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위안부 법적 책임엔 평행선... ‘아베의 사죄’가 돌파구 될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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위안부 법적 책임엔 평행선... ‘아베의 사죄’가 돌파구 될까

입력
2015.12.25 2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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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일 정상 협의 가속화 표명 불구, 28일 한일 외교장관회담서 상징적 합의에 그칠 듯

이상덕 외교부 동북아국장이 지난 15일 도쿄 외무성에서 열린 한일 위안부 국장급협의를 마치고 나오며 취재진의 질문에 답하고 있다. 도쿄=연합뉴스
이상덕 외교부 동북아국장이 지난 15일 도쿄 외무성에서 열린 한일 위안부 국장급협의를 마치고 나오며 취재진의 질문에 답하고 있다. 도쿄=연합뉴스

한일 양국이 28일 서울에서 외교장관회담을 갖고 위안부 해법 도출을 위한 올해 마지막 담판을 벌일 예정이지만 전망은 여전히 불투명하다. 지난달 2일 정상회담, 이달 15일 국장급협의에 이어 가용한 모든 외교채널을 동원해 속도를 내고 있다는 점에서 기대가 큰 반면 입장 차를 좁히기에는 아직 넘어야 할 산이 많기 때문이다. 이에 한일 국교정상화 50주년인 올해 상징적인 차원에서 성과를 낸 뒤 해묵은 쟁점들은 내년 이후 후속논의를 통해 접점을 찾아나가는 단계적ㆍ현실적 접근에 무게가 실리고 있다.

법적 책임이 관건, 풀리지 않는 실타래

외교부는 기시다 후미오(岸田文雄) 일본 외무상이 28일 방한해 윤병세 외교부 장관과 회담을 갖는다고 25일 발표했다. 한일 양국은 외교장관 회담에 앞서 27일 위안부 문제 협의를 위한 국장급 협의도 개최한다.

회담에서는 강제동원에 따른 법적 책임 문제가 집중 논의될 것으로 보인다. 강제동원의 불법성과 그로 인한 책임에 대해 한일 양국이 어떤 식으로 짚고 넘어가느냐에 따라 다음 수순인 피해자에 대한 물적 배상이나 금전적 지원 문제가 자연스럽게 해결되는 구조이기 때문이다.

이런 점에서 정부는 위안부 백서 발간까지 추진하며 일본을 압박하고 있다. 풍부한 사료와 당사자 증언을 토대로 강제동원의 불법성을 입증한다는 전략이다. 연구용역 포함 4억6,000만원을 들인 백서 발간 작업이 내년 초 마무리되면 전세계에 배포할 계획도 갖고 있다. 위안부 할머니들이 아베 신조 총리 등 정치인과 전범기업을 상대로 지난 7월 미국 샌프란시스코 연방법원에 2,000만 달러의 손해배상 소송을 제기한 것도 일본의 법적 책임을 국제사회에서 인정받으려는 자구책으로 볼 수 있다.

하지만 일본은 줄곧 법적 책임을 부인하며 알레르기 반응을 보이고 있다. 자칫 아베 정권의 정통성을 무너뜨릴 수 있는 민감한 사안인 탓이다. 오히려 1965년 한일 청구권협정으로 배상문제가 끝났다며 역공을 펴고 있다. 최근 청구권협정이 개인의 재산권 침해라는 헌법소원에 대해 우리 헌법재판소가 각하 결정을 내리면서 일본은 더욱 기세 등등한 모습이다.

총리 사죄와 피해배상 방식 둘러싼 꼼수

이처럼 법적 책임을 둘러싼 평행선이 계속되면서 일본측이 대신 어떤 식으로 사죄의 뜻을 표명할지가 관심사로 부각했다. 우리측은 아베 총리의 공개적인 사죄를 요구하고 있다. 그 정도면 법적 책임을 갈음할 수 있다는 판단이다. 2007년 미 하원이 채택한 위안부 결의안도 일본 총리가 전세계를 상대로 공식 사죄하도록 촉구하고 있다.

반면 일측은 위안부 할머니들에게 총리의 편지를 보내는 ‘비공개’방식을 고집하고 있다. 주한 일본대사가 할머니들을 직접 찾아가는 방안도 거론됐다. 법적 책임의 소지를 최대한 차단하면서 자신들이 성의를 다하고 있다며 대외적으로 생색을 내기 위해서다.

정부는 일본이 최근 부쩍 자국 언론을 통해 흘리고 있는 정부기금 조성에 대해서도 탐탁지 않은 기색이다. 피해배상을 하되 간접적 방식에 그쳐 법적 책임을 회피하고 협상의 주도권을 쥐려는 꼼수라는 것이다. 일본이 1995년 만든 민간 주도의 아시아여성기금을 우리측이 매몰차게 거절한 전례도 있다. 사정이 이런데도 일본은 반대급부로 위안부 소녀상을 철거하라며 압박하고 있다.

때문에 한일 외교장관 세모(歲暮)회담을 통해서도 돌파구가 마련되기는 어려운 판국이다. 양기호 성공회대 일본학과 교수는 “이번 회담에서는 위안부 협의를 가속화하자는 지난달 한일정상회담 합의에 맞춰 양측이 명분을 쌓는데 치중할 것”이라며 “일본은 정부기금으로 피해자를 지원하고 유감 표명에 그치려는 반면 우리는 법적 책임을 인정하라고 요구하고 있어 서로가 수용하기 힘든 상황”이라고 말했다.

김광수기자 rollings@hankookilbo.com

강윤주기자 kkang@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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