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 시는 브로드스키가 스페인 시인 로르카를 추모하며 쓴 시입니다. 로르카는 서른여섯의 나이로 스페인 내란 중에 파시스트들에게 살해당합니다. 그는 총살당하기 직전 총을 겨눈 병사의 머리 위로 태양이 떠오르는 것을 보았어요. 그리고는 “그래도 여전히 태양은 떠오른다…”고 말합니다.

브로드스키는 어쩌면 이 말이야말로 시의 시작일지 모른다고 쓰고 있어요. 사랑의 순간뿐만 아니라 고통과 절망, 죽음을 부르는 폭력의 순간까지도 낱낱이 기억하는 것, 그러고도 감히 희망을 말할 수 있는 것, 이것이 세상에 대한 가장 시적인 정의입니다.

진은영 시인ㆍ한국상담대학원대학 교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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