LDP무용단 김동규 대표·길서영 안무가

현대무용 정형화된 동작 탈피, 젊은 춤꾼들 실험적 신작 발표

단원들 '댄싱9' 주역으로 인기

"내달 창단 기념공연 무대에선 기존의 LDP스타일 해체"

서초동 예술의전당 사거리 앞. 기자가 카메라 셔터를 누르자 김동규(왼쪽) 길서영이 즉흥 춤을 추기 시작했다. “영 민망하다”면서도 촬영이 끝날 때까지 멈추지 않았던 이들은 15주년 기념공연 후 지방투어나 거리 공연 등을 통해 일반 관객과 더 자주 만날 계획이다. 최민영 인턴기자(숙명여대 법학부 4년)

국내에 국한한다면 관객의 물이 제일 좋은 공연은 무용이다. 그 중에서도 현대무용 관객들은 ‘웬만하면 8등신’인데다 상당수가 등 파인 원피스나 스키니 정장을 입어 무용 공연장 로비는 흡사 영화제나 명품 행사장을 방불케 한다. 한국의 무용 관객 대부분이 무용 전공자라는 서글픈 현실을 방증한다.

무용계의 아이돌로 불리는 LDP무용단은 이런 공식을 깼다. 정확한 통계는 아니지만 체감하는 전공자 대 일반인 관객 비율은 “50대 50”. 신창호 김판선 김성훈 차진엽 등 창단 초기 멤버들은 현대무용계의 중추로 성장했다. 창단 15주년을 맞은 LDP무용단의 김동규(35) 대표는 21일 기자와 만나 “일부러 ‘남들 안 하는 거 해야지’ 했다면 이만큼 오지 못했을 거다. 그리고 아직 갈 길이 멀다”고 말했다. 한국예술종합학교 무용원 출신인 그는 2003년 입단해 올해 1월 대표로 취임했다. “한예종 출신 선배들이 주축이 된 무용단이라 창단 준비과정부터 지켜봤죠. 춤도 무용단 운영도 파격적이었고, 입단에 의심의 여지가 없었어요.”

2005년 입단한 맏언니 길서영(33)도 “한국에서 봤던 현대무용은 정형화된 동작을 공연에서 나열하는 것이었는데, LDP의 춤은 움직임이 전혀 다른 실험적인 춤이었다”고 거든다. LDP는 창단 후 국내외 트렌드에 민감하게 반응하며 외국인 안무가들과 협업하거나 젊은 춤꾼들의 신작을 발표했다. 역동적이고 감각적인 춤, 다양한 음악, 실험적인 무대미술과 소품은 곧 LDP 스타일로 자리 잡았다.

LDP무용단은 창단 15년 기념공연 ‘15th LDP’를 9월 4~6일 대학로예술극장 대극장에서 올린다. 창단 초기로 돌아가 해외 안무가 야렉 씨미렉, 미샤 푸루커의 신작 2편을 초연하고, 길서영의 신작 ‘Social Factory’를 선보인다.

무용단 관련 일은 단원들이 투표와 토론으로 결정한다. 이번 무대에 길서영의 안무작을 올리는 것도 단원 투표로 결정됐다. 기존 단원 70%의 동의를 받아야 신입 단원을 뽑는 독특한 오디션 제도도 LDP의 전통. 김 대표는 “매년 12월 새 단원 오디션을 하는데, 구체적인 선발 기준은 해마다 다르다. 기존 단원에 없는 장점을 가진 무용수를 우선 순위에 놓기 때문”이라고 말했다.

30여명 단원들의 각기 다른 개성은 관객층을 두텁게 했고, 류진욱 이선태 안남근 윤나라 임샛별은 Mnet 프로그램 ‘댄싱9’의 주역으로 떠오르며 무용의 대중화를 이끌었다. “(LDP무용단이) 현대무용을 너무 대중화시켰다는 비판이 있지만, 그렇다고 작품이 나태해졌다고 보진 않아요. 예술적 기대치를 낮춰서는 안 되지만 대중의 관심도 여전히 필요하거든요.”(길서영)

그나마 대중적 기반이 있다고 해도 이달 중순 공연 준비기금 1,000만원을 크라우드펀딩으로 마련하려던 시도는 실패로 끝났다. 또한 모자라는 수입은 단원들이 개인 교습 등으로 벌어 충당한다. 1월 취임 후 개인 교습을 줄여 수입이 반토막이 됐다는 김 대표가 “아직 갈 길이 멀다”고 말하는 이유다.

“몇 년 간 LDP 출신 안무가들의 작품을 올리면서 단원도 관객도 스펙터클하고 파워풀한 춤에 익숙해졌어요. 15주년 공연에는 다른 춤을 선보여야죠. 공연 주제가 ‘리익스플로어 엘디피(RE-Explore LDP)’에요. 기존의 LDP스타일을 해체하고 흩트려 새로운 무대를 보여드릴 겁니다.”(김동규)

이윤주기자 misslee@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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