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3일 단행된 광복70주년 특별사면으로 SK와 한화의 희비가 엇갈렸다.
이날 형집행 특별면제와 특별복권 조치까지 내려진 최태원 SK 회장은 2년7개월의 수감 생활을 끝내고 곧바로 경영 일선에 복귀할 수 있게 됐다. 반면 김승연 한화 회장은 특별사면에서 제외돼 계열사 등기 임원 자격으로 경영 현장에 복귀하는 것이 당분간 힘들어졌다.
SK는 최 회장의 사면으로 그동안 성장의 발목을 잡았던 경영 공백이 해소될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최 회장의 동생 최재원 부회장이 사면 대상에서 제외돼 아쉽지만 한때 유력하게 제기된 최 회장의 ‘복권 없는 사면’설이 현실화되지 않아 안도하는 분위기다.
SK는 그간 미뤄 온 대규모 투자와 해외사업, 인수ㆍ합병(M&A) 등을 재추진 할 것으로 보인다. 우선 SK하이닉스 등 반도체 사업에 대한 투자 확대가 거론된다. 사내외 우려에도 불구하고 최 회장이 하이닉스 인수를 추진했을 만큼 남다른 애착을 갖고 있어 당분간 그룹 역량이 SK하이닉스에 집중될 전망이다.
또 그동안 KT렌탈, ADT캡스, 호주 유나이티드 패트롤리엄(UP) 등 여러 기업과 M&A가 무산된 점이 최 회장의 공백 때문이라는 지적이 나왔던 만큼 굵직한 M&A 역시 빠르게 추진될 것으로 예상된다. 이밖에 동남아시아의 통신망 구축 사업, 벤처 창업을 지원하는 대전창조경제혁신센터도 최 회장이 공을 들일 대상으로 꼽힌다.
반면 한화는 침통한 분위기다. 지난해 김 회장이 집행유예로 풀려나며 삼성테크윈 등 삼성 계열사 4곳을 인수하고 이라크 개발 사업 추가 수주, 서울 시내면세점 사업권 획득 등 눈에 띄는 성과들이 있었으나 김 회장이 경영 일선에 나서지 못하면서 이 같은 분위기가 꺾이지 않을까 우려하고 있다. 한화는 김현중 전 그룹 부회장, 홍동옥 전 여천NCC 대표가 사면 대상에 포함됐지만 이들은 이미 경영 일선에서 물러난 상태여서 한화에서 누릴 ‘특사 효과’가 거의 없다는 평가다.
한준규기자 manbok@hankookilbo.com
임소형기자 precare@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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