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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가 찍은 세상, 폰을 장식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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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가 찍은 세상, 폰을 장식하다

입력
2015.08.17 05:0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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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마트폰 공장에서 넣어준 사진을 아직도 배경화면으로 쓰시나요? 포털 검색창에 ‘스마트폰 배경화면’을 입력하시나요?

내가 찍은 사진으로도 충분히 멋진 배경화면을 만들 수 있습니다.

배경화면으로 쓸 사진을 찍기 위해 가장 중요한 것은 '단순화' 입니다. 우리 눈은 복잡한 이미지를 피하려고 합니다. 단순하고 질서있는 이미지에 시선을 줍니다. 심리적으로 안정감을 주기 때문일텐데요. 복잡한 현상이나 사물을 간결하게 담아낸 사진이 주목받는 이유도 이 때문일 것입니다. 아무리 좋은 내용을 담고 있는 사진이라도 복잡하게 표현하면 시선을 끌기 어렵습니다.

단순화 과정에서 중요한 것은 '빼기'입니다. 이것저것 모두 담아내려는 욕심을 버려야 합니다. 시선을 분산시키는 요소를 빼야 좋은 사진을 얻을 수 있습니다. 필요한 요소만 남기고 나머지는 프레임에서 제외하는 것이 주제를 부각하는데 효과적입니다. 그래야 메시지 전달도 명확하게 할 수 있습니다.

단순화한 사진은 스마트폰 대기화면이나 바탕화면, 메신저 배경화면으로 사용하기에도 좋습니다. 피사체를 단순화해 촬영한 사진과 그 사진을 스마트폰 배경에 적용시켜 보겠습니다.

1. 파란 하늘 이용하기

파란 하늘은 단순한 사진찍기에 아주 유용합니다. 하늘을 향해 사진을 찍으면 시선을 분산시키는 장애물이 걸릴 가능성이 줄어듭니다.

고궁의 처마를 촬영했습니다. 프레임 안에는 하늘과 처마 뿐입니다. 다른 요소는 없습니다. 솜털 구름이 날리는 하늘에서 시선이 시작됩니다. 그리고 자연스럽게 처마로 항합니다. 아주 단순한 사진이지만 처마 일부와 하늘만으로도 맑은 날 고궁 풍경을 담아내기에 부족하지 않습니다. 이것저것 많이 담으려 했다면 찍을 수 없었을 것입니다.

이렇게 찍은 사진은 스마트폰 배경화면으로 사용하기에도 좋습니다. 시선을 분산시키는 장애물이 없기 때문입니다.

맑은 날 가로등을 찍었습니다. 가로등은 실루엣 형태로 남았습니다. 일상에서 흔히 마주치는 사물이지만 단순화시키면 다른 느낌을 줄 수 있습니다.

가로등이 배경화면의 포인트가 됐습니다.

공사장도 단순화 과정을 거치면 달라 보입니다.

공사장도 스마트폰 배경화면이 될 수 있습니다.

구름 위 하늘은 더할 나위 없습니다.

2. 그림자 이용하기

그림자는 형태와 색상이 단순하기 때문에 주제를 명료하게 표현하는데 좋습니다. 비현실적으로 길게 늘어지는 해질녘 그림자는 의외성을 부여해 사진의 가치를 높여 줍니다.

해질녘 그림자를 잡았습니다. 그림자가 지는 공간이 복잡하지 않으면 더 명료한 사진을 찍을 수 있습니다.

배경화면에 적용한 모습입니다.

2인용 자전거를 타고 가는 연인을 촬영했습니다. 까맣게 떨어진 그림자에서 시작된 시선이 자연스럽게 그림자를 만든 사물로 향하게 됩니다. 주제를 부각시킬 수 있는 효과적인 방법입니다.

배경화면에 적용한 모습입니다. 그림자가 길게 떨어지는 시간에는 빛이 강렬하지 않기 때문에 부드러운 색을 얻을 수 있어 배경화면으로 쓰기 좋은 사진을 얻을 수 있습니다.

3. 역광의 활용

역광을 잘 이용하면 주제를 단순화 시킬 수 있습니다.

해질녘 자전거 타는 사람들의 모습을 촬영했습니다. 노출을 조정해 사람들의 모습을 실루엣으로 처리했습니다. 빛을 안고 찍어야 하는 역광 상황에서는 억지로 색상을 살리기 보다 실루엣으로 색상 정보를 단순하게 표현하는 것이 주제 부각에 효과적입니다. 저 상황에서 사람들의 의상이나 자전거의 색깔을 살리려 했다면 이도 저도 아닌 어정쩡한 사진이 됐을 가능성이 높습니다.

역광을 이용한 실루엣 처리는 색상을 단순하게 만들기 때문에 색상 정보를 적게 기록합니다. 이를 배경화면에 활용하면 색상 정보가 많은 아이콘의 가독성을 높일 수 있습니다.

저 건물들은 갖가지 색깔을 갖고 있습니다. 본래 모습이라면 시선을 끌 수 없습니다. 복잡하고 질서도 없기 때문입니다. 사진에선 모두 까맣습니다. 단순해졌습니다.

배경화면에 적용한 모습입니다.

4. 패턴

피사체가 규칙적으로 반복되거나 질서 있게 배치돼 있다면 이것 또한 단순화하기 좋은 재료입니다.

둥근 벽돌을 쌓아 만든 벽을 촬영했습니다. 빛이 위쪽에서 강하게 들어오자 그림자가 생겼습니다. 그리고 그림자가 규칙적으로 검은 삼각형을 만들었습니다. 패턴은 그 자체가 질서있는 모습이기 때문에 전통적으로 사진에 좋은 재료로 활용되고 있습니다.

상점에 술병들이 진열돼 있습니다. 균일하게 반복되는 패턴은 없지만 질서가 있습니다. 프레임을 구성하는 요소들이 많은 정보를 갖고 있어 시선이 흩어질 우려가 있을 것 같습니다. 하지만 복잡함 속에 존재하는 규칙성이 사진에 질서를 만들었습니다. 각가의 구성요소보다 사진 전체를 보게 만드는 효과가 생겼습니다.

우리 눈은 정리된 이미지를 따라 갑니다. 간결한 사진, 질서가 담긴 사진이 눈길을 끄는 이유입니다. 이런 사진을 찍으려면 단순하게 담아야 합니다. 이것저것 다 담고나면 정작 뭘 담으려고 했는지 잊게 됩니다. 빼야 남는 것이 돋보입니다.

※ 기사 내의 사진은 '삼성 갤럭시S6와 S6 엣지'로 촬영한 실제 이미지 입니다.

김주영기자 will@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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