롯데 '동주 쿠데타' 실패… 신격호 퇴진

신 총괄회장 67년 만에 2선으로

신동빈, 롯데 단독 경영체제 가속

롯데그룹 2세 후계구도에서 밀려난 신동주 전 일본롯데 부회장이 창업주이자 아버지인 신격호 총괄회장을 앞세워 '쿠데타'를 시도했으나 뜻을 이루지 못한 것으로 알려졌다. 사진은 28일 오후 서울 중구 롯데그룹 본사. 연합뉴스

롯데 창업주인 신격호(94) 롯데그룹 총괄회장이 일본 롯데그룹의 경영 일선에서 강제로 물러났다. 장남인 신동주(61) 전 일본 롯데홀딩스 부회장이 아버지를 등에 업고 쿠데타를 벌였으나 하루 만에 실패하면서 오히려 동생인 신동빈(60) 한ㆍ일 롯데그룹 회장의 자리만 굳혀주게 됐다.

28일 롯데와 일본 니혼게이자이신문 등에 따르면 일본 롯데홀딩스는 이날 오전 긴급 이사회를 열어 신격호 대표이사 회장을 전격 해임하고 명예회장으로 추대했다. 대신 신동빈 회장이 일본 롯데홀딩스를 경영한다. 신 총괄회장의 한국 롯데 내 지위는 그대로 유지된다.

재계에서는 이번 변화가 신동주 전 부회장이 쿠데타를 시도했으나 실패하면서 신동빈 회장에게 힘이 실린 것으로 보고 있다. 이번 사태는 신 전 부회장의 주도로 신 총괄회장이 전날인 27일에 딸 신영자 롯데쇼핑 사장 등 친지 5명과 함께 전세기 편으로 일본에 건너가며 시작됐다.

?신 총괄회장은 27일 오후 일본 롯데홀딩스를 찾아가 신동빈 한국 롯데 회장 등 일본 롯데홀딩스 이사 6명을 전격 해임했다. 그러나 신동빈 회장 등 일본 롯데홀딩스 이사 6명은 28일 오전 긴급 이사회를 열어 신 총괄회장의 결정이 이사회를 거치지 않은 부당 결정이라고 규정하고 거꾸로 신 총괄회장을 해임했다.

?신동주 전 부회장이 고령의 아버지를 동원해 동생인 신동빈 회장을 밀어내려 했으나 신동빈 회장의 적극 반격으로 하루 만에 뒤집힌 것이다. 재계 관계자는 “영원한 롯데 총수인 신격호 총괄회장의 퇴진 과정이 다소 불명예스럽지만 그의 업적은 높이 평가 받을 만하다” 고 말했다.

장학만 선임기자 trendnow@hankookilbo.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