남북 마라톤 협상

北 잠수함 70% 기지서 발진시키자

도발 억제 위해 한때 초강수 고려

한때 강대강 대결 우려 낳기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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북한 침투전력 전진배치와 한미 전력자산 투입/2015-08-24(한국일보)

남북간 고위급접촉이 극적으로 타결되자 한미 양국은 B-52전략폭격기를 비롯한 미군의 전략자산을 한반도에 투입하려던 방침을 보류하기로 했다. 당초 북한이 가장 두려워하는 무기를 전면에 내세워 현재의 불안정한 상황을 제압하려 했지만 조만간 북한의 무력시위가 잦아들 것이라는 기대감 때문이다.

김정은이 벌벌 떠는 카드 한때 만지작

국방부는 24일 오전부터 강력한 대북 군사대비 태세를 강조했다. 김민석 국방부 대변인은 “한미 양국은 현재 한반도 위기상황을 지속적으로 주시하면서 미군 전략자산의 전개 시점을 탄력적으로 검토하고 있다”며 “북한이 도발할 경우 후회할 정도로 강력하고 가혹하게 제지해 도발을 억제할 것”이라고 밝혔다.

한미 양국이 검토한 전략자산은 괌의 앤더슨 기지에 배치된 B-52전략폭격기와 B-2스텔스폭격기, 요코스카 주일 미군기지에 있는 핵 잠수함 등이 꼽힌다. 한미 양국은 북한이 과거 7차례 준전시상태를 선포하며 긴장을 고조시키자 전략자산 투입으로 맞불을 놓으며 도발을 억제하고 군사적 우위를 점해왔다.

‘하늘을 나는 요새’로 불리는 B-52전략폭격기는 순항미사일과 최대 사거리 3,000㎞의 공대지 핵미사일을 탑재한다. 지난해 서해 직도 사격장에서 훈련을 한 사실이 알려진 것만으로도 북한이 국방위 명의로 비난성명을 내놓을 정도로 위력적인 무기다.

‘하늘의 저승사자’로 통하는 B-2스텔스폭격기는 핵폭탄 16발을 장착해 북한의 지하벙커와 핵 시설을 정밀 타격할 수 있다. 북한이 2013년 2월 3차 핵실험 이후에도 도발위협을 계속하자 3월 한미 키리졸브 연습에 맞춰 미 본토에서 1만여㎞를 날아오기도 했다. 이에 김정은 국방위원회 제1위원장이 심야에 군 지휘부를 모아놓고 긴급 작전회의를 열 정도로 북한은 촉각을 곤두세우고 있다.

이외에 미 7함대 소속 핵 잠수함과 항공모함, 현존하는 최강의 전투기로 꼽히는 F-22랩터 등도 한미 연합 군사훈련을 위해 한반도에 전개할 때마다 북한은 알레르기 반응을 보이며 극도의 초조함을 드러냈다. 군 관계자는 “미군의 전략무기는 주요 군사시설은 물론 최고 존엄인 김정은까지도 정밀 타격할 수 있는 무기”라며 “북한군의 손발을 묶어놓고 공포심을 극대화하는 효과가 있다”고 말했다.

전략자산 투입 강공에서 보류로 바꿔

당초 한미 양국은 미군의 전략자산 투입 여부가 거론되는 것 자체를 꺼려왔다. 남북 고위급이 대화를 시작한 만큼 좀더 지켜보자는 취지에서다. 하지만 북한이 21일 대화제의 이후 잠수함의 70%를 기지에서 발진시키는 등 사실상 전면전에 준하는 준비태세에 돌입하며 대남 압박을 강화하자 강경기조로 바뀌었다. 군의 다른 관계자는 “미군의 전략자산을 한반도에 실제 전개할지는 아직 결정되지 않았지만 투입 가능성을 내비치는 것만으로도 확성기 방송 못지 않은 대북 심리전 효과를 발휘할 것”이라고 말했다.

그러나 24일 밤 남북 고위급접촉이 합의에 이르자 이 같은 전략적 대응은 과하다는 분위기로 다시 상황이 바뀌었다. 국방부 관계자는 “아직 세부적인 검토가 필요하지만 북한이 과도하게 반응하는 기존의 ‘강대 강’ 구도는 더 이상 곤란하지 않겠느냐”고 말했다.

다만 북한이 올 10월 노동당 창건 70주년이라는 김정은 집권 이후 최대 이벤트를 앞두고 동창리 발사장에서 장거리로켓 발사를 준비하고 있어 도발 가능성은 남아있다. 풍계리 실험장에서는 4차 핵실험 가능성이 꾸준히 거론되는 상황이다. 특히 북한은 지난해 2월부터 9월까지 111발의 단거리 미사일을 동서해로 발사하며 무력시위를 벌인 바 있어 한반도의 군사적 긴장이 아직 소강상태에 접어들었다고 보기는 무리라는 지적도 많다.

정부 관계자는 “동창리나 풍계리에서 아직 구체적인 도발징후는 포착되지 않고 있다”면서도 “현재 북한이 진정 무엇을 두려워하는지 한미 양국이 적극적으로 논의해야 할 시점”이라고 말했다.

김광수기자 rollings@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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