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능 가채점 결과 분석

난도 조절 통해 물수능 논란 피해
정시 불안 줄어든 상위권 수험생
인문계 영어-자연계 과탐이 변수
“모의평가보다 어려웠다” 불만도
2016학년도 대학수학능력시험을 치른 서울 서초고 3학년 학생들이 13일 학교에 등교해 가채점을 하며 시험 결과를 예측해 보고 있다. 올 수능은 영역 전반에 걸쳐 지난해보다 다소 어렵게 출제된 것으로 입시 업체들은 분석했다. 서재훈기자 spring@hankookilbo.com

올해 대학수학능력시험(수능)은 상위권과 중위권 학생들 간 점수차가 작년보다 벌어질 것으로 전망됐다. ‘물수능’으로 평소보다 중위권 학생들의 점수 상승폭이 컸던 지난해와 달리 올해는 국어 수학 영어 등 주요과목의 난도가 소폭 오르며 변별력이 커졌기 때문이다. 1년 전에 비해 정시 전형과정에서의 혼란은 다소 줄 것으로 예상된다. 상위권의 경우 인문계 학생은 영어, 자연계 학생은 과학탐구가 큰 변수로 작용할 전망이다.

13일 유웨이중앙교육, 종로학원하늘교육 등 입시업체 5곳이 수험생들의 수능 가채점 점수를 취합한 결과, 지난해 물수능 논란을 불러 일으킨 수학B형의 1등급 구분 점수는 96점으로 작년(100점)보다 4점 내려갔다. 영어도 94점으로 지난해(98점)에 비해 4점 하락했다. 만점을 받아야만 1등급을 유지할 수 있었던 지난해와 달리 난도 조절을 통해 상위권 학생들의 분포가 상대적으로 고르게 된 것이다. 국어영역은 A형의 경우 1등급 구분점수가 96점으로 작년보다 1점 떨어졌고, 수학A형의 경우 94~96점으로 작년(96점)보다 비슷하거나 다소 떨어졌다. 전년 대비 하락폭은 중위권으로 내려갈수록 더 커졌다. 실제로 수학B형의 경우, 2등급 구분점수는 92점(유웨이중앙교육)으로 1년 전보다 4점 떨어졌고, 3등급에선 1년 전보다 5점이 더 낮아졌다. 이 같은 경향은 4, 5등급으로 갈수록 심화돼 각각 전년대비 9, 12점이 떨어졌다. 이영덕 대성학력평가연구소장은 “올해 수능은 문제의 난도를 적절히 안배해 성적별 학생 분포 조절에 어느 정도 성공했다”며 “물수능이나 불수능 논란이 일진 않을 것”이라고 평했다.

쉬운 수능 기조를 유지하겠다는 교육부의 예고와 달리 시험이 다소 어렵게 나오자 당황한 학생들은 불만을 토로했다. 서울 중구 소재 한 고교에 다니는 김모(18)양은 “6월과 9월 모의평가와 비슷한 수준으로 나온다더니 실제로는 이보다 훨씬 어려웠다”며 “생각보다 점수가 낮아 수시면접에서 수능 최저학력기준을 맞추지 못할까 걱정”이라고 말했다. 이런 분위기를 반영하듯 이날 서울 이화여대에서 한 사교육업체 주최로 열린 입시설명회에는 3,500여 명의 학부모가 찾아 진학전략을 짜는 데 부심하는 모습을 보였다.

입시 전문가들은 상위권과 중위권 간 변별력이 충분히 확보돼 향후 진행될 수시와 정시모집 전형에서 지난해보다 혼란이 줄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 주요 과목의 변별력이 어느 정도 확보 됨에 따라 상위권 학생들의 당락에 영향을 주는 과목도 윤곽을 드러냈다. 인문계의 경우 상대적으로 점수가 하락한 수학A형과 영어가 관건이 될 것으로 보인다. 남윤곤 메가스터디 입시전략연구소장은 “특히 영어는 당초 쉽게 나올 거란 예상을 뒤집은 터라 상당한 변별력을 가질 것”이라고 분석했다. 자연계의 경우 국어A형ㆍ수학B형 등 주요과목의 점수가 하락했지만 크게 변별력을 가지지 못하는 수준이라 다소 어렵게 출제된 과학탐구가 당락에 큰 영향을 줄 것으로 관측된다.

임성호 종로학원하늘교육 대표는 “최상위권의 경우 전년에 비해서는 변별력이 확보 됐지만‘쉬운 수능’기조가 유지된 만큼 정시에서는 안전 지원이 바람직한 것으로 보인다”고 조언했다. 임 대표는 “중상위권은 가나다군 중에서 1개 정도는 상향지원을 해볼 필요도 있다”고 덧붙였다. 한편, 이날 입시업체들은 가채점 결과를 토대로 서울 주요대학의 예상 합격선도 내놨는데, 경영대 등 인문계열 최상위권 학과 합격선은 380점대(국어ㆍ영어ㆍ수학ㆍ탐구영역 합)로 예상됐다.

김현수기자 ddackue@hankookilbo.com

김민정기자 fact@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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