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998년 1월의 한국일보에 실린 시입니다. 시인의 신춘문예 등단작이지요. 연탄이 떨어져 냉골인 방에서 한 시인지망생 청년이 벽돌집을 올리듯 원고지의 칸칸을 메우고 있습니다. 고백도 하기 전에 첫사랑 소녀는 이사 가버리고, 붉은 벽돌을 아무리 쌓아도 위대한 문학의 일가를 이루는 건 요원하네요. 그렇지만 세상에서 제일 단단하고 빛나는 집 한 채를 꿈꾸던 첫날, 그 설레던 첫 마음은 세월이 지나도 여전히 남아있습니다. 우리는 그 첫날의 기억으로 무언가 다시 쌓고 쓰고 사랑하는 것이겠지요.

꿈들은 가슴속 노을 한 채처럼 손에 잡히지도 않지만 결코 지워지지도 않습니다. 벌써 1월이 다 가버렸어요. 새해 첫날의 크고 작은 결심들은 힘없이 깨지기도 했지만, 그래도 우리는 하염없이 날아가고 있습니다. 지난해와는 다른 새롭고 아름다운 2월을 향해.

시인ㆍ한국상담대학원대학 교수

인기 기사

web_cdn 저작권자 © 한국일보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오피니언 최신기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