 그리 크지 않을 것이란 게 대체적 의견. 중국 수출시 일부 품목의 관세가 내려지지만 유통 과정에서 부여되는 증치세와 소비세 등의 세금이 동반 인하되지 않는 한 상품 판매가를 내릴 여지가 크지 않기 때문이다.

더욱이 국내 화장품 기업들이 중국 시장 진출의 최대 난관으로 꼽는 요소는 관세보다 위생허가를 비롯한 비관세 장벽이라는 점에서 이를 해결하지 않고서는 FTA의 효과는 제한적일 수밖에 없다.

한편 지난해에는 이같은 중국 정부의 비관세 장벽을 우회하기 위한 시도가 다각적으로 이뤄졌다. 비합법적 경로인 보따리상 무역도 거의 봉쇄된 상황에서 중국 소비자들이 국내 인터넷 쇼핑몰에서 상품을 구입하는 방식인 역(易)직구몰이 대거 탄생한 것이다. 국내 쇼핑몰들은 물론 중국 내 유명 쇼핑몰인 알리바바와 쥐메이, VIP, 진동닷컴 등이 잇따라 한국관 개설에 나서면서 국내 화장품 기업들은 판매망을 넓힐 수 있었다.

수출 효자 품목이지만 세계 도처의 글로벌 기업들과의 경쟁이 만만치 않은 화장품 산업에 지원이 필요하다는 목소리도 잇따랐다. 보건복지부는 ‘화장품산업 지원 및 육성에 관한 법률’을 제정하겠다고 나섰고 화장품 품목 확대, 기능성 화장품 지정 확대 등의 내용을 담은 화장품법 개정 논의도 활발히 이뤄졌다. 다만 이같은 논의에 구체적인 결실은 없는 상황에서 2015년이 저물었다.

기회와 위협의 요인 공존하는 중국

중국은 지난 몇 년 간 그리고 앞으로도 오랜 기간 우리나라 화장품 산업에서 절대적 위상을 가질 것으로 보인다. 정체된 국내 시장의 대안으로서 중국이 차지하는 비중은 갈수록 커지고 있다.

2015년 우리나라의 화장품 수출실적은 전년보다 50% 이상 증가해 29억만 달러를 돌파했고 중국 비중은 45%를 넘어선 것으로 추정되고 있다. 여기에 두 번째로 규모가 큰 수출 대상국인 홍콩을 비롯한 중화권 국가 수출 물량까지 더하면 그 비중은 과반을 훌쩍 넘어선다. 이제 중국을 빼놓고는 국내 화장품 산업은 성장은커녕 지탱도 장담하기 어려운 상황이 된 것이다.

다행스러운 점은 중국 내에서 한국산 화장품의 인기가 여전히 위력적이란 사실이다. 중국의 국가별 화장품 수입 규모에서 한국은 지난해 화장품 산업 선발주자인 미국과 일본을 따돌리고 2위로 올라섰다. 1위 프랑스와의 격차도 크지 않다. 한류 열풍이 건재하고 국내 화장품 기업들의 현지화가 빠르게 진척되고 있는 만큼 그 인기는 당분간 지속될 것이란 분석이다.

반면 중국 당국의 강력한 화장품 수입 인허가 절차가 오히려 강화될 조짐을 보이는 데다 늘 유동성이 크다는 점, 로컬 화장품 기업들의 경쟁력이 급속히 향상되고 있다는 사실은 위협 요인으로 평가된다.

올해는 면세점이 화장품 유통의 중추로서 보다 확고히 자리매김할 것으로 예측된다. 문화체육관광부는 올해 외국인 관광객 유치 목표를 2015년보다 20% 가량 증가한 1,650만 명으로 제시했다. 지난해에도 메르스(중동호흡기증후군) 사태가 벌어진 6월과 7,8월을 제외하면 관광객 수가 매월 전년 동기 대비 6~9%의 성장세를 기록했다는 게 근거다.

더욱이 올해는 서울 시내에 신규 면세점 3곳이 본격적으로 영업을 시작한다. 메르스 사태와 같은 대형 악재가 다시없을 것이란 전제 하에 관광객 수와 점포수가 느는 만큼 면세점 유통 매출이, 또 주력 품목인 화장품 매출의 신장이 확실시 되는 셈이다.

이에 힘입은 화장품 기업들의 상장 러시도 여전할 전망이다. 오랜 기간 상장을 준비해 온 화장품 브랜드숍 네이처리퍼블릭을 필두로 클레어스코리아, SD생명공학, 엘앤피코스메틱, 카버코리아 등 중국 수혜주들의 연내 상장도 가능할 것으로 여겨진다. 코스메카코리아, 지디케이, 이미인을 비롯한 OEM·ODM회사들과 삼화플라스틱과 같은 부자재 회사들도 일부 유력 상장주자로 거론되고 있다.

정부의 화장품 산업 육성책도 윤곽을 드러내고 있다. 산업통상자원부는 화장품을 패션·의류, 생활·유아용품, 농수산물, 의약품 등과 함께 유망 소비재로 분류하고 신(新)수출 동력으로 육성하겠다고 밝혔다. 특히 화장품에 대해서는 전문인력을 양성하기 위한 전문학과 개설을 지원한다는 계획이다. 또 품목별, 기업유형별 맞춤형 지원 방안을 담은 ‘소비재 산업 육성 종합대책’을 오는 3월까지 내놓기로 했다.

문화체육관광부는 콘서트나 패션·미용·뷰티·문화체험 등 한류컨텐츠와 연계해 방한하는 중국인에 한해 비자 발급을 완화해주는 방안을 추진키로 했다. 또 한국상품 역직구몰인 ‘K-Mall 24’에 우수문화상품·한류 상품을 입점시키고 재외문화원과 코리아센터, 중국 플래그십스토어 등을 활용해 마케팅 거점을 제공할 계획이다.

김도현 뷰티한국 기자 kbeauty7243@beautyhankook.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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