휴가철입니다. 사람들은 즐거운 마음으로 바다에 갑니다. 물론 슬픈 일이 생긴 사람들도 바다에 가곤 합니다. 바다만큼 슬픔을 잊기 좋은 장소는 없으니까요. 그런데 남은 전생애로 바다를 견뎌야 하는 사람들이 있습니다. 바다에서 사랑하는 이를 잃은 이들이죠. 그들을 떠올리며 시인은 중얼거립니다. 이번 생은 혼자 밥 먹고 혼자 울고 혼자 죽는 사람으로 살다가 죽어야겠다고요. 내 아이는 내 곁에 있지만, 내 엄마는 고향집에 계시지만, 내 배우자는 곁에서 곤히 자고 있지만, 그렇지 않는 이들의 슬픔을 위해 그렇게 살겠다고요.

시인의 결심을 들으니 두려워집니다. 세상이 아프니 나도 아프다고 말한 유마힐처럼 살겠다는 거창한 결심은 안 해봤거든요. 그러다 문득 슬퍼집니다. 시인은 혼자 밥 먹고 혼자 우는 삶을 이미 살아본 것 같아요. 거창해서가 아니라 지독하게 살아봐서 그 슬픔을 너무 잘 아는 것이죠.

이 순정한 마음을 그대로 따라 할 수는 없으나 바다에 가면 자기 생의 기쁨과 슬픔은 잠시 내려두고 염원해볼게요. 아직도 누군가의 아이, 누군가의 엄마, 누군가의 남편이었던 9명의 세월호 희생자들이 바다에서 돌아오지 못했습니다. 그들이 어서 돌아올 수 있기를. 그들이 잠시라도 혼자 우는 사람이 아니기를.

진은영 시인ㆍ한국상담대학원대학 교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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