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폴란드-오스트리아, 브뤼겔 명작 두고 소유권 다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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폴란드-오스트리아, 브뤼겔 명작 두고 소유권 다툼

입력
2015.10.22 16:3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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네덜란드 출신 르네상스 화가 피터 브뤼겔의 1559년작 '사육제와 사순절의 싸움'. 게티이미지
네덜란드 출신 르네상스 화가 피터 브뤼겔의 1559년작 '사육제와 사순절의 싸움'. 게티이미지

폴란드와 오스트리아가 르네상스 시대 네덜란드 화가 피터 브뤼겔의 작품을 두고 소유권 다툼을 벌이고 있다. 폴란드 정부가 나치의 약탈품 추적 조사에 박차를 가하고 있는 가운데, 폴란드를 점령했던 나치 사령관 부인이 브뤼겔의 작품을 가져갔다는 내용의 문서가 70년 만에 공개되면서부터다.

22일 영 일간 파이낸셜타임스에 따르면 최근 폴란드 크라쿠프 국립박물관 기록보관소는 나치가 폴란드를 점령했을 당시인 1939년 크라쿠프시 나치 사령관의 부인 샬롯테 폰 바흐테르가 브뤼겔의 작품을 가져갔다는 내용이 담긴 문서를 공개했다. 해당 작품은 브뤼겔의 1559년작 ‘사육제와 사순절의 싸움’으로, 현재 오스트리아 빈 미술사 박물관에 전시돼 있다.

크라쿠프 국립박물관의 디아나 블론스카 관장은 조사보고서를 통해 “오토 폰 바흐테르 사령관의 부인이 박물관을 방문해 수많은 미술품들을 가져갔다”며 “이후 작품들은 빈의 고미술품 시장으로 흘러갔다”고 주장했다.

블론스카 관장은 1946년 3월 펠릭스 코페라 당시 박물관장이 크라쿠프 시 당국에 보낸 서한의 내용을 핵심 증언으로 보고 이를 조사보고서에 담았다. 조사보고서에 따르면 코프레 전 관장은 당국에 “35세 정도 된 빈 출신 여성 바흐테르 총독 부인에 의해 박물관이 회복 불가능한 손실을 입었다”며 “이 때 브뤼겔의 ‘사육제와 사순절의 싸움’을 포함한 작품들이 사라졌다”고 보고했다.

전문가들은 이 작품의 가치가 최소 5,000만파운드(약 880억원)에 달하는 것으로 추산하고 있다. 영국 케임브리지대 네덜란드 미술전문가 메레디스 헤일 연구원은 “이 작품의 중요성은 이루 말할 수 없을 정도”라며 “만약 이 작품이 불법적으로 약탈돼 빈으로 넘어간 것으로 밝혀지면 미술사에 엄청난 화제가 될 것”이라고 설명했다.

이 같은 의혹에 대해 오스트리아 빈 미술사박물관은 “브뤼겔의 작품을 17세기부터 소장해 왔다”며 맞서고 있다. 바흐테르 총독 부인이 가져갔다는 미술품은 이 작품과 다른 것이란 입장을 고수하고 있어 소유권 싸움이 장기화될 전망이다.

이와 관련해 폴란드는 오스트리아 정부에 전면 조사를 요청할 계획이다. 폴란드 문화부 장관은 현지 언론과 인터뷰에서 “브뤼겔의 작품이 크라쿠프 국립박물관에 전시된 적이 있는지 철저하게 조사해줄 것을 오스트리아에 요구할 것”이라고 밝혔다.

폴란드는 2차대전 중 나치가 약탈한 미술품이 수십만점에 달하며, 나치에 빼앗긴 전체 귀중품의 가치가 200억유로(약 25조8,000억원)에 이르는 것으로 보고 있다.

신지후기자 hoo@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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