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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내들 명절의 분노 1위 "추석 음식 준비 바쁜데 남자들은 TV만"

입력
2015.09.23 17:3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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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혼남성 50% "목돈 지출 부담"

장거리 운전·아내 투정 뒤이어

며느리가 듣기 싫은 시어머니 말

"아범 좀 챙겨라, 넌 살찐 것 같다

벌써 가니…애 하나 더 가져야지"

친척 방문 감소·마트서 음식 구매 등

핵가족화로 풍속 점차 변모중

사흘 뒤면 풍성한 한가위다. 반가운 명절이지만, 아내들은 시댁에 가 음식을 준비해야 하는 부담에 벌써부터 스트레스다. 그렇다고 남편들도 마냥 편한 것은 아니다. 힘들어하는 아내 눈치도 봐야 하고 큰 씀씀이가 버겁다.

경기도여성능력개발센터(이하 센터)가 운영하는 무료 온라인교육사이트 ‘홈런(www.homelearn.go.kr)’이 지난 1∼15일 회원 1,482명을 대상으로 실시한 설문조사에는 이런 아내와 남편들의 속마음이 고스란히 담겨 있다. 반대로 거론된 내용들을 제대로 알아둔다면 보다 즐거운 명절을 보내는 지혜를 찾을 수도 있겠다.

23일 조사결과에 따르면 명절을 맞아 어떨 때 가장 화가 나느냐는 질문에 기혼여성 며느리(549명) 가운데 48.9%(269명)가 ‘온종일 음식준비를 시키고 남자들은 TV만 볼 때’라고 답했다. 다음으로는 ‘친정에 안 보내주거나 늦게 보내줄 때’18.9%(104명), ‘남편 내조를 못한다며 잔소리할 때’ 13.6%(75명), ‘친정 가면 잠만 자는 남편’ 12.5%(69명) 등의 순이었다. 이밖에 올 때마다 용돈 등 경제적 도움을 요청하는 시댁, 맞벌이를 하는 관계로 시댁에 조금 늦게 도착했다고 잔소리하는 시댁 식구를 꼽았다.

기혼남성 응답자(177명)는 49.7%(88명)가 ‘목돈지출로 말미암은 경제적 부담’이 명절의 가장 큰 스트레스라고 응답했다. ‘장거리 운전’(20.3%, 36명), ‘아내의 투정과 구박’(16.9%, 30명) 등이 뒤를 이었다. 기혼남녀 응답자의 30.9%는 명절 후 ‘부부갈등 또는 고부갈등이 발생한다’고 토로하기도 했다.

‘명절에 가장 듣기 싫은 시어머니의 말’이 무엇인지를 묻는 주관식 질문에 며느리응답자들은 “얘야 아범 좀 챙겨라, 야윈 것 같다. 넌 살쪘구나”, “내 아들 고생한다”, “나 같이 좋은 시어머니 없다”, “벌써 가니?”, “애 하나 더 가져야지”, “집에서 놀지 말고 취직해라”는 등을 적었다.

이번 조사에서는 핵가족화 현상이 심화하는 신 명절풍속도가 두드러지게 나타났다. ‘예전과 명절모습이 달라진 점’으로 전체 응답자의 48.4%(718명)가 ‘명절에 모이는 식구 수도 줄고, 친인척의 방문도 많지 않다’고 느끼는 것으로 조사됐다.

또 ‘명절 음식준비가 간소화하고 마트에서 사거나 외식하는 경우가 많다’41%(608명), ‘제사를 축소하거나 하지 않는다’20.1%(288명), ‘남자들도 함께 음식준비를 돕는다’ 15.5%(222명), ‘처가에서 더 많은 시간을 보낸다’6.9%(100명) 등의 응답자도 있었다.

추석을 앞두고 주부, 며느리, 아내와 명절증후군, 스트레스를 연관 짓는 버즈량(언급횟수)도 급격히 늘고 있다. SK플래닛 광고부문의 소셜분석 시스템 BINS 2.0이 2013년 이후 최근까지 뉴스, 카페, 블로그, 사회관계망서비스(SNS) 등에 올라온 글을 분석한 결과 추석증후군, 스트레스의 연관 인물 키워드로 ‘주부’가 압도적인 1위를 차지했다. 이외에 ‘며느리’ ‘아내’가 상위권을 차지했다.

전문가들은 “버즈량에서 며느리가 아내를 앞서고 있는데 이는 아내보다 며느리로서 받는 스트레스가 훨씬 심하다는 것을 보여준다”고 분석했다. 명절을 앞두고 시댁 행 회피 목적으로 사용되는 이른바 ‘가짜 깁스’가 불티나게 팔리는 것도 이와 무관하지 않다는 것이 전문가들의 판단이다.

경기도여성능력센터 관계자는 “추석이 끝나면 부부, 고부갈등이 심화하는 게 사실”이라면서 “설문을 참고로 아내와 남편, 며느리를 배려하면 가족관계는 한층 더 강화할 것”이라고 말했다.

유명식기자 gija@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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