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정규직 사용기한 연장 갈등

파견 업무 확대도 파열음 예고

정부, 패키지딜 목표 난항 전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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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동만 한국노총 위원장이 26일 오전 서울 여의도 한국노총 본부에서 열린 중앙집행위원회를 마친 뒤 굳은 표정으로 회의장을 빠져나가고 있다. 한국노총은 이날 노사정위원회 복귀를 결정했다. 서재훈기자 spring@hankookilbo.com

노사정 대화 결렬 선언 4개월 여 만에 이뤄진 한국노총의 복귀 결정으로 노동시장개혁 논의의 물꼬는 터졌다. 그러나 비정규직 사용기한 연장과 파견업무 확대 방안 등 노사정간 쟁점이 여전해 대타협까지는 적지 않은 진통이 예상된다.

비정규직 사용기간 연장ㆍ파견 확대 최대 쟁점될 듯

기간제ㆍ시간제 등 비정규직 노동자의 사용기한을 현행 2년에서 4년으로 연장하고, 파견업종을 확대하는‘고용유연화 방안’이 가장 큰 쟁점이 될 것으로 보인다. 이는 한국노총이 지난 4월 대화 결렬 당시 취업규칙 불이익 변경 기준 완화와 일반해고 지침 마련과 함께 ‘수용 불가’로 못박았던 사안이다. 정부는 35세 이상 기간제 근로자가 희망할 경우 2년인 사용기한을 4년으로 늘려 고용안정성을 보장해주겠다는 입장이다. 반면 노동계는 4년마다 해고와 재계약이 이뤄지면 고용불안이 커질 수 있다며 여기에 반대하고 있다. 경영계의 숙원인 파견업종 확대도 뜨거운 감자다. 경영계는 현재 컴퓨터 전문가ㆍ행정 전문가 등 32개 업종에만 허용돼 있는 파견 제한을 풀어, 55세 이상 고령 노동자에 한해 항만하역, 건설현장 등을 제외한 모든 업종에 파견을 허용하자는 입장이다. 노동계는 파견ㆍ위장하도급 등 간접고용 확산을 강력 반대하고 있다.

정부가 시급한 입법과제로 꼽고 있는 통상임금의 명시, 근로시간 단축방안에 대해서도 주장이 엇갈린다. 정부ㆍ경영계는 통상임금의 범위를 시행령에 담을 것을 주장하는 반면, 노동계는 시행령보다 구속력이 큰 법률로 규정하자고 한다. 근로시간 단축과 관련, 주당 노동시간을 현행 68시간에서 52시간으로 줄이자는 데는 노사정의 이견이 없지만, 추가연장근로 포함 여부는 의견차가 있다. 정부와 경영계는 주당 8시간에 한해 추가 연장근로를 허용하자는 반면 노동계는 추가연장근로 조항을 법에 포함시키는 것을 반대하고 있다.

지난 4월 노사정 대화 결렬을 가져온 취업규칙 불이익 변경 기준 완화와 일반해고 지침 마련도 여전히 걸림돌로 작용할 가능성이 있다. 정부가 두 가지 의제를 후순위로 미루자고 제안(본보 24일자 1면)했지만, 수용여부에 대해 한국노총 내부의 의견이 엇갈리고 있기 때문이다.

단계별 합의 이뤄질 가능성 높아

정부는 9월 중 65개 노동개혁 과제의 일괄타결(패키지딜)을 추진하고 있다. 그러나 쟁점 사안들이 많아 일괄타결 가능성은 높지 않다. 합의가 이뤄지더라도 한국노총이 중앙집행위원회를 통해 동의를 얻는 과정에서 내부 반발에 부딪힐 가능성도 있다.

다만 내년 4월 총선이 치러지는 점을 미뤄볼 때 이번 9월 정기국회가 사실상 법안 처리의 마지막 기회인 만큼 ‘단계별 합의’를 통해 타협이 이뤄질 가능성은 있다. 노사정위 산하 노동시장구조개혁특위에 참여하고 있는 한 교수는 “의견이 매우 첨예한 사안을 놓고 일괄타결을 고집하는 것은 대타협을 하지 말자는 뜻”이라며 “통상임금과 근로시간 단축 등 공감대를 이룬 사안부터 대타협을 하고, 의견이 엇갈린 과제는 합의문에 향후 논의를 계속해 나간다는 선언적인 문구를 넣어 중장기 과제로 갖고 가는 방안이 합리적”이라고 말했다. 지난 4월 노사정이 마련한 ‘노동시장 구조개선 논의 초안’에서도 비정규직 사용기한 연장 등 주요 쟁점은 전문가 의견수렴을 거쳐 추후 논의하기로 한 바 있다.

변태섭기자 libertas@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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