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월드컵 응원·촛불집회… 2030, 번개팅에 익숙

입력
2015.10.01 04:4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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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980년대 초·중반에 태어난 2030세대의 ‘사회적 경험’이 소셜모임의 토대가 되었다는 분석이 있다. 2002년 거리를 뜨겁게 달궜던 한ㆍ일 월드컵 응원전부터 최근 대학생들의 사회 비판 운동인 ‘안녕들 하십니까’ 대자보 열풍 등을 함께 겪으며 낯선 사람들과 어울리는데 ‘내성’이 생겼다는 것이다.

1982년 생인 직장인 정재환(34)씨는 자타공인 월드컵 세대다. 그는 2002년 사람들이 거리로 쏟아져 나와 함께 대한민국을 열창했던 기억을 잊지 못한다. 이후에도 월드컵 응원단인 ‘붉은 악마’에서 모임을 이어갔고, 최근에는 서핑, 클라이밍 등의 소셜 모임에 활발히 참여하고 있다. 재환 씨는 “사회에 나와서 보니 내 또래 학번들부터 어학 연수나 해외 배낭 여행이 붐처럼 번지기 시작했다”며 “낯선 사람과 문화에 익숙하다 보니 새로운 사람들을 만나는 소셜 모임에도 흥미를 느끼는 것 같다”고 말했다.

1986년 생인 최은송(30)씨는 2003년 미군 장갑차에 희생된 효순ㆍ미선양 추모제에 참석했다. 이듬해에는 노무현 대통령 탄핵 반대 촛불 집회에 나갔고, 2008년에도 광우병 촛불 집회에도 참석했다. 2013년에는 고려대의 한 학생이 철도 민영화, 밀양 주민 자살 등 사회문제에 무관심한 청년들에게 ‘사회적 문제에 관심을 갖자’며 대자보를 붙인 후 전국 대학가에 확산된 대자보 붙이기 운동인 ‘안녕들 하십니까’가 유행했다. 은송 씨도 그해 서울광장의 집회에 참석 했다. 그는 “집회 시위에 참석하며 공동의 목적을 위해서는 낯선 사람들도 하나가 될 수 있다는 것을 깨달았다”고 말했다.

송재룡 경희대 사회학과 교수는 “일회성 만남인 소셜 모임은 예전부터 있던 ‘번개팅 문화’의 연장선상”이라며 “기존 한국인들의 모임이 학연, 지연을 기초로 했다면 번개 문화에 익숙한 2030 세대는 개인 간의 만남도 소셜 모임처럼 필요와 즐거움에 의해 이뤄지고 있다”고 말했다. 전명수 고려대 사회학과 교수는 “인터넷과 정보통신 기술의 발달로 마음만 먹으면 누구나 손쉽게 목적에 맞는 모임을 만들 수 있게 됐다”며 “소셜 모임은 2030세대의 사회적 경험과 기술의 발달이 맞물려 나타난 사회 현상”이라고 말했다.

정지용기자 <cdragon25@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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