복면금지법 입법화 논란 가열

24일 제51차 국무회의에서 박근혜 대통령이 모두발언을 하고 있다. 청와대사진기자단

박근혜 대통령이 24일 복면시위를 수니파 무장단체 IS에 비유하며 이의 차단을 지시하고, 여당이 일명 ‘복면금지법’ 발의에 나서면서 복면시위 논란이 거세지고 있다. 폭력시위를 막기 위한 필요성이 크지만, 집회ㆍ시위와 표현의 자유를 침해할 수 있기 때문이다. 어디까지 얼굴을 가리면 위법한 복면시위인지에 대한 명확한 기준도 없어 찬반 논란은 계속될 것으로 보인다.

정갑윤 새누리당 의원이 25일 발의할 ‘복면금지법’(집회 및 시위에 관한 법률 일부 개정안)은 복면시위를 금지하는 규정을 담고 있다. 이 법은 신원확인을 어렵게 할 목적으로 복면을 쓰고 위법한 집회나 시위를 할 경우 2년 이하의 징역 또는 300만원 이하 벌금에 처하도록 정했다. 이처럼 시위 때 복면착용을 금지하는 법안은 2006년 17대 국회에서 이상렬 민주당 의원이 처음 제출했다. 하지만 인권침해 논란이 제기되면서 한 차례 논의도 없이 자동 폐기됐다. 18대 국회 때는 신지호 새누리당 의원이 대표 발의한 집시법 개정안에 복면금지 조항이 담겼으나 역시 국회 임기만료로 버려진 법안이었다. 이를 같은 당 김무성 대표가 지난 19일 다시 끄집어 내며 “복면 뒤에 숨은 폭력시위대 척결에 나서야 한다”며 복면금지법 도입 검토 필요성을 언급했다.

지난 14일 오후 서울 중구 시청 세종대로에서 열린 민중총궐기대회에서 참가자들이 경찰들과 신경전을 벌이고 있다. 서재훈기자 spring@hankookilbo.com

법조계에서 복면금지법을 둘러싼 의견은 분분하다. 반대하는 쪽에선 집시법과 교통방해죄로 집회 참가자들을 처벌하는 경찰에 또 하나의 단속 무기를 주는 것이란 시각이 많다. 김종보 민주사회를 위한 변호사 모임 소속 변호사는 “한 마디로 코미디인데, 국가는 개인이 뭘 입든 벗든 상관해선 안 된다“며 “이는 헌법상 보장된 기본적인 자유를 침해하는 것”이라고 규정했다. 그는 “지금도 폭력시위자는 경찰관 직무집행법상 불심검문 규정과 육안으로 하는 소지품 검사 규정으로도 신원확인을 거쳐 처벌할 수 있다”고 했다.

반면, 배승희 변호사는 “집회 시위 자체를 막는 게 아니라 폭력시위나 소요를 벌인 과격한 시위자들에게 제한을 가하는 것인 만큼 헌법상 집회의 자유를 침해하는 건 아니다“며 반대하지 않았다. 그는 “선진국과 달리 폴리스라인 벗어났을 때 엄정하게 공권력이 집행되지 못하는 우리의 현실도 고려돼야 한다”고 말했다. 최진녕 변호사는 “모든 집회 시위에서 복면착용을 금지하면 의사표현의 자유를 침해하는 것이다”면서도 “폭력시위자가 경찰의 신원확인을 거부했다면, 이는 음주측정 거부처럼 증거인멸에 해당돼 금지시킬 필요성이 있다”고 했다.

성 소수자나 성매매 여성 등 신원 노출을 극도로 꺼릴 수밖에 없는 집회 참가자들의 표현의 자유가 침해될 수 있다는 우려도 제기된다. 이에 대해 정갑윤 의원 측은 복면금지법이 ‘신원을 감춰야 하는 부득이한 이유 등 대통령령으로 정하는 경우 복면도구를 착용할 수 있다’는 예외를 인정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손현성기자 hshs@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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