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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전 0시 55분 남북 대표단 '감격의 악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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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전 0시 55분 남북 대표단 '감격의 악수'

입력
2015.08.24 17:0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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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5일 새벽 1시께 청와대엔 ‘낭보’가 도착했다. 22일부터 3박4일간 판문점에서 이어진 남북 마라톤 협상이 극적으로 타결돼 남북이 공동보도문(합의문)을 작성했다는 내용이었다. 이어 김관진 청와대 국가안보실장과 홍용표 통일부장관 등 남측 대표단을 청와대로 태우고 오기 위한 경찰 사이드카가 통일대교를 넘어갔다는 소식도 들어왔다.

민경욱 대변인은 1시 20분께 “남북 2+2 고위 당국자 접촉이 새벽 0시55분 종료돼 새벽 1시55분 김관진 안보실장이 춘추관에서 브리핑할 것”이라고 공식 발표해 협상 타결 사실을 알렸다. 3박 4일의 마라톤 협상을 마치고 돌아온 김 안보실장은 북한의 지뢰사고 유감 표명ㆍ25일 낮 12시부터 확성기 중단ㆍ준전시상태 해제 등을 골자로 한 공동보도문을 발표했다.

이에 앞서 박근혜 대통령은 24일 오전 청와대 수석비서관회의를 주재하면서 북한의 최근 목함지뢰ㆍ포결 도발과 관련 “매번 반복된 도발과 불안 상황을 되풀이하지 않으려면 북한의 확실한 사과와 재발방지가 필요하다”며 강경한 대북 원칙론을 확인해 북한을 직접 압박하고 협상 가이드라인을 제시했다. 박 대통령은 북한의 사과와 재발방지를 거듭 요구하면서 “그렇지 않으면 정부는 그에 상응하는 조치를 취하고 확성기 방송도 계속 유지할 것”이라고 단호한 입장을 밝혔다. 남북 2+2 고위급 접촉이 결렬될 가능성을 감수하고 북한의 사과 등을 받아내겠다는 뜻을 밝혀 북한의 양보를 이끌어내겠다는 전략이었다.

이어 박 대통령은 “이번 회담은 현 사태를 야기한 지뢰도발 등 북한의 도발행위에 대한 사과와 재발방지가 가장 중요한 사안”이라며 “국가의 안보와 국민의 안위가 걸린 문제이기 때문에 과거와 같이 북한이 도발 상황을 극대화하고 안보의 위협을 가해도 결코 물러설 일이 아니다”고 말했다. 북한의 ‘도발→ 남북 협상 → 보상’이라는 악순환을 끊고 가겠다는 의지를 분명히 한 것이다. 청와대 관계자는 “박 대통령은 ‘전쟁 중에도 대화는 필요하다’고 했지만, 무조건 대화하겠다는 뜻은 아니었다”며 “지속 가능한 남북 대화ㆍ협력을 위해선 북한의 책임 있는 조치가 필요하다는 의미”라고 말했다. 박 대통령은 남북 접촉이 시작된 22일부터 협상 진행 상황과 남북한 군 동향 등을 실시간으로 보고 받고 협상 고비마다 중요한 문제들을 직접 재가한 것으로 알려졌다. 대통령은 남북 협상의 사령탑인 청와대 국가안보실과 외교수석실 참모들은 사흘째 비상 대기하면서 수시로 회의를 열어 판문점 핫라인으로 들어오는 협상 상황을 분석하고 대응 방안을 논의한 뒤 지침을 판문점에 다시 보내고 주변국에 정보를 전달하는 작업을 반복했다.

최문선기자 moonsun@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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