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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8년 조희팔 수사는 비리 경찰이 정보 누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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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8년 조희팔 수사는 비리 경찰이 정보 누설"

입력
2015.10.21 18:1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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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구경찰청, 중요 참고인 진술 확보 "강태용이 압수수색일도 알고 있어"

뇌물 준 경찰이 있는 대구경찰청에 서산경찰서 수사 피하려 자폭 제보도

檢, 자살한 조희팔 조카 집 압수수색

지난 해 12월 중국에서 치러진 것으로 알려진 조희팔씨 장례직 장면. 사진은 경찰이 조씨의 딸로부터 압수한 장례식 동영상 중 한 장면이다. 경찰청 제공
지난 해 12월 중국에서 치러진 것으로 알려진 조희팔씨 장례직 장면. 사진은 경찰이 조씨의 딸로부터 압수한 장례식 동영상 중 한 장면이다. 경찰청 제공

2008년 희대의 불법다단계 사기꾼 조희팔에 대한 대구지방경찰청의 수사는 조희팔 측과 비리경찰이 짜고 친 ‘청부수사’라는 정황이 속속 드러나고 있다. 조희팔 일당에 대한 한 경찰의 수사망이 좁혀오자 자신들이 뇌물을 준 경찰관이 소속된 대구지방경찰청에 의도적으로 사건정보를 흘려, 수사의 편의를 도모하려고 했던 것으로 보인다.

대구지방경찰청은 21일 “(뇌물수수혐의로 구속한)정모(40) 전 경사가 압수수색 전 조희팔 측근 강태용 측에 관련 정보를 누설했다는 중요 참고인 A씨의 진술을 확보했다”며 “경찰에서 구속기간이 만료되는 22일 수뢰 후 부정처사 혐의로 검찰에 송치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경찰은 또 “당시 조희팔 일당에 대한 수사는 2008년 10월17일 본격 시작됐는데, 다단계 관련 업무를 하던 A씨가 강태용의 지시를 받고 정 전 경사에게 ‘제보’ 했다”며 “A씨는 ‘강태용이 압수수색 날짜 등을 미리 알고 있었다’고 진술했다”고 말했다.

강태용이 ‘자폭’형 제보를 한 것은 당시 수개월 전부터 충남 서산경찰서가 충남 및 경기 일대 조희팔의 불법 유사수신업체에 대한 강도 높은 수사를 하며 수사망을 조여왔기 때문이다. 당시 리드앤 대표를 구속하고 103명을 불구속입건한 서산경찰서는 10월 들어 대구의 전산센터 위치를 파악, 압수수색을 하려던 중이었다. 서산경찰서에 사기를 입증할 핵심 자료가 담긴 전산센터가 들통날 수밖에 없는 상황이었다.

당시 사건을 조사중인 대구지방경찰청 관계자는 “강씨 등이 친분이 없는 서산서 보다는 2007년부터 뇌물 등으로 공을 들인 경찰이 있는 대구지방경찰청에서 수사를 받는 게 형량이나 도피에 유리하다고 판단한 것 같다”고 말했다.

대구지방경찰청의 수사가 본격화하자 조희팔은 같은 달 25일 고철무역업자에게 은닉해 둔 760억 원 중 70억 원을 먼저 받았다. 이어 29일 경찰이 전산센터에 대한 압수수색영장을 신청하자 조희팔은 70억 원 중 5억 원권 자기앞수표 2장을 1,000만 원짜리 수표로 세탁했다. 30일 영장이 발부되고 31일 실제 압수수색이 이뤄지자 조희팔 일당은 대구시내 한 호텔에 모여 밤늦게까지 도피를 모의했다. 11월 2일 강태용이 대구공항을 통해 중국으로 출국했고, 조희팔은 11월에 2차례 밀항에 실패한 끝에 12월10일 중국으로 밀항하는데 성공했다.

한편 검찰은 자살한 조희팔의 조카 유모(46)씨의 자택 등을 21일 전격 압수수색했다.

대구지검 형사4부(부장 황종근)는 이날 오후 수사관 10여명을 대구시 동구 유씨의 자택과 사무실에 보내 노트북 2대와 PC 5대, 휴대전화 2대, USB 2개 등을 압수했다.

검찰 관계자는 “이번 압수수색은 숨진 유씨와 조희팔, 강태용과의 관계를 둘러싼 의혹들을 종합적으로 규명하기 위한 것”이라고 밝혔다.

정광진기자 kjcheong@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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