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주류 문병호,유성엽,황주홍 탈당

“야권 분열 책임 남에게만 묻나”

김한길 때맞춰 문대료 정면 겨냥

“동반 탈당 염두 둔 최후경고” 해석

새정치민주연합 김한길 공동대표와 안철수 공동대표가 지난해 3월 26일 서울 송파구 올림픽홀에서 열린 창당대회에서 공동대표로 선출된 후 당원들에게 인사를 하고 있다. 한국일보 자료사진

문병호ㆍ유성엽ㆍ황주홍 의원이 17일 안철수 의원을 따라 새정치민주연합을 탈당함에 따라 탈당 도미노의 속도와 규모에 정치권 전체의 이목이 집중돼 있다. 세 의원은 이날 “연말 전후로 교섭단체를 구성할 수 있다”고 장담했지만 당장 새정치연합 내부 움직임은 크지 않다. 하지만 안 의원과 함께 새정치연합의 문을 열었던 김한길 의원의 행보가 심상치 않다. 김 의원은 이날 또다시 문재인 대표를 향해 안 의원 탈당으로 인한 야권분열의 책임을 촉구해 ‘김한길 계파’의 동반 탈당을 예고했다는 관측을 낳았다.

“먼저 거울을 보라” 김한길 문재인 겨냥

김 의원은 이날 페이스북에 “바람이 찹니다. 세월도 춥습니다. 문재인 대표의 표정과 말씀이 무섭습니다. 이 단호함과 엄격함은, 먼저 거울을 보면서부터 적용돼야 마땅하지 않겠습니까”라는 글을 올렸다. 그는 “문 대표는 더 엄하게 책임을 묻겠다고 합니다. 야권의 분열상에 대 모든 책임을 남들에게만 묻는다면 세상에 참으로 민망할 일이 되지 않겠습니까”라면서 사실상 문 대표에게 최후의 경고를 날렸다. 김 의원은 이어 자신이 지난해 7·30 재보선 참패 후 대표직에서 사퇴할 때 “모든 책임을 지고 물러납니다. 죄송합니다”라는 한 마디만 했다고 소개한 뒤 “‘나를 흔들어대는 사람들 때문에 못해먹겠습니다’라고는 하지 않았다”고 문 대표를 재차 겨냥했다. 그러면서 “당 대표는 자신과 생각이 다를지라도 당의 모든 국회의원과 당원의 대표이기 때문이다. 추운 날들을 벗어날 즈음에 받아들 성적표가 걱정”이라고 말했다.

앞서 비주류 3인방은 국회 정론관에서 기자회견을 갖고 탈당을 선언했다. 이들은 “당의 변화와 혁신, 총선승리와 정권교체가 불가능하다는 걸 알면서도 당에 남는 건 무책임한 것이자 국민과 역사에 죄를 짓는 것”이라며 “새정치연합 문재인 대표는 거듭되는 선거 참패에도 불구, 아집과 계파패권에 눈이 어두워 승리의 길을 외면하고 있다”고 비판했다. 그러면서 “주말까지 기다리면 추가 (탈당자가) 나올 수 있고, 연말 전후로 20명의 교섭단체 구성이 무난할 것"이라고 말했다.

안풍(安風)의 규모와 강도는 김한길에 달렸다

김 의원이 새정치연합 의원들의 동반 탈당에 맞춰 입장을 낸 것을 야권은 심상치 않은 분위기로 읽고 있다. 김 의원은 안 의원을 설득해 새정치연합을 탄생시킨 장본인이자 당내 비주류 진영에서 막대한 영향력을 행사하는 인물이기 때문이다.

이날 동반 탈당을 선언한 3인방도 추가 탈당 인사로 김 의원을 먼저 꼽았다. 문 의원은 “워낙 비주류 진영에서 비중이 높은 분이기 때문에 쉽게 결정하진 않겠지만 결국은 현재의 친노 운동권이 주도하는 새정치연합에 남아있지는 않을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며 “김 의원은 안 의원에게 빚이 있지 않느냐”고 말했다. 비주류 측 한 의원은 “그 동안 정중동하던 김 의원이 문 대표를 정면 비판하면서 움직이기 시작했다고 볼 수 있다”며 “문 대표와 주류 측에서 상황이 좀 나아졌다고 비주류를 옥죄려다 보면 김 의원에게 힘이 더 실릴 수 있다”고 내다봤다.

새정치연합에서는 호남 지역구 출신 의원 1,2명이 추가로 동반 탈당 한 뒤 김한길계가 계파 차원에서 움직일 수 있다고 보고 있다. 하지만 문 대표 측 핵심 당직자는 “안 의원이 그렇듯 김 의원도 스스로 대표 시절 만든 당을 떠난다면 국민과 당원들에게 설득력을 얻기 쉽지 않을 것”이라며 부정적 입장을 내비쳤다.

박상준기자 buttonpr@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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