中 언론 “대가 준비해야” 경고 불구
전문가들 “국제무역 질서 흔들어
직접 경제 보복 가능성은 낮아”
中 자본시장 진출 제동 등 수단 많아
“한국 관광에 부정적 액션만 취해도
우리에겐 커다란 타격” 우려도
지난 7일 국방부는 한국과 미국은 북한의 장거리 미사일 발사를 계기로 주한미군 사드 배치를 공식 협의하기로 했다고 밝혔다. 연합뉴스

한미 양국의 고고도미사일방어체계(THAADㆍ사드) 한반도 배치 움직임에 중국이 거세게 반발하면서, 한국에 대한 중국의 경제적 보복으로 이어질 수 있다는 우려가 고개를 들고 있다. 일단 가능성은 높지 않다는 게 전문가들의 대체적 분석이지만, 우리 경제의 높은 중국 의존도를 감안할 때 미세한 조치만으로도 큰 타격을 입을 수 있는 상황이다.

무엇보다 중국의 보복 조치를 암시하는 주장이 중국 언론 등을 통해 흘러나오는 게 심상치 않다. 그간 정부를 대변해 온 중국 공산당 기관지 인민일보의 자매지 환구시보(環球時報)는 지난달 27일 북한 4차 핵실험으로 사드 배치 문제가 수면 위로 떠오르자 곧장 사설을 통해 “한국은 이로 인해 발생하는 대가를 치를 준비를 해야만 할 것”이라고 경고했다. ‘대가’가 무엇인지 구체적으로 언급하지는 않았지만, 사드 배치가 현실화할 경우 경제적 대응 조치를 취할 수 있다는 경고 메시지로 해석될 수 있다.

실제 과거 중국의 경제 보복 조치는 여러 건 있었다. 2000년 한국 정부가 농가 보호를 이유로 중국산 냉동 및 초산 마늘의 관세율을 10배 이상 올리면서 빚어진 ‘마늘 파동’이 대표적이다. 중국은 즉각 휴대폰과 폴리에틸렌 수입 전면 금지로 맞불을 놓았다. 2010년에는 중국 정부로부터 반체제 운동가로 낙인 찍힌 류샤오보(劉曉波)에게 노벨 평화상이 주어지자 노벨위원회가 있는 노르웨이의 연어 수입을 중단했으며, 2012년에도 센카쿠(중국명 댜오위다오) 열도 영유권 분쟁의 상대국인 일본에 희토류 수출을 중단하는 조치를 취하기도 했다.

아직까지는 중국이 사드 때문에 한국이 직접적인 경제 보복에 나설 가능성은 높지 않다는 게 전문가들의 대체적인 견해다. 윤덕룡 대외경제정책연구원 선임연구위원은 “한반도 내 안보문제인 사드 배치는 한국에 경제 보복 조치를 가할 명분이 되기에 부족하다”며 “세계무역기구(WTO) 협정 위반은 물론 기존의 국제 무역질서를 흔들게 되는 조치”라고 지적했다. 이지용 국립외교원 교수 역시 “외교·안보 문제를 가지고 중국이 자국의 피해까지 감수해가면서 경제적으로 대응하는 무리수를 두기는 어려울 것”이라고 말했다.

하지만 수입중단 같은 노골적인 보복이 아니라도 경제적으로 한국을 압박할 수단은 상당히 많다. 당장 우리나라의 외환 안전판이라고 할 수 있는 한ㆍ중 통화스와프를 중단할 수도 있고, 위안화 외평채(외국환평형기금채권) 발행이나 중국 내 위안화 직거래 시장 개설 등 우리나라의 중국 자본시장 진출 움직임에 제동을 걸 수도 있다. 중국이 주도하고 있는 아시아인프라투자은행(AIIB) 내에서의 불이익도 예상할 수 있다. 김흥규 중국정책연구소 소장은 “안전성 문제 등을 이유로 WTO 조항에 포함되지 않은 제품의 수입 중단을 선언할 수 있고, 국영으로 운영되는 관광회사에 한국 관광에 대한 부정적인 액션만 취해도 우리에겐 큰 타격”이라고 말했다.

정부는 “현재까지 사드와 관련해 경제 보복 등 중국의 대응 조치가 감지된 바는 없다”는 입장이다. 유일호 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 역시 10일 “기본적으로 경제문제는 서로 어려운 관계에 놓여있다고 해도 그 나름대로 돌아가는 방식이 있다”며 중국의 경제 보복 조치 가능성에 선을 그었다. 세종=남상욱기자 thoth@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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