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기ㆍ폭행으로 고소 당해

‘무기 로비스트’ 린다 김씨가 5,000여만원을 빌려 썼다가 갚지 않고 폭행한 혐의로 지난달 피소됐다. 사진은 지난해 12월 린다 김씨가 작성한 차용증. 고소인 정모씨 제공

김영삼 정부 시절 군 무기 도입사업에 관여했다가 불법 로비 의혹에 휩싸였던 ‘무기 로비스트’ 린다 김(본명 김귀옥ㆍ63)씨가 빌린 돈을 갚지 않고 채권자에게 폭행과 폭언을 휘둘렀다는 고소장이 접수돼 경찰이 수사에 나섰다.

17일 인천지검과 인천 중부경찰서에 따르면 정모(32)씨는 지난달 8일 “린다 김씨가 5,000만원을 빌려가 주지 않고 돈을 갚으라고 요구하자 뺨을 때리고 폭언을 했다”며 검찰에 고소장을 제출했다. 정씨는 린다 김씨가 작성한 차용증도 증거로 냈다.

사건을 이첩 받은 경찰은 이날 정씨를 고소인 신분으로 조사했다. 정씨는 조사에서 “린다 김씨에게 받지 못한 돈은 모두 5,200만원이며 폭행과 폭언도 당했다”면서 “돈을 빌려줄 때 선이자를 뗐다는 소문은 사실이 아니다”라고 진술했다. 정씨는 린다 김씨에게 추가로 200만원을 더 빌려줬던 것으로 조사됐다.

정씨는 관광 가이드 일을 하며 알게 된 김모(58ㆍ여)씨를 통해 린다 김씨를 소개 받은 것으로 전해졌다.

정씨는 “아는 언니(린다 김)가 5,000만원을 이틀만 빌려주면 이자로 500만원을 주겠다고 한다”는 김씨의 말을 듣고 지난해 12월 15일 인천 영종도의 한 카지노 호텔에서 린다 김씨를 만나 돈을 빌려준 것으로 알려졌다. 린다 김씨는 당시 이틀 뒤인 같은 17일 오후 1시까지 돈을 갚겠다며 차용증을 쓰고 지장도 찍었다.

같은 달 16일 1차례 더 돈을 빌려달라는 린다 김씨의 요구를 거절한 정씨는 다음날 돈을 받기 위해 린다 김씨를 찾아갔으나 “못 주겠다”고 거절 당한 뒤 뺨까지 맞았다고 주장했다.

정씨는 곧장 112에 신고했으나 “언니가 돈을 돌려주겠다고 한다”는 김씨의 말을 듣고 출동한 경찰관을 돌려 보냈다. 하지만 이후 린다 김씨가 태도가 돌변해 호텔 방에서 무릎을 꿇으라고 요구해 무릎까지 꿇어야 했다고 정씨는 주장했다. 린다 김씨는 정씨에게 “며칠 안에 돈을 갚겠다”고 했으나 최근까지 정씨 연락을 피하면서 돈을 돌려주지 않았다.

경찰은 린다 김씨를 피고소인 신분으로 불러 조사할 예정이다. 경찰 관계자는 “린다 김씨가 23일 이후 출석하겠다는 의사를 밝혀 날짜를 조율 중”이라며 “린다 김씨가 정씨와 합의를 시도하고 있는 것으로 알고 있다”고 말했다.

한국일보는 이날 린다 김씨의 입장을 듣기 위해 여러 차례 전화통화를 시도했으나 연결되지 않았다. 그는 돈을 빌린 사실은 인정하면서도 일부 폭행 사실 등은 부인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린다 김씨는 1995~1997년 군 관계자들로부터 2급 군사기밀을 빼내고, 군 통신감청 정찰기 도입 사업인 백두사업 관련 군 관계자에게 뇌물을 준 혐의(군사기밀보호법 위반)로 기소돼 1심에서 법정 구속됐으나 항소심에서 집행유예를 선고 받고 풀려났다.

이환직기자 slamhj@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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