새 앨범 소아성애 코드 등 논란 확산

가수 아이유가 소설 '나의 라임오렌지나무'를 모티브로 한 '제제'로 선정성 논란에 휩싸였다. 원작 속 5세 아이를 성적 대상으로 해석했다는 비판이다. 로엔트리 제공

‘아이유 ‘제제’ 음원 폐기를 요청합니다.’ 6일 포털사이트 다음에 오른 청원글이다. 소설 ‘나의 라임오렌지나무’의 5세 주인공 제제를 모티브로 한 아이유(22)의 노래 ‘제제’가 ‘소아성애 코드’를 다뤄 선을 넘었다는 비판에서 출발한 서명운동이다. 서명자는 9일까지 3만3,000명이 넘었다. 가사 논란으로 음원 폐기 운동까지 불거진 건 매우 이례적인 일로, 그만큼 네티즌이 민감하게 반응하고 있다는 얘기다.

새 앨범 ‘챗셔(Chat-shire)’에서 프로듀서 능력을 과시해 찬사를 받던 아이유가 문제의 가수로 급전직하했다. 5일 ‘나의 라임오렌지나무’ 한국어판 출판사 동녘이 ‘학대로 인한 아픔을 가진 다섯 살 제제를 성적 대상으로 삼아 유감스럽다’고 문제 제기한 것에서 비롯된 ‘제제’ 논란은 문학적 상상과 표현의 자유 문제로 확산됐다. 진중권 동양대 교수는 트위터에 ‘문학작품에 대한 해석을 출판사가 독점할 수 있느냐’고 출판사를 비판했고, 영화평론가 허지웅도 ‘모든 문학은 해석하는 자의 자유와 역량 위에서 시시각각 새롭게 발견되는 것’이라며 아이유의 손을 들어줬다. 그러나 소설가 이외수는 ‘전시장에 가면 ‘작품에 손대지 마세요’라는 경고문을 보게 됩니다. 왜 손대지 말아야 할까요’라고 했고, 영화 ‘소원’의 원작자인 소설가 소재원도 ‘만약 내 순결한 작품을 예술이란 명분으로 금기된 성역으로 끌고 들어간다면 난 그를 저주할 것이다’고 맞섰다. 소아성애 코드가 단순히 표현의 자유로 허용할 대상은 아니라는 것이다.

사실 ‘제제’의 노랫말이 그렇게 노골적인 수준은 아니었는데도 논란이 일파만파 확산된 것은 이미 잠재된 ‘아이유 뇌관’이 터진 것이라는 해석이 나온다. 10대에 데뷔한 아이유가 소녀성을 상품화하는 메타포를 즐겨 써왔다는 점이다. 김헌식 동아방송대 교수는 “아이유는 그간 소녀성을 상품화했고 이를 불편해하는 사람들이 있었는데, 이번 ‘제제’ 논란이 그 불만을 폭발시킨 것”이라고 말했다. ‘챗셔’ 수록곡 ‘스물셋’ 뮤직비디오에서도 아이유가 젖병을 물거나 우유를 뿌리는 모습으로 소아성애를 자극하는 등 다분히 로리타 콤플렉스에 기반한 마케팅 요소가 발견된다. 삼촌팬들의 성적 소비대상이었던 아이유는 성숙한 여성의 섹시함을 강조하는 걸그룹들과는 대조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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더욱이 이번 '챗셔' 앨범은 아이유가 직접 프로듀싱을 맡아 성적 주체이자 예술창작자로 부상하면서 반발도 커졌다고 볼 수 있다. 이택광 경희대 교수는 “아이유는 (이미지 메이킹에서) 아이돌과 홍대 인디신의 뮤지션 사이에서 줄을 타는 면이 있었는데, 아이돌이 왜 예술가인 척하느냐는 비아냥이 논란을 키우는 불씨로 작용했다”고 분석했다. 하지만 아이유의 노래와 비슷한 외국 곡들을 샅샅이 뒤져 비교하는, 광풍에 가까운 표절 찾기에 대해서 지혜원 문화평론가는 “아이유는 원래 이런 애였어라며 마녀사냥하는 분위기는 사회 전반에 깔린 여성혐오 현상 탓”이라고 보기도 했다.

아이유로서는 데뷔 7년차로서 음악적 재능을 더 크게 펼치려다 맞부딪힌 논란이 억울할 수도 있다. 새 앨범 직전 MBC ‘무한도전’에서 발표한 ‘레옹’부터 음원차트를 석권하며 프로듀서 능력을 인정받기 시작한 터라 더욱 그렇다. 하지만 새 앨범에서 본격적으로 작사, 작곡, 프로듀싱을 도맡는 도전에서 그가 미숙함을 노출한 것도 사실이다. ‘챗셔’의 수록곡 ‘투엔티 쓰리’에서 브리트니 스피어스의 ‘김미 모어’를 무단으로 샘플링했다는 의혹은 의도적으로 베껴온 것이 아니더라도 책임을 피할 수 없다. 요즘 가요계에선 각종 악기 연주와 목소리 샘플들을 온라인 사이트에서 구매해 신곡 작곡에 활용하는 일이 다반사인데, 그 출처를 확인하는 것도 결국 프로듀서의 몫이기 때문이다. 한 작곡가는 “아무리 샘플이라고 해도 아이유급 스타가, 자신의 앨범에 들어갈 음원 출처를 확인하지 않고 사용해 논란을 자처한 건 반성해야 할 일”이라고 꼬집었다. 결국 스물셋 성인이 되고자 하는 아이유가 넘어야 할 것은 미숙한 아이유 자신인 것이다.

양승준기자 comeon@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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