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군부, 수치 대화 제의 수용… “권력 이양”까지 언급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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군부, 수치 대화 제의 수용… “권력 이양”까지 언급

입력
2015.11.11 15:4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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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체 선거구 중 50% 개표 완료

NLD 상ㆍ하원 256석 얻어

단독집권 필요 의석 78% 확보

미얀마 총선에서 아웅산 수치 여사가 이끄는 민주주의민족동맹의 승리가 확실시되자 9일 양곤의 당사 앞에 모인 지지자들이 승리를 기뻐하고 있다. 양곤=AP 연합뉴스
미얀마 총선에서 아웅산 수치 여사가 이끄는 민주주의민족동맹의 승리가 확실시되자 9일 양곤의 당사 앞에 모인 지지자들이 승리를 기뻐하고 있다. 양곤=AP 연합뉴스

미얀마 총선 후 개표 나흘째인 11일 선거관리위원회의 공식 개표 작업이 속도를 내면서, 아웅산 수치 여사가 이끄는 민주주의민족동맹(NLD)의 압승에 분명해 지고 있다. 이날 수치 여사는 군부에 대화를 제의했고, 군부는 이를 수용하면서 ‘평화로운 정권 이양’까지 언급하는 등 미얀마의 민주화를 향한 행보가 급물살을 타고 있다.

미얀마 선거관리위원회는 이날 오후까지 전체 1,171개 선거구 중 648개 구에 대한 개표를 완료(55%)했다고 발표했다. NLD는 전체하원 179석, 상원 77석, 지방의회 의석 280개를 얻었다. 반면 집권 군부를 대표하는 통합단결발전당(USDP)은 하원 17석, 상원 4석, 지방의회 30석을 얻는데 그쳤다. 이에 따라 NLD는 단독 집권하는데 필요한 상ㆍ하원 의석인 329석에서 78% 가량을 확보한 상태다. 선관위는 이날 수치 여사가 지역구인 양곤 외곽 코무에서 5만4,676표를 얻어 당선을 확정했다고 발표하기도 했다.

승리가 확실시되자 수치 여사는 이날 군부 핵심인사인 테인 세인 미얀마 대통령, 민 아웅 흘라잉 육군참모총장, 슈웨 만 국회의장에게 공개서한을 통해 대화를 제의했다. 그는 서한에서 “총선에서 시민들은 자신들의 뜻을 표현했다”며 “다음 주에 당신들 편한 시간에 만나 화해에 대해 논의할 수 있도록 초청하고 싶다”고 밝혔다.

수치 여사의 서한에 정부 측 인사들은 이날 즉각 답변을 내놨다. NLD 측은 테인 세인 대통령이 예 흐투트 공보장관의 메시지를 통해 “선거 결과를 존중할 것이며 NLD에 축하한다고 말하고 싶다”며 “평화로운 권력 이양을 준수할 것”이라고 답변했다고 전했다. 슈웨 만 국회의장의 대변인도 페이스북을 통해 “수치 여사의 편지를 받았다”며 “국회의장이 회동에 참석할 것”이라는 글을 게재했다. 미얀마 내무장관은 페이스북에 “모든 선거 절차가 끝난 이후 지도자들이 나라의 평화와 안정을 유지하기 위한 대화를 나눌 것”이라고 썼다.

이날 수치 여사의 대화 제의는 NLD가 의석의 과반수를 차지하더라도 집권하기까지 사실상 군부의 협조 없이는 어렵다는 현실을 인정한 것으로 풀이된다. 군부는 50년이 넘는 장기독재 기간 동안 미얀마의 정치, 경제, 사회의 핵심 이권 분야를 철저하게 장악한 상태다. 또 현 미얀마 헌법은 군 총사령관이 국방부와 내무부, 국경경비 등 예산이 큰 실세 부처 세 곳의 수장을 지명할 수 있는 권리를 보장하고 있어 사실상 대통령보다 더 막강한 권한을 가지고 있다. 또 치안과 첩보, 사찰을 담당하는 경찰과 안보부서도 군부 인사가 요직을 차지하고 있고 미얀마의 핵심 산업분야인 보석 광산과 대중교통, 직물, 주류, 금융 등도 군부의 손아귀에 들어가 있다. 이 때문에 수치 여사는 총선 전부터 자신의 가택 연금과 관련해 “정치적 보복은 있을 수 없다”며 군부에 화해 제스처를 취해왔다.

게다가 군부가 지난 1990년 5월27일 치러진 총선거에서 상하원 429석 중 392석(79.7%)을 차지해 압승했음에도 수치 여사를 가택 연금하며 정권 이양을 거부한 적 있어 여전히 긴장을 놓을 수 없는 상황이다.

뉴욕타임스는 “군부는 미얀마에 자신들만의 거대한 제국을 완성했다”면서 “수치 여사의 향후 행보는 군부와의 권력 분점을 어떻게 유리하게 끌고 나가느냐에 달려 있다”고 분석했다.

김현우기자 777hyunwoo@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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