독립운동가 도산 안창호 선생의 발자국 동판이 광복 70주년을 앞두고 13일(현지시간) 미국 조지아주 애틀랜타시에 있는 마틴 루서 킹 목사 기념관에 공식으로 헌액됐다.
미국 민권단체 ‘트럼펫 어워즈’ 재단은 2012년 세계 민권 명예의 전당(International Civil Right Walk of Fame) 입회자로 안창호 선생을 선정하고 그 해 1월 흑인 인권 운동가인 킹 목사 역사 유적지에서 안 선생의 발자국을 바닥에 새기는 헌액식을 개최했다. 그러나 재단 측의 사정으로 실제 킹 목사 기념관에 안 선생의 족적 동판 설치가 지연되다가 3년 반이 흐른 이날에서야 비로소 일이 마무리됐다.
재미동포인 안창호 헌액 추진위원회의 이강공 위원장은 “킹 목사 기념관은 미국 연방 정부에서 관리하는 곳으로 이곳에 한국의 얼을 새겨 여한이 없다”고 연합뉴스에 밝혔다. 그는 “발자국 동판에 안 선생의 아호 도산은 한글로, 안창호라는 이름은 영어로 새겼다”며 “한국 사람들도 많이 구경오는 킹 센터에서 한글로 안 선생을 알릴 수 있어 감개무량하다”고 덧붙였다.
발자국 동판 헌액은 이 위원장과 흑인 인권 운동의 대모인 제노나 클레이턴(85)과의 인연에서 비롯됐다. 현지 흑인 사회와 돈독한 유대를 맺은 이 위원장은 동포들이 십시일반 모은 성금과 자신의 사재를 모아 헌액 사업의 열매를 맺었다. 이 위원장은 “안 선생의 족적 동판이 킹 센터뿐만 아니라 내년에 애틀랜타 중심가에 들어설 인권박물관에도 세워진다”고 소개했다.
인권박물관에는 킹 목사의 동지인 엔드루 영 전 유엔주재 미국대사 등 세계 인권운동사에 큰 발자취를 남긴 20인의 동판이 들어선다.
신지후기자 hoo@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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