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대협 '수요 시위' 24주년

1991년 위안부 실상 세상에 알린
故 김학순 할머니 석고상 첫 선
“소녀상 언제나 그 자리에 있을 것”
시민 등 1500여명, 한일 합의 비판
해외 12개국서도 집회ㆍ시위 이어져
수요시위 24주년을 맞은 6일 서울 종로구 옛 주한일본대사관 앞에서 한 어린이가 평화의 소녀상 옆에 새로 설치된 고 김학순 할머니의 석고상을 만지고 있다. 김 할머니는 1991년 위안부 문제를 처음 세상에 알린 분이다. 서재훈기자 spring@hankookilbo.com

일본군 위안부 범죄에 대한 공식 사죄와 법적 배상을 요구하며 열어온 한국정신대문제대책협의회(정대협)의 ‘수요시위’가 6일로 24주년을 맞았다.

이날 낮 12시 제1,212차 수요시위가 열린 서울 중학동 옛 주한일본대사관 앞. 영하의 날씨를 맞아 목도리와 털모자를 걸치고 일본대사관을 응시하고 있는 ‘평화의 소녀상’ 옆에 하늘색 목도리와 털귀마개를 한 고 김학순 할머니의 석고상이 나란히 놓여졌다. 김 할머니는 1991년 8월 14일 처음으로 일본군 위안부의 실상을 세상에 알린 분이다. 김 할머니 석고상은 평화의 소녀상을 제작한 김운성ㆍ김서경 작가가 수요시위 24주년을 기념해 시민의 지원으로 만들어 이날 첫 선을 보였다.

이날 집회에는 더불어민주당 추미애 의원, 정의당 심상정 의원 등 야당 국회의원과 수도권 지방자치단체장, 시민사회단체, 대학생ㆍ시민 등 1,500여명(주최측 추산)이 참석해 지난해 말 정부가 타결한 한일 위안부 협상을 비판했다. 위안부 피해자 이용수(88) 할머니는 “학생들이 이 추운데 맨땅에 앉아서 고생하는 것을 보니 학생들과 후손들에게 책임을 떠넘기지 않기 위해 반드시 (위안부 문제를) 해결해야겠다”고 다짐했다. 1992년 1월 미야자와 기이치(宮澤喜一) 당시 일 총리 방한을 계기로 수요시위가 시작됐을 때 64세였던 이 할머니는 이날 먼저 떠나간 김 할머니의 석고상을 아련하게 바라봤다.

윤미향 정대협 상임대표는 “1992년부터 위안부 피해자들이 입을 열어 유엔과 전세계를 돌며 증언에 나섰을 때 정부는 일본이 불편할까 봐 침묵하기만 했다”며 “(지금까지 이룬 성과는) 모두 피해자들이 만든 국제 외교였다”고 말했다. 이번 한일 협상을 계기로 22개 시민사회단체와 함께 ‘평화비(평화의 소녀상) 전국연대’를 구성한 정대협은 “평화비는 시민의 바람과 의지가 담긴 공공의 재산이며 국제사회가 함께 공유하는 평화운동의 상징물”이라며 “평화비는 언제나 그 자리에 있을 것”이라고 소녀상 철거 시도에 대한 반대입장을 분명히 했다.

경북 영천의 사회참여 동아리 소속 김시찬(17)군은 “오전 5시 일어나 상경해 춥고 피곤하지만 이런 뜻 깊은 자리에 참여해서 힘을 모으는 건 국민의 한 사람으로서 당연한 행동”이라고 소감을 밝혔다. 윤민수(62)씨 역시 “평소 수요시위에 참여한 적이 없지만 지난달 28일 정부 발표를 보고 화가 나서 나왔다”며 “앞으로도 관심을 가지고 지켜보겠다”고 말했다.

이날 수요시위는 서울뿐 아니라 대구, 부산 등 전국 15개 지역의 소녀상 앞 또는 도심에서 동시다발적으로 집회나 기자회견 형식으로 열렸다. 또 미국 로스앤젤레스 북쪽 글렌데일시 도서관에 있는 평화의 소녀상 앞에서 촛불 추모제가 열리는 등 12개국 26개 지역에서도 집회와 1인 시위 등이 진행됐다고 정대협 측은 밝혔다.

안아람기자 oneshot@hankookilbo.com

김경준기자 fred@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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