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 대통령 대국민 담화] 노동개혁

공공기관도 3%만 임금피크제 도입, 청년 일자리 확대로 연결될지 미지수

"세대 갈등 부추기는 부작용 우려도" 고용유연화 등에 勞 반발 진통 클 듯

김대환 노사정위원장은 복귀 선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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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근혜 대통령의 대국민담화가 발표된 6일 서울 여의도 산업은행 본점 앞에서 천막농성 중인 한국노총 조합원들이 스마트폰으로 중계방송을 보며 대책을 숙의하고 있다. 연합뉴스

박근혜 대통령이 6일 대국민담화에서 밝힌 노동개혁의 목표는 청년 고용문제의 해소다. 임금피크제 도입, 연공서열형 임금체계의 성과ㆍ직무형 개편 등으로 기업의 인건비 부담을 줄여 청년 일자리를 확대하겠다는 것이다. 그러나 임금피크제 도입, 임금체계의 변경, 고용유연화 등 박 대통령이 강조한 개혁 방식에 대한 이해 당사자들의 입장차가 커 진통이 예상된다.

임금피크제, 공공기관 도입률도 3.4% 불과

박 대통령은 이날 “내년부터 60세 정년제가 시행되면 향후 5년간 기업이 115조원의 추가 인건비를 부담해야 한다”며 청년 일자리 창출을 위해서는 임금피크제의 도입이 필요하다고 역설했다. 그러나 정부가 모범으로 삼으려던 공공기관에서조차 임금피크제 도입은 부진, 민간부문으로의 확산은 쉽지 않을 것이라는 전망이다. 연내 임금피크제를 도입하겠다던 공공기관 316곳 중 현재 임금피크제 시행하기로 한 기관은 11곳(3.4%)에 그치는 실정이다. 양대 노총의 공공부문 노조도 다음달 11일 총파업을 예고하는 등 노동계의 반발도 심상치 않다. 조성혜 동국대 법학과 교수는“임금피크제를 강제적으로 밀어붙이려 해서는 안된다”며 “지난 4월 노사정 대타협 당시 합의에 따라 임금피크제의 도입은 노사의 자율로 결정하는 것이 바람직하다”고 말했다.

임금피크제 청년일자리 확대로 이어질지도 미지수

임금피크제 도입이 청년 일자리의 확대로 이어질지도 미지수다. 기업의 고용규모 결정은 전체 임금의 증감보다는 경기에 더 영향을 받기 때문이다. 임금피크제 도입으로 절감한 인건비를 신규 채용에 쓰라고 정부가 민간기업에 강제하기는 어렵다.

권순원 숙명여대 경영학과 교수는 “기존 근로자의 급여를 삭감해 청년 고용을 늘리는 방식은 지속가능하지 않다”며 “오히려 중고령 세대와 청년 세대의 갈등을 부추기는 등 부작용이 우려된다”고 말했다. 지난 6월 국회입법조사처가 내놓은 ‘임금피크제의 쟁점과 입법ㆍ정책적 시사점’보고서에도 정년 연장으로 퇴직자가 줄고 고용기간이 늘면 인건비 총액이 증가해 청년 채용 확대에 오히려 부정적인 영향을 미칠 수 있다고 분석하기도 했다.

민감 문제 후순위로 미루는 등 절충안도 해법

임금피크제 도입, 연공서열형 임금체계 개편, 해고기준 완화 등의 개혁과제들은 하나 하나 폭발력을 가진 사안으로, 노사 양측의 합의를 이끌어 내야 한다. 박 대통령이 이날 담화에서 “중단된 노사정 논의를 조속히 재개해달라”고 강조한 이유다. 박 대통령은 이날 지난 4월 노사정 합의 결렬로 사직서까지 썼던 김대환 노사정 위원장을 설득해 복귀시키기까지 했다.

이 같은 정부의 전방위적 노력에도 불구하고 당장 대화가 재개될 가능성은 높아 보이지 않는다. 한국노총은 이날 공식 성명을 내고 “노사 간의 문제는 노사자치가 원칙”이라며 “지금처럼 정부가 개입하는 한 노사 간 협력은 불가능하다”고 말했다. 대화 참여의 전제로 취업규칙 불이익 변경기준 완화, 일반해고 지침 마련을 의제에서 뺄 것을 요구하고 있는 한국노총과, 근로조건ㆍ근로계약 변경의 유연화에 대한 논의가 반드시 필요하다는 한국경영자총협회의 입장차가 현격한 것도 문제다.

전문가들은 취업기준 변경기준 완화, 일반해고 지침 마련 등 민감한 문제를 논의 후순위로 미루는 절충안을 제시하고 있다. 권순원 교수는 “노사정이 선임한 전문가그룹이 도출한 연구결과를 갖고 향후 취업규칙 불이익 변경기준 완화ㆍ일반해고 지침 마련 여부를 논의하는 것도 한 방법이 될 것”이라고 말했다.

변태섭기자 libertas@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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