역사교과서 국정화 공방

국정화 반대 서명운동에

보수단체 회원들 거센 항의

새정치민주연합이 역사교과서 국정화 반대를 위한 서명 운동과 청와대 항의 방문 등 장외 투쟁에 나섰으나, 일부 보수단체의 거센 반발에 부딪혔다. 하지만 새정치연합은 야권과 공동 연대하는 방안까지 추진하는 등 원·내외 병행투쟁을 통해 반대 여론 확산에 총력을 기울이고 있다.

새정치연합 의원들은 13일 낮 12시30분 서울 여의도역 인근에서 역사교과서 국정화 반대 서명 운동을 벌였다. 당초 서울 신촌 일대에서 서명운동을 진행할 계획을 세웠지만 어버이연합 등 보수단체 회원들이 현장에서 항의 집회를 연다는 소식을 듣고 충돌을 피하기 위해 급하게 여의도로 장소를 옮긴 것이다. 그러나 보수단체 회원들은 여의도까지 쫓아와 서명 운동 시작 전부터 “빨갱이들”, “왜 주체사상을 가르치느냐”며 거세게 항의했다.

보수단체의 반발 속에서 현장에 도착한 문재인 대표는 “국정화는 역사교육을 통제해 국민을 길들이려 한 나치 독일, 군국주의 일본이 한 제도로, 문명사회의 상식 아니다”라며 “어버이연합 어르신들도 우리 말이 옳다고 생각하면 함께 서명하기 바란다”고 대응했다. 이종걸 원내대표도 “저렇게 동원돼 반대를 하는 어버이연합 같은 분들만 국민이 아니며 (그들은) 극소수”라고 역공을 펼치며, “우리 국민은 어버이연합 여러분을 꾸짖을 것이다. (국민이) 따끔하게 질책해달라”고 목소리를 높였다. 새정치연합 지도부의 발언에 보수단체 회원들은 “개XX 물러나라”는 원색적인 욕설을 퍼부으며 서명운동을 지속적으로 저지했다.

국회 교육문화체육관광위원회 소속 새정치연합 의원들은 이날 오전 청와대에 집결해 항의서한을 전달하는 방식으로 장외투쟁의 전선을 넓혔다. 이들은 ‘국민분열 교과서 반대’ 등의 팻말을 들고 “친일독재 교과서 추진 중단하라”는 구호를 외치며 청와대 경호 인력의 제지에도 10여 미터 행진을 벌였다. 박지원 의원은 이날 ‘친일미화 교과서 반대’라는 피켓을 들고 전날부터 시작된 1인 시위를 이어가기도 했다.

새정치연합은 역사교과서 국정화 반대 이슈를 고리로 정의당 및 무소속의 천정배 의원과 국정교과서 저지에 공동 대응하기로 하고 ‘3자 연석회의’를 만들기로 합의했다. 문 대표는 이날 심상정 정의당 대표와 천정배 의원을 잇따라 만나 야권 정치지도자들이 머리를 맞대고 역사교과서 국정화 저지를 위한 공동 실천해야 한다는 데 뜻을 모았다. 앞서 천 의원은 ‘수구기득권세력의 역사독점에 반대하는 비상대책회’구성을 제안했고, 심상정 대표도 이날 비교섭단체 대표 연설에서 야권 지도자들의 공동 대응 필요성을 언급했다.

이들은 나아가 전국교직원노동조합과 민족문제연구소 등 400여 진보 성향 시민단체가 국정교과서 문제에 대처하기 위해 꾸린 연대기구인 ‘한국사교과서국정화저지네트워크’와 협력 방안에 대해서도 논의 중이다.

정재호기자 next88@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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