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정원 해킹 의혹

참여연대 등 통비법 위반 혐의로

이병호ㆍ원세훈 등 포함 6명

檢, 고발장 접수 후 수사 나설 듯

국가정보원 해킹 의혹과 관련해 시민사회단체들이 원세훈 전 국정원장을 포함해 전ㆍ현직 국정원장 4명 등 총 6명을 통신비밀보호법 위반 혐의 등으로 서울중앙지검에 고발하기로 했다. 검찰은 고발장이 접수되면 사건을 배당한 뒤, 본격 수사에 나설 것으로 예상된다. 검찰은 언론을 통해 보도 되고 있는 관련 의혹들을 면밀히 검토해 온 것으로 알려졌다. 앞서 강신명 경찰청장은 지난 14일 “(국가기관의) 해킹 프로그램 사용은 명백한 실정법 위반”이라고 말해, 국정원 해킹의 불법성을 간접 인정한 바 있다.

21일 법조계에 따르면 참여연대, 민주사회를 위한 변호사모임 등은 국정원 해킹 의혹에 관련된 인사들을 피고발인으로 하는 고발장 초안을 완성, 단체 내 회람을 시작했다. 피고발인에는 원세훈, 남재준, 이병기 전 국정원장과 이병호 현 국정원장이 포함됐다. 이와 함께 국정원 해킹팀과 계약을 맺고 2012년 2월부터 올해 1월까지 6차례에 걸쳐 이탈리아 업체 해킹팀의 RCS(리모트 컨트롤 시스템) 프로그램과 RCS 유지보수 서비스를 국정원에 중개한 것으로 알려진 허모 나나테크 대표, 국정원이 운영하는 악성프로그램(스파이웨어)을 자신의 블로그를 통해 유포한 것으로 알려진 김모(국정원 직원이나 협력자 추정)씨도 고발된다.

고발장에는 “피고발인들이 해킹을 통해 민간인을 사찰한 혐의(통신비밀보호법 위반)를 수사해 위법 행위가 발견되면 형사처벌 해달라”, “스파이웨어 유포 행위 자체가 정보통신망법 위반”이라는 내용 등이 담길 것으로 전해졌다.

시민단체들은 고발인을 단체 명의로 하기 보다는 의혹이 사실일 경우 실제 피해자로 간주되는 일반 국민들의 참여를 받아 공동 명의의 국민고발 형식으로 추진하는 방안을 논의하고 있다. 시민단체들은 고발 형식과 고발장 내용 등에 대한 최종 점검이 마무리되는 28일 이후 서울중앙지검에 접수할 예정이다. 다만, 국민고발 형식이 될 경우, 고발 시기가 다소 늦어질 수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검찰 관계자는 “고발장이 접수되면 내용을 면밀하게 검토한 뒤 어느 부서에 배당하는 게 적절한지 결정하게 될 것”이라며 “형사처벌과 국회 차원의 진상규명은 별개의 문제”라고 말했다. 이는 검찰에 고발장이 접수될 경우 수사 착수를 피할 방법이 없다는 의미이다. 해킹 사건이란 점에서 서울중앙지검 3차장 산하 첨단범죄수사부, 국가정보원 사건이라는 점에서 2차장 산하 공안부 중에 배당될 가능성이 높다.

김청환기자 chk@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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