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은경의 반려동물이야기]

8년간 안내견으로 활동하다 이제는 반려견으로 살아가고 있는 미담이

지난 23일 현역으로 활동중인 안내견을 비롯해 공부중인 안내견, 은퇴한 안내견과 이들과 함께하는 사람들 100여명이 한 자리에 모였습니다. 안내견 학교가 아니고서야 서울 시내 한복판에서 안내견과 관련이 있는 대형견들과 사람들을 한 번에 볼 수 있는 건 흔한 일은 아니지요. 크리스마스와 연말을 앞두고 올 한해 안내견 파트너로 선정된 시각장애인들에게 안내견을 분양한 것을 기념하고, 안내견이라는 공통점을 가진 이들이 교류하기 위한 시간이었습니다.

주인공이 안내견이다 보니 행사장 곳곳에 활동중이거나 공부중이거나 이제는 은퇴한 래브라도 리트리버들을 볼 수 있었습니다. 아직 공부중인 후보견들은 다소 지겨웠는지 낑낑 소리를 내다가도 퍼피워커(안내견이 될 강아지를 1년간 자신의 집에서 돌보는 자원봉사자)의 손길에 이내 다시 자리를 잡는 모습이 사뭇 의젓해 보였습니다.

서울 중구 삼성화재 본사에서 열린 2015 안내견 기증식에서 안내견 파트너들과 자원봉사자, 안내견훈련사 등이 환하게 웃고 있다. 삼성화재 안내견 학교 제공

먼저 올해 메르스(중동호흡기증후군) 여파로 상반기에 열리지 못해 1년간 분양한 안내견 8마리에 대한 기증식이 열렸습니다. 음악가 이민석(28)씨와 시각장애교사 김경민(28)씨 등 모두 8명에게 안내견이 분양되었는데, 대만인 후앙칭주에게 분양된 까만 안내견 탐라를 제외한 7마리가 성탄절을 앞두고 루돌프, 산타 머리띠를 한 깜찍한 모습도 볼 수 있었어요.

지난 8년간 김경민씨의 안내견으로 활동하다 은퇴한 미담이도 이날 입양자 최선경씨와 자리를 빛냈습니다. 오랜만에 김씨를 본 미담이는 엄청 반가워했고요, 또 공부중인 초자 안내견 후보견들과도 인사를 나누며 즐거운 시간을 보냈어요.

또 퍼피워커들과 안내견 파트너들이 각자 안내견과의 사연과 소감을 전했습니다. 안내견 지오의 퍼피워커는 “지오가 말썽을 많이 부려 안내견이 될 수 있을까 걱정을 했는데 당당히 안내견이 되서 뿌듯하다”고 말해 참가자들의 웃음을 자아냈고요 또 다른 자원봉사자도 “안내견은 디지털 시대에 여전히 변하지 않는 따뜻한 아날로그인 것 같다”고 말해 공감을 자아내기도 했습니다. 이들은 “안내견 하면 불쌍하다고 여기지만 최고의 행복한 견생을 살고 있다고 봐도 된다”고 한 목소리를 냈습니다.

안내견이 되기 위한 훈련을 받고 있는 새맘이

미담이와 헤어지고 안내견 태양이를 분양받은 김경민씨는 “미담이가 은퇴한 다음에 힘들었지만 애교가 많은 태양이가 와서 다시 가족들이 활기를 찾았다”며 “태양이가 사랑을 많이 받은 것 같다. 자원봉사자들이 준 사랑을 태양이에게 주겠다”며 퍼피워커들에 대한 고마운 마음을 전했습니다.

현재까지 기증된 안내견은 총 182마리, 이 가운데 61마리가 활동 중입니다. 예전보단 안내견에 대해 많이 알려져 있다고 하지만 여전히 버스나 식당에서 안내견 출입을 거부하는 일도 있다고 하네요. 지금 열심히 활동중인 안내견들, 또 안내견이 되기 위해 공부중인 후보견들, 이제는 은퇴해 반려견으로 살아가고 있는 은퇴견들 모두 행복하게 살아가기를 응원합니다.

고은경기자 scoopkoh@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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