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부가 연내 노동개혁 성과 도출을 위해 막판 강온 전략을 구사하며 노사정 대화 복원을 시도하고 있다. 노동계의 대화 복귀를 압박하는 동시에 노동계가 대화의 장으로 나올 수 있는 명분도 제시하고 나선 것이다. 노사정 대화 복원 가능성도 조금씩 높아지는 모양새다.

정부는 노사정 대화 복귀의 전제로 취업규칙 불이익 변경 기준 완화, 일반해고 지침 등 두 핵심 과제의 협상 제외를 요구하는 노동계에 맞서 선 복귀, 후 논의 입장을 고수해왔다. 하지만 한국노총의 노사정 복귀 논의가 한차례 무산되고 26일 재논의를 위한 중앙집행위원회 개최가 예정된 것을 계기로 변화가 생겼다. 두 과제를 노동계ㆍ경영계의 공동연구 과제로 분류, 협상 후순위 의제로 미루는 안을 마련한 것이다. 앞서 이기권 고용노동부 장관이 정부 독자적 노동개혁 추진 가능성을 언급한 것과는 사뭇 달라진 분위기다.

정부의 유연한 대응은 노사정 대화 복원을 위한 바람직하고도 불가피한 선택이다. 노사정이 노동시장의 구조개선을 위해 논의해야 할 과제가 산적한 상황에서 두 과제에 발목이 잡혀 대화의 장조차 마련하지 못한다면 노동개혁은 물 건너 갈 수밖에 없기 때문이다. 또한 노동계의 적극적인 참여와 동의 없는 노동개혁은 정당성을 갖기 어렵다. 따라서 정부가 노사정 대화 복원을 위해 노동계 요구를 수용하는 자세를 보인 것은 평가 받을 만한 일이다.

그러나 두 의제는 인화성이 강한 사안이다. 일단 논의 후순위 과제로 남겨 노사정 대화의 물꼬를 틀 수는 있겠지만 공식 협상 의제로 삼는 순간 다시 격렬한 대립은 불가피하다. 때문에 정부 복안대로 노사정이 공동연구를 한다면 모든 경우의 수와 가능성을 논의 테이블 위에 올린 뒤 대승적 차원에서 접근하는 열린 자세가 필요하다. 두 의제뿐만 아니라 비정규직 계약기간 연장, 근로시간 단축, 파견근로자 허용 업종 확대 등 나머지 사안을 논의하는 과정에서도 동일한 원칙이 적용돼야 한다. 특히 정부는 노동개혁의 연내 완수라는, 스스로 정한 시한에 쫓겨 대화의 원칙을 저버리는 우를 범해서는 안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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