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눈(SNS)사람 인터뷰] (16) 맛 칼럼니스트 황교익

‘눈(SNS)사람’은 디지털 스토리텔링 형식의 인터뷰 콘텐츠입니다. 페이스북ㆍ트위터ㆍ유튜브 등 사회관계망서비스(SNS)에서 인기 있는 ‘소셜 스타’의 다양한 면모를 소개합니다.

‘맛을 아는 눈’을 선각자 자린고비는 일찍이 깨달았던 모양이다. 천장에 매단 굴비로 빈 식구(食口)를 달래려 했으니. 꼭 먹어야 허기가 채워지고, 반드시 닿아야 미각이 반응할까. 바야흐로 ‘스펙터클(볼거리)의 시대’다. ‘먹방’(먹는 방송)과 ‘쿡방’(요리하는 방송)에 붙잡힌 대중은 화면 안 미식(美食)의 관능에 흥건해진 침으로 입속 거친 음식을 삼킨다.

하지만 온갖 사연들은 악식(惡食)에 스미는 법이다. 세간의 흔하고 당연한 현상이 독식(獨食)이란 점에서다. 자고로 입은 평등한 적이 없었다. 호식(好食)을 나눌 정도로 인간의 욕망이 너그럽진 않다. 추저분한 지배층의 탐식(貪食) 습벽은 이들에 의해 오랜 기간 허접스런 먹을 거리에 순치됐을 백성의 입맛이 지탱했는지 모른다. 그렇게 구미엔 계급이 생겼다.

그러면, 너나없이 식탐에 빠진 지금 한국은 맛의 민주공화국인가. 맛커녕 안전조차 확보되지 않는 곳이 이 나라라고 요즘 부쩍 성가가 높아진 ‘맛 칼럼니스트’ 황교익(53)은 단언한다. 지배 권력의 기획으로 허구 위에 구축됐을, 상식이란 미명의 통설에 대한 그의 비판은 신랄하다. 그러나 맛엔 위계가 엄연하며 그걸 해체할 순 없단 게 이 전문가의 신념이다.

이성 신봉자인 저 모더니스트의 직함에 쓰인 ‘맛’은 그래서, 마취되기 쉬운 입과 현혹되기 쉬운 눈으로 지각하는 그 맛이 아니다. 추상적 인식을 거쳐 얻는 앎, 즉 음식의 의미다. 스펙터클에 필적할 만한 그의 무기는 내러티브(이야기)다. 자극적이지 않지만 이야기는 독자(나 청자)를 깊이 흡인한다. 현재 이력이 시작되는 1990년대 중반부터 그는 날을 벼렸다.

16일 서울 양화로에 있는 사단법인 ‘끼니’에서 그를 만났다. 끼니는 기울어진 음식 문화를 바로잡기 위해 전문가들이 모여 만든 단체다. 황교익 ‘음식 정치’의 거점이기도 하다.

“천일염은 잘못됐어요. 이명박 정부의 큰 오판 중 하나죠. 4대강 사업과 거의 유사해요.” 16일 서울 양화로 사단법인 ‘끼니’ 사무실에서 한국일보와 만난 맛 칼럼니스트 황교익의 눈빛은 형형했고 직설은 신랄했다. 지난 정부가 추진한 천일염 사업 활성화 정책의 졸속성을 비판하는 데 긴 시간을 할애했다. “끝까지 물고 늘어져 바로잡겠다”며 근성을 보였다. 김주영 기자 will@hankookilbo.com

‘맛칼’ 나는 황 선생

Q TV와 라디오, 팟캐스트 가리잖고 방송에서 종횡무진 활약 중이다. 최근 해외 갔었다면서.

A 6월 첫째 주 일주일 정도 대만에 다녀왔다. 천일염이 먹을 수 있는 소금이 아니란 걸 확인하기 위해서였다. 추석쯤 SBS가 방영하는 특집 다큐멘터리를 통해 방문 결과가 공개된다.

마침 에어컨이 고장 난 끼니 사무실은 더웠다. 하지만 이따금 바람이 불어 들어왔다. 땀이 말랐고 소금기가 몸에 남았다. 햇볕ㆍ바람으로 바닷물을 증발시켜 만든 소금이 천일염이다. 이야기는 길게 이어졌다. 요컨대 일제 강점기 때 대만에서 도입됐다 세균 서식 등 위생 상 문제로 도태되던 천일염이 이명박 정부 들어 부활한 건 무지한 권력의 오판 결과란 거였다.

Q 정부가 근거 없이 정책을 추진하진 않았을 것 아닌가. 전문가들도 가만있지 않았을 테고.

A 한국 천일염도 세계 명품이 될 수 있다면서 MB(이명박) 정부가 거론했던 게 프랑스 게랑드 소금이다. 하지만 둘은 비교 대상이 아니다. 게랑드는 천년 이상 천일염을 생산한 지역이다. 문화 상품이란 얘기다. 제조 방법도 다르다. 우리처럼 비닐장판 깔아놓고 바닥을 긁지 않는다. 서해가 깨끗하기나 한가. 국내 대표적 천일염 생산지가 전남 신안인데 내 생각엔 경상도 정부가 면밀한 조사 없이 무식한 몇몇의 말만 듣고 시혜성 결정을 내린 것 같다. 하지만 더 나쁜 건 불이익이 두려워 침묵하거나 정권에 영합하는 학자들이다. 책임 묻겠다.

Q 식품으론 장난치지 않을 거란 신뢰를 국가가 저버린 셈인데. 비단 천일염뿐 아닐 성싶다.

A 마블링을 기준으로 국가가 소고기 등급을 매기는 것도 부적절한 일이다. 일단 맛있다 맛없다는 사회 구성원들이 합의할 일이지 국가가 정할 수 있는 게 아니다. 또 단기간에 살을 찌워야 마블링이 생기는데 그러려면 반드시 (풀 대신) 곡물 사료를 먹여야 한다. 사료업자나 미국 곡물상과의 (유착) 고리가 있는 거다. 소비자가 나서 시장을 움직여야 바로잡힌다.

Q ‘맛 칼럼니스트’란 직함을 처음 갖게 된 이가 황교익이다. 음식 평론가와 뭐가 다른가.

A 내가 하려는 게 음식을 통해 인간을 이해하고 사회 현상에 의미를 부여하는 일이지 음식 자체를 이야기하는 일은 아니다. 인간과 사회로 들어가는 통로 구실을 음식이 하는 셈이다. 직함은 농민신문 기자로 일하며 뉴스메이커(현 주간경향)에 음식 관련 이야기를 연재할 당시 경향신문 기자가 붙여줬다. 한글ㆍ영어가 결합된 형태라 마뜩잖지만 대안이 없다(웃음).

Q 요즘 방송매체를 보고 있으면 음식과 요리에 점령됐단 생각이 든다. 가히 미식 열풍이다.

A 먹방ㆍ쿡방 유행 배경은 불행한 사회다. 다른 데서 행복을 느끼지 못하니까 음식을 먹고 요리하는 사람의 표정을 보며 쾌락을 공유하는 거다. 대리 만족인 셈이다. 세월호 참사 이후 우리가 받아 온 스트레스는 어마어마하다. 쾌락을 끌어와야 하는데 먹는 것 만한 게 없다. 하지만 현실에선 사먹거나 해먹을 형편이 안 된다. 해서 찾는 게 먹방ㆍ쿡방, 즉 음식 포르노다. 뛰어난 모방 본능으로 인간은 음식이 아니라 먹는 사람에게서 쾌락을 얻는 거다.

Q 기자 출신 칼럼니스트로 말하자면 ‘음식 저널리즘’을 개척했다. 계기나 동기가 있었나.

A 다른 사람이 안 하니까 한 거다. 기자란 직업이 전공 없이 대충 아는 체하는 거다. 늙어선 별 재미없을 거란 생각이 들었다. 그래서 전문적 글쟁이가 되자, 결심했다. 그런 뒤 뭘 쓰지 하다 들여다본 게 음식이다. 식당 품평하는 이는 몇 있어도 음식의 의미를 파악해 쓰는 이는 없었다. 애초 글쓰기는 내 신념을 확장하는 일이라 여겼다. 뉴 저널리즘 영향이다.

황교익의 음식 평가 기준은 분명하고 객관적이다. 좋은 식재료를 썼는지 여부와 얼마나 그 재료의 장단점을 제대로 파악하고 거기에 맞춰 요리했는지다. 주관적이고 상대적인 미각을 평론가가 잣대로 삼아선 안 된단 게 그의 생각이다. 그래야 식견을 인정받을 수 있단 거다. 김주영 기자 will@hankookilbo.com

악식가의 미식 일기

Q 블로그 이름이 ‘악식가의 미식 일기’다. 악식가가 뭔가. 미식가를 비튼 듯하기도 하고.

A 맛있다 맛없다를 절대적으로 분별하는 미각은 존재하지 않는다. 소위 미식가들이 거짓말을 하고 있단 얘기다. 그들을 비꼬고 싶었다. 미식ㆍ악식은 통한다. 맛없는 음식을 알아야 맛있는 음식도 알 수 있는 거다. 모든 음식에 열린 자세가 필요한 이유다. 썩은 고기도 기꺼이 먹어보고 피 비린내나 생선 비린내도 맡아봐야 한다. 미식은 부르주아 취미가 아니다.

Q 여느 미식가들이 맛있는 음식이라 할 때 적용하는 잣대완 다른 평가 기준을 갖고 있겠다.

A 개인적 기호가 맛의 판별 기준은 아니다. 내 입엔 맛없어도 맛있는 음식일 수 있는 거다. 객관화가 필요하다. 내가 정의하는 요리란 식재료의 장점을 극대화하고 단점을 극소화하는 행위다. 음식 품평 때 우선 어떤 식재료를 선택했는지 본단 얘기다. 다음으론 식재료의 장단점을 파악해 거기 맞춰 요리했는지를 살핀다. 왜 그렇게 요리했는지에 대한 설명이 논리적이면 높은 점수를 준다. 내 입에 맛있는지는 평가의 20~30%다. 이게 전문 평론가가 가져야 할 자세고 대중은 전문가 식견을 인정해야 한다. 네 입이나 내 입이나 똑같다고 말하는 건 집단지성이란 이상야릇한 말로 사회를 저급하게 만드는 태도다. 특히 대중이 인터넷 공간에서 보이는 행태는 지식을 죽음으로 몰고 가는 짓이다. 그런데도 대중에 영합하는 지식인이 많다. 대중들의 기호를 의식, 기분만 맞춰주는 작자들 말이다. 불신을 자초한 꼴이다.

Q 칼럼엔 주로 어떤 내용을 담나.

A 대중이 잘못 알고 있는 게 적잖다. 음식 관련 상식과 고정관념에 타격을 가하는 글을 주로 쓴다. 상식의 오류나 이면이 핵심 소재다. 나아가 내 글을 읽은 이가 음식뿐 아니라 다른 사물ㆍ현상도 뒤집어보는 태도를 갖도록 영향을 미치고 싶단 게 글쟁이로서의 욕망이다.

Q 자기가 알고 있는 걸 부정 당했을 때 사람들은 불쾌해하기 십상이다.

A 비빔밥이 전통과 무관하고 떡볶이는 본래 탕이라 알려주면 네가 뭘 아냔 반응이다(웃음).

Q 음식 문화를 즐긴단 표현이 흔히 쓰인다.

A 맛있는 음식을 먹는 건 문화가 아니라 그냥 음식을 즐기는 거다. 음식 자체를 문화로 봐야 하는데 내가 먹는 음식을 통해 내 정체성을 확인할 수 있어서다. 일상 음식을 언제부터 왜 먹게 됐는지, 왜 내가 이 음식을 맛있다 여기는지 의문을 품고 추적하는 게 문화연구다.

Q 대표적인 음식 관련 오해나 고정관념을 몇 가지 소개해 달라.

A 꼭지가 매달린 수박을 찾는 소비자가 아직도 있다. 그건 생산자를 신뢰하지 못하겠단 신호다. 하지만 그런 수박은 맛없다. 꼭지 부분이 수분과 향을 뺏는다. 꼭지를 떼고 그 옆에 수확 날짜를 스티커로 붙이면 될 일이다. 활어회 집착도 멍청한 짓이다. 생선은 죽이고 난 뒤 24시간은 숙성해야 감칠맛이 난다. 활어는 쫀득쫀득한 게 아니라 질긴 거다. 활어 수송을 위해 바닷물 실어 나르는 비용만 빼도 횟값이 대폭 싸진다. 환경 오염 걱정도 줄어들고.

Q 신선한 음식에 대한 애착 때문인가.

A 그보다 내가 먹는 것에 대한 불신 탓이다. 남이 먹다 남긴 걸 잘라 주는 것 아닌가 하는. 노량진 수산시장에서 흔히 볼 수 있는 풍경이 단적이다. 잡아 달란 뒤 서서 지켜보지 않나. 천박한 거다. 대놓고 얘기해 바꿔야 한다. 여럿이 나눠먹을 수 있단 게 선어회(숙성회) 장점이다. 활어회의 경우 한 종류 생선밖에 못 먹는다. 다양성이 있어야 맛있는 음식인 거다.

요즘 한창 인기 몰이 중인 요리 연구가 백종원씨의 레시피에 대한 황교익의 평가는 박하다. “먹을 만한 음식이지 맛있는 음식은 아니에요. 무엇보다 좋은 재료를 안 쓰기 때문이죠.” 김주영 기자 will@hankookilbo.com

미각 스캔들

Q 쿡방이 인기를 끌면서 대거 방송에 등장한 함량 미달 자칭 셰프들이 빈축을 사기도 한다.

A 요즘은 주방장이 아니어도 요리사면 다 셰프다. 스타 셰프는 그냥 아이돌 스타처럼 소비하면 된단 생각이다. 아이돌 보면 노래와 춤, 개그, 외모 등 각자 담당이 있지 않나. 문제는 잘못된 포장이다. 잘생기고 입담 좋은 요리사인데 기술이 좋은 것처럼 포장되니 시청자 기대와 어긋나는 거다. 주방에 오래 있어야 스킬은 는다. 식재료 잘 아는 요리사는 드물다.

Q 한국 음식 지형을 움직이는 대표적인 권력자로 이영돈, 백종원씨가 꼽힌다. 어떻게 보나.

A 이영돈씨는 왜곡 보도 일삼는 언론인이다. 음식 갖고 어떤 장난을 치는지 전문가에겐 다 보인다. 다른 소재들도 음식처럼 다루리란 건 합리적 의심이다. 언론인으로 안 본다. 백종원씨는 전형적 외식 사업가다. 그가 보여주는 음식은 모두 외식업소 레시피를 따른 것이다. 먹을 만한 음식 만드는 건 쉽다. 백종원 식당 음식은 다 그 정도다. 맛있는 음식은 아니다.

Q 먹을 만한 음식을 만드는 게 쉽다고?

A 적당한 단맛과 적당한 짠맛, 이 두 개의 밸런스만 맞으면 인간은 맛있다고 착각한다. 먹을 만한 거다. 싸구려 식재료로 맛낼 수 있는 방법을 외식업체들은 다 안다. 그 정도 수준의 음식을 백종원씨가 신나게 보여주고 있는 건데, 그게 통하는 건 젊은 세대가 요리를 못 배웠기 때문이다. 단순하단 점이 먹혔다. ‘만능 양념장’ 같은 건 인터넷 뒤지면 다 있다.

Q 황교익이 추천한 음식점은 맛없단 불평도 상당하다.

A 맛없다고 스스로 말한다. ‘수요미식회’(tvN 토크 쇼)에서 소개한 제주도 ‘돌 하루방 식당’도 그렇다. 전갱이가 맛있는 생선인데 제주에서만 국을 끓여 먹는다. 좋은 조리법이 아니지만 화산토 탓에 논농사가 안 되니 불가피했다. 잡곡을 구운 생선과 함께 넘길 순 없다. 그렇게 요리할 수밖에 없었던 제주 사람의 마음을 읽어야 한다. 맛없으니 가보란 거다.

Q 유명 역사 드라마 ‘대장금’이 허구란 주장도 했다.

A 한국 역사 드라마는 철저한 판타지다. 조선 왕은 유교란 종교 집단의 제사장이고 유교는 남자의 종교다. 유교 제사장 음식을 어떻게 여자가 갖다 바치나. 궁중 요리사인 숙수는 다 남자였다. 음식도 현실과 괴리돼 있다. 한국 음식 문화를 제대로 알리는 데 악영향이 컸다.

Q 논쟁을 즐기는 호전적 성격인가.

A 맞는 생각이라면 상대방이 아파하든 말든 정확하게 찔러 말해야 한다. 그게 인문학 전통이다. 소크라테스가 그랬다. 대중이 모르면 계속 직설하는 게 지식인 역할이다. 물론 불편하다. 그 전통이 이상야릇하게 변했다. 위로는 종교 몫이고 인문학 본령은 날 선 비판이다.

황교익은 계몽주의자다. 너무 국민을 낮잡아 보는 것 아니냔 의혹 제기엔 손사래를 치지만 대중의 무지와 무분별은 그가 자주 지적하는 대상이다. “한국인이 갖고 있는 잘못된 천박성이 있어요. 천박성에 대해선 그냥 대놓고 이야기를 해야 되는 거죠. 그래야 바뀌거든요.” 김주영 기자 will@hankookilbo.com

문제는 정치야

Q 음식이 정치와도 무관하지 않은 것 같다.

A 음식과 정치는 밀접하다. 정치는 재화를 나누는 행위다. 우리한테 주어지는 음식이 최종 결정되는 것도 정치 영역에서다. 지금 한국에선 집값, 사교육비, 노후 비용 등 써야 할 돈이 너무 많다. 먹는 데 쓸 돈이 없다. 세금이 제대로 배분되지 않아서다. 미각도 퇴화했다. 엄마가 일곱 살까진 아이 보육을 맡아 음식 교육 할 수 있는 복지 여건을 만들어줘야 한다.

황교익이 소통에 주로 사용하는 인터넷 사회관계망서비스(SNS)는 페이스북이다. 팔로어 수가 1만명을 넘는다. 정치 현안이나 관심 주제에 대한 짤막한 평이 게시물의 주종을 이룬다.

Q 대통령의 ‘유체이탈 화법’을 지적하는 등 페이스북을 통한 정치 관련 언급이 빈번하다.

A 대통령뿐 아니라 정치인은 다 비판 대상이다. 국민 한 사람으로서 기분 나쁘다. 그럴 때 쓰는 게 SNS다. 그보다 음식에 대해 취하는 태도들이 덜 노골적이지만 외려 더 정치적이다.

Q 감정도 많이 드러낸다.

A 공자도 걸핏하면 들어 엎기 일쑤였고 예수도 성질이 고약했다. 감정을 숨기면 외려 사회가 경직되고 소통도 제대로 이뤄지지 않는다. 지식인도 똑같은 인간이다. 한국 대중들 사이엔 이상야릇한 권위주의가 통용된다. 오바마는 괜찮은데 노무현은 안 되는 게 어디 있나.

Q 국민성을 비하하는 듯한 발언도 간혹 보인다.

A 국민성 비하가 아니라 한국인이 갖고 있는 잘못되고 왜곡된 것, 천박함에 대한 지적이다.

“왜곡된 음식 문화를 바로잡으려면 제가 헤게모니를 가져야 하잖겠어요?” 권력과 맞서면서 스스로 권력화했단 생각은 들잖느냔 질문에 황교익은 파안대소 하면서 이렇게 반문했다. 말하자면 ‘음식 정치’가 그의 향후 행보를 알려주는 열쇳말인데 ‘끼니’가 그 거점이다. 김주영 기자 will@hankookilbo.com

끼니를 부탁해

Q 자신이 권력화했단 생각은 안 해봤나.

A 권력보다 영향력이나 헤게모니(주도권)를 지향한다. 헤게모니 장악은 글쟁이의 기본적인 욕망이다. 소설 많이 팔아 대중적 지지 확보하려는 소설가와 다를 바 없다. 지금은 언더다. 음식 문화를 바로잡으려면 헤게모니가 필요하다. 계속 방송도 적극적으로 이용할 계획이다.

Q 앞으로 어떤 활동들을 할 셈인가.

A 학자가 할 일과 저널리스트가 할 일이 따로 있다. 깊이 추구는 무모하단 생각이다. 그것보단 각도를 조금씩 달리하며 대중이 쉽게 이해할 수 있는 글을 쓰는 게 더 적절하다 싶다. 어떤 음식을 먹어야 우리가 행복할 수 있는지에 대해 글은 물론 영상물로도 이야기할 거다.

Q 대표를 맡고 있는 사단법인 끼니에 대해 소개해 달라.

A 먹을 거리 생산과 가공, 유통, 소비 등 각 분야의 전문가와 언론인, 인문학 연구자 들이 양심에 따라 대중에게 의견을 내놓는 마당이다. 한국인의 끼니가 그 실체를 선명하게 드러낼 수 있도록 왜곡된 정보와 조작된 전통을 고발하는 일에 역량을 집중한다. 궁극적으로는 한국 노동자들이 행복해질 수 있는 끼니를 어떻게 확보할 수 있는지 그 방법을 모색하겠다.

Q 이른바 ‘음식 정치’를 하려는 황교익의 조직 확대 방편이 끼니인 것처럼 보인다.

A ‘맛 칼럼니스트 기초 과정’이란 걸 운영 중이다. ‘맛으로 세상 읽기, 맛있는 칼럼 쓰기’가 부제다. 이번이 7기째인데 7월 6일까지 신청을 받는다. 음식 인문학 강좌다. 100여명 대상으로 두 달 동안 9번 강의가 이뤄진다. 이들이 함께 발언하면 훨씬 힘이 세질 거다.

“‘맛 칼럼니스트’란 직함이 흡족하지 않지만 달리 대안도 없네요. 하나 만들어줘 봐요.” 김주영 기자 will@hankookilbo.com

만든 사람들

기획 및 글

권경성 기자 ficciones@hankookilbo.com

김지현 기자 hyun1620@hankookilbo.com

사진

김주영 기자 will@hankookilbo.com

디자인

백종호 jongho@hankookilbo.com

프로그래밍

김태식 ddasik99@hankookilbo.com

속기 및 보조

최주호 인턴기자(서강대 정치외교학과 3)

김연수 인턴기자(한양대 미디어커뮤니케이션학과 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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