읽는 재미의 발견

새로워진 한국일보로그인/회원가입

  • 관심과 취향에 맞게 내맘대로 메인 뉴스 설정
  • 구독한 콘텐츠는 마이페이지에서 한번에 모아보기
  • 속보, 단독은 물론 관심기사와 활동내역까지 알림
자세히보기 닫기
野 "자료 삭제는 상급자 권한… 실무자가 멋대로 지울 수 있나"

알림

野 "자료 삭제는 상급자 권한… 실무자가 멋대로 지울 수 있나"

입력
2015.07.21 19:40
0 0

국정원 해명에 조목조목 비판

北 붉은별 리눅스 프로그램 사용

온라인 해킹 애당초 불가능

작년 초부터 伊 해킹팀과 이메일

남재준 전 원장도 인지 의혹까지

국정원 해킹 의혹 사건과 관련해 자살한 국정원 직원 임모씨의 발인식이 21일 경기 용인시 평화의 숲에서 진행되고 있다. 뉴시스
국정원 해킹 의혹 사건과 관련해 자살한 국정원 직원 임모씨의 발인식이 21일 경기 용인시 평화의 숲에서 진행되고 있다. 뉴시스

국가정보원이 해킹 의혹을 처리하는 사후 관리에서도 우왕좌왕하고 있다. 국내 사찰 의혹이 불거지자 북한의 특수한 정보통신(IT) 사정도 감안하지 않은 채 ‘대북 공작용’이라 둘러대던 국정원은 핵심 관계자인 임모 과장이 자살하자 더 허둥댔다. 특히 임씨는 감찰을 받는 과정에서 비밀기록을 삭제한 것으로 알려져 국정원의 허술한 내부 정보 관리가 도마에 올랐다. 새정치민주연합 등 야권에서는 해킹 문제를 이병호 원장에 앞서 남재준 전 원장도 인지했다는 의혹까지 제기하고 나서 사태의 향방이 주목된다.

감찰받는 직원이 버젓이 파일 삭제?

국정원 설명에 따르면 사태 발생 이후 임씨는 서둘러 파일 삭제에 나섰다. 이에 대해 야당 등에서는 “감찰을 받고 있던 직원이 파일 삭제에 나설 정도로 국정원 자료 관리가 부실한 것이냐”고 비판했다. 때문에 야당 등에서는 파일 삭제가 조직적으로 이뤄졌을 개연성도 배제하지 않고 있다. 안철수 새정치연합 국민정보지키기위원장은 21일 기자회견에서 “정보기관에서 실무자는 운용만 하고 파일 삭제는 상급자가 (권한을) 가져야 한다”고 강조했다. 야당 관계자는 “만약 국정원이 상황을 모면하기 위해 꾸며낸 일이 아니라면 국정원의 정보 관리나 대응이 얼마나 허술한지를 여실히 보여주는 사례”라고 꼬집었다.

해킹 사태 초기 국정원은 국내 사찰용 의혹을 적극 부인하며 대북 공작용이라고 해명했다. 하지만 전문가들에 따르면 북한은 ‘붉은별 리눅스’ 프로그램을 쓰기 때문에 온라인 해킹은 애당초 불가능하다. 강동원 새정치연합 의원은 이날 “리눅스를 해킹하려면 스파이웨어를 온라인이 아닌 오프라인, 즉 USB로 설치해야 가능하다”고 반박했다.

야당에서는 국정원의 어설픈 해명이 도리어 국내 사찰 의혹을 부추긴다고 주장했다. 특히 이탈리아 해킹팀의 이메일 1,000여건을 분석한 결과 국정원으로부터 북한의 스마트폰이나 운영 체계의 감청을 위한 성능 요건은 단 1건도 없었던 반면 삼성전자 갤럭시S6의 감청 기능을 추가해 달라는 요청이 있었다.

야당은 또 국정원이 지난해 3월 이탈리아 해킹팀에 해킹을 의뢰한 갤럭시S3를 고위 공직자 1,000여 명에게 ‘안전한’ 스마트폰이라며 지급하는 과정에 주도적 역할을 한 것을 석연치 않게 보고 있다. 이 보안폰에는 음성통화와 문자메시지를 암호화 해 전송하는 기능과 보안폰을 분실했을 때 데이터를 삭제하거나 초기화하는 원격 통제기능이 함께 들어있다. 야당 관계자는 “보안폰을 설계한 국정원의 계획에 따라 도ㆍ감청 기능이 탑재됐을 가능성도 있다”고 의혹을 제기했다.

남재준 전 원장은 해킹팀을 몰랐나?

국정원과 이탈리아 해킹팀 사이의 이메일은 2014년부터 오간 것으로 미뤄 볼 때 이병호 원장뿐 아니라 이병기ㆍ남재준 전 원장도 국정원 해킹팀의 존재를 파악했을 것이라는 의혹도 일고 있다. 신경민 새정치연합 의원은 이날 원내대책회의에서 “지난해 초부터 국정원 수뇌부가 이탈리아 해킹팀의 존재를 알고 있었다”며 이 원장과 남 전 원장의 커넥션 의혹을 제기했다.

신 의원에 따르면 지난해 3월 24일 해킹팀의 이메일을 보면 해킹팀이 사이버보안 연구기관 ‘시티즌랩’으로부터 고발당한 뒤 국정원의 ‘시니어 매니지먼트’가 국정원의 노출 가능성을 심각하게 묻는 내용이 있는데, 이 시니어 매니지먼트가 국정원 수뇌부, 특히 국정원장을 뜻한다는 것이다. 신 의원은 “당시는 남재준 원장 시절이며 이병호 국정원장도 당연히 취임 초 이와 관련한 인수인계가 있었을 것이라는 추측이 가능하다”고 말했다.

아울러 이달 초 해킹 의혹이 보도된 이후에서야 해킹팀 관련 내용을 알았다는 이 원장의 국회 정보위원회 증언도 의문투성이라는 게 야당 측 주장이다.

박상준기자 buttonpr@hankookilbo.com

기사 URL이 복사되었습니다.

세상을 보는 균형, 한국일보Copyright ⓒ Hankookilbo 신문 구독신청

LIVE ISSUE

댓글0

0 / 250
중복 선택 불가 안내

이미 공감 표현을 선택하신
기사입니다. 변경을 원하시면 취소
후 다시 선택해주세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