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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격호, 신동빈 L투자사 대표이사 등재에 격노…신동주 “법적 조치 취할 것”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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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격호, 신동빈 L투자사 대표이사 등재에 격노…신동주 “법적 조치 취할 것”

입력
2015.08.08 04:4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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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표이사 변경싸고 절차 논란 예고

신격호 의사와 상관없이 진행

롯데측 "이사회서 결정… 문제 안돼"

신동주 돌연 日로 출국 행보 주목

신동주 전 일본 롯데홀딩스 부회장이 신동빈 한국롯데 회장의 일본 L투자회사 대표이사 등재와 관련, 신격호 롯데그룹 총괄회장이 격노했다고 주장했다.

신 전 부회장은 7일 일본으로 출국 직전, 서울 소공동 롯데호텔에서 한 방송사와 가진 인터뷰에서 이 같이 밝히고 “일본에서 신 회장을 상대로 법적 대응에 나서겠다”고 말했다.

이는 신 회장이 지난 달 31일부로 일련번호가 붙은 12개의 L투자회사 가운데 9곳은 신 총괄회장과 공동으로, 3곳은 단독으로 대표이사에 등기된 것을 두고 나온 반응이다. L투자회사는 한국 롯데그룹의 지주사 격인 호텔롯데 지분 72.65%를 갖고 있어 일본 광윤사와 더불어 롯데그룹 지배의 정점에 있는 곳이다.

신 회장의 L투자회사 대표이사 등재 소식이 전해진 직후, 롯데그룹 안팎에선 신 전 부회장과 한 배를 탄 신 총괄회장이 신 회장의 L투자회사 대표이사 등극을 쉽게 용인하진 않았을 것이란 분석이 많았다. 앞서 신 회장이 일본 롯데홀딩스 대표에서 신 총괄회장을 해임하고 명예회장으로 추대했던 사건과 비슷한 일이 재현된 셈이다.

이에 대해 한국롯데 측에선 신 회장의 L투자회사 대표 등재는 이사회 결정을 통해 적법한 절차에 따라 진행된 만큼, 전혀 문제될 게 없다는 입장이다. 한국롯데 관계자는 “L투자회사들의 대표이사 신규 선임은 어디까지나 이사회 의결사항”이라며 “자문을 거친 법률 전문가의 이사회 입회 아래 실시해 문제없다”고 설명했다. 신 총괄회장의 동의가 굳이 필요 없다는 주장이다. 법적 절차 또한 문제될 게 없다는 판단이다. 국내 법률 전문가들은 “일본 상법상 대표이사 선임은 이사회의 고유 권한”이라며 “기존 대표이사의 동의를 구할 필요는 없다”고 전했다.

한국롯데 측에선 오히려 이번 L투자회사 대표이사 등재를 신 회장의 지지 기반 강화로 주장하고 있다. 합법적 절차로 이뤄진 만큼 신 전 부회장 측에서도 이렇다 할 반격을 할 수 없을 것이란 생각이다. 특히 12개의 L투자회사 가운데 9곳은 신 총괄회장과 공동 대표인 만큼 부친을 밀어낸 것이 아니라는 설명이다. 한국롯데 관계자는 “그동안 신 전 부회장은 신 총괄회장의 뜻을 앞세워 여러 주장을 폈지만 합법적 수순을 밟은 것은 아니다”라며 “L투자회사 대표 등재는 이사회라는 적법 기구를 거친 정당한 경영 행위인 만큼 누구도 반박할 수 없는 일”이라고 설명했다.

신동빈 롯데그룹 회장이 한국 롯데그룹 지배 구조의 핵심으로 지목된 일본 소재 L투자회사 12개 전체의 대표이사가 됐다. 연합뉴스가 6∼7일 도쿄에서 L투자회사의 법인등기부등본을 발급받아 확인한 결과 신동빈 회장은 L투자회사 12곳(1∼12) 모두에 올해 6월 30일 대표이사로 취임했고 지난달 31일 자로 이런 사실이 등기됐다. 사진은 12개 L투자회사의 등기부등본. 연합뉴스
신동빈 롯데그룹 회장이 한국 롯데그룹 지배 구조의 핵심으로 지목된 일본 소재 L투자회사 12개 전체의 대표이사가 됐다. 연합뉴스가 6∼7일 도쿄에서 L투자회사의 법인등기부등본을 발급받아 확인한 결과 신동빈 회장은 L투자회사 12곳(1∼12) 모두에 올해 6월 30일 대표이사로 취임했고 지난달 31일 자로 이런 사실이 등기됐다. 사진은 12개 L투자회사의 등기부등본. 연합뉴스

하지만 신 회장이 신 총괄회장의 동의 없이 L투자회사 대표이사에 기습적으로 등재한 것이 사실로 드러나면서 신 총괄회장과 신 회장은 더욱 더 멀어질 수 밖에 없을 전망이다. 재계 관계자는 “신 총괄회장이 롯데홀딩스 대표 해임 등 두 번씩 자신의 의사와 상관없이 중요한 경영 상황이 결정됐다고 판단했기 때문에 관계 개선이 쉽지 않을 것”이라고 내다봤다.

신동주 전 일본롯데 부회장이 7일 오후 서울 김포공항을 통해 일본으로 출국하고 있다. 연합뉴스
신동주 전 일본롯데 부회장이 7일 오후 서울 김포공항을 통해 일본으로 출국하고 있다. 연합뉴스

한편 신 전 부회장은 7일 오후 7시 10분쯤 김포공항에 도착한 뒤 8시쯤 일본 하네다 공항으로 떠나는 비행기에 탑승했다. 신 전 부회장은 지난달 29일 한국으로 들어와 9일 동안 신 총괄회장의 숙소와 같은 서울 소공동 롯데호텔에서 머문 것으로 알려졌다. 이 기간 신 전 부회장은 방송사와 직접 인터뷰를 통해 신 총괄회장의 지시서와 음성, 동영상 등을 잇따라 공개하며 “신 회장의 롯데홀딩스 대표 취임 등 그룹 승계가 부당하다”는 메시지를 전달하는데 주력했다.

신 전 부회장이 일본으로 돌아가 법적 대응에 나서겠다고 공언한 만큼, 롯데그룹의 경영권 분쟁은 장기전 양상에 돌입할 것으로 보인다. 재계 관계자는 “롯데 계열사 사장들과 노조들까지 신 회장을 지지해 신 전 부회장에게 우군이 많지 않다”며 “신 전 부회장의 이번 일본행은 신 회장의 L투자회사 대표 등재 건 등 지난 6일 벌어진 사태와 관련해 대대적인 반격을 위한 준비로 보인다”고 전망했다. 허재경기자 ricky@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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