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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늘의 눈] SBS ‘세 모자 성폭행 사건의 진실’은 대국민 사기극?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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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늘의 눈] SBS ‘세 모자 성폭행 사건의 진실’은 대국민 사기극?

입력
2015.07.26 20:1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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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BS '그것이 알고 싶다'의 한 장면.
SBS '그것이 알고 싶다'의 한 장면.

25일 방송된 SBS ‘그것이 알고 싶다’가 충격적인 내용으로 파장이 일고 있다.

제목부터 자극적인 ‘세 모자 성폭행 사건의 진실- 누가 그들을 폭로자로 만드나?’편은 목사인 시아버지와 남편으로부터 성폭행을 당했다고 주장하는 이모씨와 10대 청소년 두 아들의 이야기다. 결론부터 말하면 제작진은 세 모자의 주장에 의혹을 제기하며 이 이야기를 다시 원점으로 돌려놓았다.

지난해 10월 이씨는 아들 둘과 함께 이러한 이야기를 폭로하는 기자회견을 열었다. 이어 지난달에는 이씨가 한 포털사이트 게시판을 통해 ‘저는 더러운 여자이지만 엄마입니다’라는 제목으로 글을 올려 파장이 일기도 했다. 이씨가 올린 글의 내용은 믿을 수 없을 정도로 충격적이다.

그 내용을 보면, “저의 아들들은 친 아빠한테 어렸을 때부터(5~6살) 저와 같이 집에서 윤락을 강요 받으며 살았습니다”, “저이 친정과 남편은 저와 결혼하기 전부터 성관계 한 멤버들이었습니다”, “멤버란 같이 약물을 먹고 그룹으로 성관계를 하고 또 그것으로 다른 사람을 유인해서 흥분제나 수면제를 먹여 돈을 버는 수단으로 삼고, 또 부인과 자식을 집에서 윤락을 시키는 것입니다”, “남편은 저와 저의 아들들에게 10여 년 동안 집이나 다른 장소로 데려가 돈을 받고 윤락을 시켰으며 모든 돈 관리는 남편이 했습니다” 등이다.

도저히 입에도 담을 수 없는 이 글은 100만 건의 조회수를 넘기며 온라인상에서 급속도로 퍼져나갔다.

제작진은 지난해 세 모자가 기자회견을 가질 때부터 이들을 비롯해 남편 허씨 등 주변인들을 만나 심층 취재했다. 특히 세 모자가 제기한 성폭행을 비롯한 교회 내 집단 혼음과 성매매, 성관계 동영상 여부 등을 다각도로 취재했다.

그러나 제작진은 오히려 이들의 주장이 거짓일 가능성을 제기했다. 이 사건을 담당한 서울지방경찰청 성폭력수사대가 남편 허씨의 근거지를 압수수색 했지만 환각제나 성관계 동영상은 발견되지 않았다.

제작진은 이어 취재 과정에서의 이상한 점도 공개했다. 제작진이 잠시 자리를 비운 사이 카메라가 켜진 지 몰랐던 두 아들은 “거짓말이라고 생각하면 어쩌지?”, “넌 아주 설득력 있었어” 등의 대화를 주고 받았다. 그러다 카메라가 켜진 것을 발견하고는 깜짝 놀라는 등의 행동이 고스란히 전파를 탔다.

또 이들은 한 시골 마을이 성폭행 가해자들이 사는 ‘섹스촌’이라고 말하며, 한 남성에게 다가가 “우리하고 XX하지 않았느냐”고 주장했다. 그러나 이 남성은 이들을 알지 못한다고 말해 이들의 주장이 석연치 않음을 드러냈다.

이날 방송에서 전문가들은 세 모자의 주장에 대해 “거짓일 가능성이 높다”고 입을 모았다. 표창원 범죄과학연구소장은 “이들이 주장하는 대로 지속적으로 다수의 사람에 의해 약을 복용하고 집단 간에 혼음, 이런 것들이 이루어졌을 가능성은 없다”고 단언했고, 박지선 숙명여대 사회심리학과 교수도 “아이들이 진술하는 그 어떤 내용에도 집단 성매매에 대한 구체적인 내용이 나온 게 없다”며 강한 의혹을 내비쳤다.

방송이 나간 직후 온라인 및 사회관계망서비스(SNS)에서는 이씨와 두 아들에 대해 ‘대국민 사기극’이라는 반응으로 들끓었다. “한 사이트에 올린 글은 사기였나? 배신감이 든다”(gd****), “엄마라는 사람이 두 아이들에게 저럴 수 있나”(bmk****), “전 국민을 상대로 허위사기극 한 이 여자는 반드시 엄벌해야…”(rem****), “아이들의 정신상태가 가장 위급해 보인다”(dre***) 등의 글이 이어졌다.

한편 ‘그것이 알고 싶다’는 남편 허씨와 주변인들이 세 모자 곁에 이모할머니라 불리는 무속인이 있다는 사실을 공개했다. 제작진은 다음달 1일 방송에서 세 모자와 관련된 진실을 한 번 더 방송할 예정이다.

강은영기자 kiss@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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