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9일 오후 서울 광화문광장에서 열린 제3차민중총궐기 노동개악 저지 백남기 농민 쾌유 기원 '소요 문화제'에서 무당 옷을 입은 참가자들이 광화문 거리를 행진하고 있다. 연합뉴스

“교과서 국정화 안 된다고 전해라” “노력하면 온 우주가 변한다”

3차 민중총궐기 대회가 열린 19일 오후 5시 서울 광화문 광장. 색동 무늬의 한복을 입은 여성 4명이 거리를 뛰어다니며 춤을 추고 탬버린을 흔들었다. 민중총궐기 문화제에 참여한 예술가들이 대통령과 정권을 풍자하기 위해 무당 옷차림을 하고 굿 퍼포먼스를 벌인 것이다. 빨간 한복을 차려 입은 박모(29)씨는 “대통령이 ‘우주의 기운’을 말한 데 착안해 무당 컨셉을 잡았다”며 “우주의 기운을 받아 국정 교과서와 노동법 개정 추진 중지를 기원한다”고 말했다.

경찰이 집회를 불허해 문화제 형식으로 진행된 3차 민중총궐기대회에는 이색 참가자들이 대거 참여해 눈길을 끌었다. 미대에 합격했다는 이서영(18)씨는 광화문광장 한켠에 간이 의자 두개와 돗자리를 마련하고 시민들의 얼굴에 페이스페인팅을 했다. 시민들은 농민 백남기 씨의 쾌유를 기원하는 의미로 얼굴에 벼 그림을 부탁하거나, 세월호 참사를 기리는 의미로 4ㆍ16 글자를 써 달라고 했다. 이씨는 “문화제라는 특성을 살려서 오락거리를 제공해야겠다는 생각을 했다’며 “내가 가진 재능을 사람들에게 나눠주는 데 뿌듯함을 느낀다”고 말했다.

이날 집회에는 고릴라 가면을 쓰거나, 빨간색 마녀 모자를 쓴 참가자도 눈길을 끌었다. 소요(소란스럽고 요란한) 문화제라는 이름답게 참가자들은 부부젤라와 호루라기를 불고 심지어 냄비 뚜껑을 두들기며 소란스러운 분위기를 연출했다.

19일 오후 서울 종로구 광화문광장에서 열린 3차민중총궐기 노동개악 저지 백남기 농민 쾌유 기원 소요 문화제 참가자가 원숭이 가면을 쓰고 구호를 외치고 있다. 뉴시스

일반 시민들은 문화제 형식으로 진행돼 부담이 없었다고 말했다. 문화제로 데이트를 나왔다는 회사원 성모(36)씨 커플은 “농민 백남기씨가 위독하다는 말을 듣고 늘 관심이 있었다”며 “그 동안 시간이 안 됐는데 마침 오늘 광화문 광장에 나오니 문화제를 하고 있어 손피켓을 받아 참가했다”고 말했다. 대전에서 혼자 올라왔다는 고등학교 2학년 김모(17)군은 “뉴스로 민중총궐기 집회를 보고 무슨 일이 벌어지는 지 궁금해 확인하러 왔다”며 “1차 집회처럼 과격했다면 부모님이 허락 안 해주셨을 것”이라고 말했다.

대학생 아들과 함께 참가한 김민주(48)씨는 “삶은 어려운데 세금은 매번 오르는 걸 보며 이유를 혼자 공부하다 정치문제라는 걸 깨달아 집회에 자주 나오고 있다”며 “2차 총궐기에도 참가하고 3차도 왔는데, 오늘이 훨씬 활기차고 사람들 표정도 밝은 것 같다”고 웃었다. 이날 문화제는 일부 참가자들이 간혹 정치 구호를 외치기도 했지만, 경찰 출동이나 과격한 구호 없이 평화롭게 마무리됐다.

정지용기자 cdragon25@hankookilbo.com

신혜정기자 arete@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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