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자의 눈

오는 21일 인성교육진흥법 시행령이 공포돼 시행된다. 이에 따라 국가는 인성교육진흥위원회를 구성해 매 5년마다 종합계획을 수립하고 예산을 지원한다. 각 교육청은 매년 인성교육 시행계획을 수립하고, 교사들은 연 4시간 이상 인성교육 관련 연수를 받아야 한다.

법에 시행령까지 마련됐지만 여전히 인성교육이 뭔지 도무지 감을 잡을 수 없다. 그래서 ‘인성교육을 의무로 규정한 세계 최초의 법’이라는 인성교육진흥법을 살펴봤다. 올해 1월 국회를 통과한 이 법은 인성교육에 대해 ‘내면을 바르고 건전하게 가꾸고 타인ㆍ공동체ㆍ자연과 더불어 살아가는 데 필요한 인간다운 성품과 역량을 기르는 교육’으로 정의했다. 인성교육의 목표로 ‘예, 효, 정직, 책임, 존중, 배려, 소통, 협동 등의 마음가짐이나 사람됨’을 꼽았다. 좋은 말들의 성찬이다.

그러나 법과 시행령 모두, 핵심 내용인 ‘교원과 학생들에게 인성을 어떻게 교육하느냐’가 빠져있다. 도대체 인성교육의 향방을 가늠하기 어려워 교육부 담당자에게 물었더니 돌아온 답은 이랬다. “무에서 유를 창조하는 일인 것 같습니다.”

각박해진 사회에서 인성교육이 성공하기를 바라는 마음은 간절하다. 그러나 걱정된다. 방향도 정해지지 않은 인성교육에 벌써부터 사교육 시장이 들썩이고 있다. 인성교육진흥법 제정 이후 인성교육 관련 민간 자격증이 80%나 급증해 현재 총 250여종에 달한다. 인성교육 프로그램 인증권을 보수 교원단체와 보수 성향의 인물들이 주축이 된 특정단체가 장악할 것이라는 뒷말도 나오고 있다. 또한 예절, 효도, 책임 등에 어떤 이들이 자신 있게 “내가 전문가”라고 할 수 있을지, 그런 부분의 전문가를 양성할 수 있을지도 의문이다.

교육부는 오는 11월 발표할 인성교육종합계획에 인성교육의 방향을 담겠다는 방침이다. 실체는커녕 방향조차 모호한 인성교육에 대한 우려가 기자만의 기우에 그치길 바라는 마음이 간절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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