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현주의 청산별곡] 10. 무의도 백패킹

무의도 가는 길=지하철+버스+여객선

추석 연휴가 지나고 또 한글날이 낀 ‘황금연휴’가 온다. 연중 어느 때보다 바깥 활동을 하기 좋은 10월. 하지만 주말만 되면 나들이 가는 차량으로 전국 주요 도로가 교통 체증으로 몸살이다. 명절 때 델 만큼 덴 교통난, 피할 수 없을까?

지하철을 타고 등산에다 캠핑, 갯벌 체험까지 할 수 있는 명소를 소개한다. 인천국제공항이 위치한 영종도에서 불과 1.5㎞ 정도 떨어져 있는 무의도다. 썰물 때는 영화 ‘실미도’의 배경이 됐던 실미도와 연결된다. 면적 9.432㎢의 이 작은 섬은 장군복을 입고 춤을 추는 형상과도 같다고 해서 무의도(舞衣島)라고 불린다. 과연 이름의 유래처럼 이 아담한 섬에는 총 세 개의 산이 비집고 들어서 있다. 북쪽에는 당산(124m), 섬 중앙에는 국사봉(236m), 남쪽에는 호룡곡산(245m)이 펄럭이는 옷자락처럼 늘어서 있다.

인천국제공항-잠진도-무의도 하나개로 가는 길. 무의도 큰무리선착장에서 국사봉을 거쳐 하나개 해변으로 갔다.

이 섬은 수도권에서도 쉽게 접근할 수 있어 더 매력적이다. 서울역, 홍대입구역 등에서 공항철도를 타고 인천국제공항역까지 가면 잠진도 선착장까지 가는 버스가 있다. 주말에는 공항철도가 용유 임시역까지 연장된다. ‘서해바다열차’로 불리는 인천국제공항역에서 용유 임시역까지의 구간은 올해 연말까지 주말과 공휴일에만 운행된다. 용유 임시역에서 내리면 잠진도 선착장까지 걸어서 15분 정도다. 잠진도 선착장에서 무의도큰무리 선착장까지 여객선을 타고 들어갈 수 있다.

잠진도 선착장에서 무의도 큰무리 선착장까지 오가는 여객선. 탑승 시간은 10여분이다. 잠진도~무의도를 연결하는 연도교는 2017년 말 완공될 예정이다.

● “I♥무의도!”

접근성이 좋은 만큼 외국인들에게도 인기가 높은 곳이 바로 이 곳 무의도다. 수도권에 거주하는 영어 강사들이 찾기 시작하면서 입소문이 났는데, 현지인들의 전언에 따르면 외국인들이 ‘무의도’ 글자가 적힌 단체 티셔츠를 입고 섬을 찾을 만큼 많은 팬(?)을 확보하고 있다. 지난달 추석 연휴 기간에 이 곳을 찾았을 때도 내국인보다 외국인이 더 많아 이태원을 연상케 할 정도였다. 무의도에서 만난 건국대 교환학생 비키 우(21ㆍ중국)는 “부산을 가려고 했는데 기차표가 매진이더라. 지하철 타고 찾아와 봤는데 분위기가 정말 좋다”고 말했다.

● 산 타고 바다 보고

무의도 국사봉 정상 근처에서 바라본 송도 국제도시.

인천 앞바다에서는 굴업도가 백패킹의 ‘성지’로 여겨지지만 무의도에도 백패킹족들이 적잖이 모여든다. 덕적도에서 배를 갈아타고 한참을 들어가야 하는 굴업도보다 훨씬 가깝고 접근이 용이하기 때문이다. 특히 큰무리 선착장에서 얼마 안 가서 바로 국사봉의 탐방로가 시작된다는 점이 장점이다. 수도권 근교 산들처럼 탐방로가 말끔하게 조성돼 있지 않아 야산에 가깝지만 그 나름대로 걷는 맛이 있다. 당산, 국사봉, 호룡곡산 모두 1시간~1시간30분이면 완주가 가능할 정도로 나지막해, 컨디션에 맞춰서 두 개의 산을 이어 타는 것도 고려해볼 수 있다. 인천국제공항의 야경을 보기 위해 호룡곡산을 야간 등반하는 이들도 많다.

석양이 지는 하나개 해변에 차린 저녁상. 야외에서 먹는 명절 음식이 별미다.

● 저마다의 무의도

무의도를 찾는 이들의 종착지는 대부분 ‘큰 개펄’이라는 뜻의 하나개 해변이다. 국사봉과 호룡곡산의 탐방로도 하나개 해변과 이어진다. 우리 일행은 등산의 노고를 덜기 위해 하나개에 텐트를 쳤다. 입장료와 자릿세만 내면 해변에 자유롭게 텐트를 칠 수 있다. 하나개에는 200여동의 방갈로가 마련돼 있어 잠자리도 손 쉽게 구할 수 있다.

석양이 내려앉은 개펄로 조개를 캐러 나가는 사람들.

백패킹 외에도 하나개를 찾는 이들의 목적은 다양하다. 해변을 산책하는 연인, 불꽃놀이를 즐기는 외국인들, 낚시질에 여념이 없는 사람들, 반려동물과 캠핑을 나온 가족 등으로 작은 해변이 복작거린다. 수면 아래로 해가 떨어지고 나면 헤드 라이트를 쓴 이들이 개펄로 나가 뻘낙지나 조개를 잡는데, 마치 검은 바다에 별들이 춤을 추는 듯하다. 도심 속에 사는 이들이 이런 곳을 곁에 두고 있는 것은 참 행운인 것 같다.

이현주기자 memory@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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