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해 여성 취업자 수, 남성 첫 추월
취업률은 남성 앞서지만 격차 줄어
공학 등 취업 연결 전공도 다양해져
“통계 함정 우려… 일자리 질 따져봐야”
지난 2월 가운과 사각모를 쓴 한 졸업생이 축하 꽃다발을 든 채 취업정보 안내판을 유심히 살펴 보고 있는 모습. 신상순 선임기자 ssshin@hk.co.kr
여성취업률이 높은 전공 현황 (단위:명)

<자료:교육부>

*졸업자 100명 이상인 전공대상

전문직 시험에서 여성 합격자가 남성 합격자를 웃도는 ‘여초 현상’이 고용시장으로 확대되고 있다. 대졸 여성 취업자 수가 사상 처음으로 남성 취업자 수를 앞질렀다.

교육부가 16일 발표한 ‘2014년 고등교육기관 졸업자 취업통계’에 따르면 지난해 전체 대졸 취업자 32만7,186명 가운데 여성 취업자가 16만5,706명(50.6%)으로 남성 취업자(16만1,480명)를 추월한 것으로 나타났다. 차이는 4,226명에 불과하나, 이런 ‘여초 취업’은 교육부가 집계를 시작한 2011년 이래 처음이다. 남성 졸업자가 8,000명 가량 적은 탓에 취업률은 남성(69%)이 여성(65.2%)을 근소하게 앞섰지만 그 격차 역시 4년째 감소하고 있다.

성별 취업률 현황 (단위 : 명/%)

<자료: 교육부>

*조사기준일: 2014년 12월 31일

여성 취업자의 절대적인 숫자만 많아진 게 아니라 여성 전문 취업분야도 이전보다 다양해지고 확대됐다. 전통적으로 여성 취업자가 많은 간호학과와 교육계열 외에도 공학계열과 인문계열의 학과가 이번에 집계된 여성 취업률 상위 8개 전공에 포함됐다. 전문대학에서는 유럽ㆍ기타언어와 토목학이, 대학에서는 전기공학이, 일반대학원에서는 건축ㆍ설비공학과 기계공학, 전산학ㆍ컴퓨터공학, 정보ㆍ통신공학 등이 여성 취업률 상위 전공에 포함됐다.

취업의 여초 현상에 대해 전문가들은 그간 지속적으로 높아진 여성의 대학 진학률이 실제 취업률에도 반영되기 시작한 것이라고 분석한다. 설동훈 전북대 사회학과 교수는 “우수한 수능성적을 거둔 여학생들이 기존에 여성들이 꺼리던 공학계열, 자연계열을 막론하고 다양한 전공학과에 유입되고 있다”면서 “여학생의 대학 진학률이 높아진 상황에서 대졸 여성 취업자 수가 증가한 것은 자연스러운 현상”이라고 말했다. 설 교수는 “남성의 홑벌이 만으로 가계 꾸리기가 어려워진 현실도 여성 취업률을 높인 원인으로 작용하고 있다”고 덧붙였다.

고용시장에서 여초 현상을 확대 해석하는 것을 경계하는 목소리도 있다. 통계의 함정에 빠질 수 있다는 것이다. 김석호 서울대 사회학과 교수는 “여성 취업자 수의 단순 증가가 곧 여성친화적인 기업의 증가로 귀결되는 것은 아니다”며 “일자리의 질과 안정성 등을 두루 따져야 실제 사회의 여성 친화도와 여성의 사회진출 정도를 가늠할 수 있다”고 말했다. 실제로 취업자 중 직장 건강보험 가입자가 소폭 감소하고 여성 위주인 프리랜서가 급증한 점은 여성 취업의 질이 상대적으로 높지 않음을 시사하고 있다.

교육부의 이번 조사는 전국의 대학, 대학원 등 고등교육기관을 2013년 8월과 2014년 2월에 각각 졸업한 학생 55만 7,200여명의 건강보험과 국세 데이터베이스를 활용해 이뤄졌다.

김민정기자 fact@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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